기획시리즈

SNS으로 보는 세상
[SNS로 보는 세상] 김태희 다이어트 비결 ‘초당옥수수’ 이미지 [SNS로 보는 세상] 김태희 다이어트 비결 ‘초당옥수수’ 사진=hahahoney_c 인스타그램 Q.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보이는 이 옥수수의 정체가 뭐야? A. 이건 그냥 옥수수가 아니라 초당옥수수야. 영어론 Super Sweet Corn이라고 하는데, 초당(超糖)이란 이름처럼 단옥수수보다 당도가 2배 정도 높은 옥수수지. 16브릭스(Brix) 이상의 당도를 자랑해. 고당도 수박이 12브릭스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달콤한지 짐작 가능하지? 작년에 배우 김태희가 다이어트하며 초당옥수수를 즐겨 먹었다는 소문이 퍼져 핫했는데, 그 인기가 식을 줄 몰라. 달고 맛있는 데다 열량이 낮기까지 하니까! 아이들에게 줄 건강한 간식으로도 좋고, 출출해지는 밤에 야식으로 먹어도 그만이야. 일반 옥수수처럼 삶아서 먹어도 되지만, 3분 정도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그냥 생으로 먹어도 아삭아삭한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지. 그 달달한 맛을 보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여기저기서 올린 인증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어. 누리꾼들은 “작년에 많이 못 먹어 아쉬웠는데 올해는 꼭 쟁여놔야지” “드디어 초당의 계절이 왔다!”는 반응이야. 아직 안 먹어봤다고? 그럼 지금이 제철이니 꼭 먹어봐. 역시 맛있는 농산물에 대한 관심은 1년 내내 끊일 줄 모른다니까. ◇사진출처=hahahoney_c 인스타그램 김민지 기자 vivid@nongmin.com 2020-06-01 00:00
트렌드 따라잡기
라테는 말이야, 흑임자가 인기란 말이야…‘할매입맛’ 유행 이미지 라테는 말이야, 흑임자가 인기란 말이야…‘할매입맛’ 유행 인스타그램에서 공유된 각양각색 ‘할매입맛’ 식품의 사진과 후기. [트렌드 따라잡기…] 할매입맛 청년층 ‘먹거리 뉴트로’ 열광 귀리·콩 등 활용 디저트 주목 SNS서 “이거 먹었어” 자랑 건강 이슈로 열기 이어질 듯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식품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예상밖의 인기를 끌고 있다. 쑥향이 그득한 라테부터 인삼을 토핑한 빙수, 인절미로 만든 과자에 이르기까지 중장년층이나 즐길 법한 식품의 매력에 빠진 젊은 소비자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식품업체들이 흑임자·귀리·콩 등 곡류를 활용한 디저트와 음료를 앞다퉈 선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장인 최유석씨(29·경기 안성)는 ‘흑임자라테’에 푹 빠진 경우다. 최씨는 “커피에 흑임자가 섞인 크림을 올려놓은 흑임자라테는 고소하고 슴슴한 맛이 매력”이라며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젊은 소비자들은 이런 제품들의 사진과 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데 적극적이다. 덕분에 ‘할매입맛’이란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 인스타그램에선 ‘할매입맛’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만 1만4000개를 웃돈다. 제품 소비에 그치지 않고 직접 할매입맛에 어울리는 음식 레시피를 소개하는 게시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 열풍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중장년 세대가 선호하던 식재료였지만, 뉴트로 열풍을 계기로 젊은 세대가 ‘낯설고 색다른 식재료’로 소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마라의 매운맛과 흑당의 단맛이 시들해지면서 반대로 슴슴한 맛이 주목을 받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할매입맛 식품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극적이지 않아 쉽게 질리지 않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최근 소비 트렌드에도 맞아 떨어져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들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할매입맛 식품의 인기가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현진·박소망 기자 hope@nongmin.com 2020-06-01 00:00
콕콕 세상
[콕콕 세상] 팜벨트 미국 중서부 농업지대…중국과 무역갈등 최대 피해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무역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 ‘국가보안법’ 등을 둘러싼 양국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신냉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문제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이 생긴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피해지역이 미국 중서부의 농업지대인 ‘팜벨트’다. 팜벨트는 콩·옥수수 같은 곡물은 물론 돼지고기·닭고기의 최대 생산지로 꼽힌다. 그만큼 농축산물 수출 의존도도 높다. 팜벨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이기도 하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팜벨트 지역 유권자의 75%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이런 이유로 팜벨트는 미·중 갈등이 생길 때마다 중국의 표적이 되곤 한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에 보복관세를 매기거나 수입을 막는 식이다. 중국은 2018년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했을 때도 미국산 콩 수입을 중단했다. 미국산 농축산물의 최대 교역국 중 한곳인 중국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면 미국농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농축산물 수출길이 막히면서 팜벨트 지역에서 파산을 신청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20억달러, 2019년 16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농가에 투입했다. 무역분쟁으로 양국간 상황이 악화하자 올 1월 미·중은 교역량 확대와 관세 완화를 골자로 한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그러나 중국이 5월28일 미국이 반대하던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무역합의가 이행될지 미지수다. 하지혜 기자 2020-06-01 00:00
NBS 하이라이트
[NBS 하이라이트] 고향 영광에 귀농한 이운환씨 “바쁘다 바빠” 이미지 [NBS 하이라이트] 고향 영광에 귀농한 이운환씨 “바쁘다 바빠” 고향 영광에 귀농한 이운환씨 이장직까지 맡아 “바쁘다 바빠”  ‘리얼귀농스토리 나는 농부다’ -3·4일 오전 10시 올해로 귀농 6년차이자 새내기 이장인 이운환씨(52). 귀농 전 24년간 네온사인 광고판을 설치했던 이씨는 위에서 종양을 발견한 후 고향인 전남 영광으로 귀농했다. 가족과 함께 새싹삼을 재배하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그가 올해초부터는 이장을 맡게 됐다. 농사지으랴 동네 어르신들의 긴급재난지원금 서류 작성해드리랴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는 새내기 이장이지만 새내기 귀농인에게는 하늘 같은 선배다. 귀한 지식을 후배농가에 아낌없이 전수하고 귀농인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어서다. 오늘도 부지런히 뛰는 이씨의 바쁜 일상이 공개된다. 나주 목사내아 숙박체험 ‘눈길’ 지역 대표 특산품 멜론도 꿀맛 ‘자전거기행 발길 머무는 곳’ -4일 오전 10시30분 배우 김정균의 자전거가 달려간 곳은 전남 나주다. 호남의 행정중심지였던 나주에는 목사내아, 즉 도지사가 살았던 관사가 있다. 현재 숙박시설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에서 하룻밤 자면 시험 운이 좋아진다고 알려져 묵어가는 고시생이 많다고 한다. 나주엔 또 밀양 박씨 남파종가의 고택이 잘 보존돼 있다. 박씨 일가가 약 200년간 대를 이어 살고 있으며, 100년이 넘은 생활물품도 곳곳에 남아 있다. 나주의 달콤한 맛도 즐긴다. 배가 워낙 유명한 지역이지만, 고품질의 멜론도 그에 못지않은 시원한 과즙을 뽐낸다. 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2020-06-01 00:00
한눈에 보는 시세
[한눈에 보는 시세] 감자, 시세 급락…반등 쉽지 않을 듯 이미지 [한눈에 보는 시세] 감자, 시세 급락…반등 쉽지 않을 듯 노지봄감자 본격 출하로 시세 급락…반등 쉽지 않을 듯 감자값이 급격한 내림세 뒤 보합세로 돌아섰다. 5월 중순 <수미> 감자 20㎏ 상품 한상자당 4만원을 웃돌던 시세가 21일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타더니 최근 2만원 초중반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5월29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수미> 감자 20㎏ 평균 경락값은 한상자당 2만4496원을 기록했다. 현 시세는 지난해 이맘때와 엇비슷하고, 평년 3만2000원선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감자값 내림세는 노지봄감자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출하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지봄감자는 재배면적 감소로 인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들 전망이지만, 수확시기가 빠른 <추백> 비중이 예년보다 높아 현 시점의 출하량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이대형 중앙청과 경매사는 “<추백> 출하량이 도매시장의 예상을 웃돌면서 감자 시세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올해 노지봄감자의 껍질 갈라짐 현상이 유난히 눈에 띄는 것도 시세 하락의 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시세는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추백> 출하가 마무리되는 이달 6일까지는 <수미> 20㎏ 상품 한상자당 2만원 초중반대가 유력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부용 동화청과 경매사는 “<추백>과 달리 <수미>는 장기간 저장이 가능해 출하량이 자연스레 조절될 것”이라면서도 “외식업계의 소비부진 여파로 시세가 큰 폭으로 반등하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2020-06-01 00:00
귀농·귀어·귀촌 1번지 전남을 가다
귀농·귀어·귀촌 1번지 전남을 가다 (상)찾아가는 귀농산어촌 정책  이미지 귀농·귀어·귀촌 1번지 전남을 가다 (상)찾아가는 귀농산어촌 정책 전남 귀농산어촌종합지원서울센터의 현장 체험교육 ‘떠나요 전남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귀농·귀어·귀촌 희망자들이 27일 함평의 백향과농장을 방문해 ‘백향과 청 만들기’를 하고 있다. [농민신문·전남 귀농산어촌종합지원 서울센터 공동기획] 귀농·귀어·귀촌 1번지 전남을 가다 (상)찾아가는 귀농산어촌 정책 서울에 지원센터 두고 이론·체험교육 진행 홈페이지·SNS·콜센터 통해 정보 상세 공개·홍보에 힘써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등 차별화한 프로그램도 눈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 시기와 맞물려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전남으로 향하는 도시민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에 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농민신문>은 전남 귀농산어촌종합지원서울센터(센터장 최민규)와 함께 ‘귀농·귀어·귀촌 1번지 전남을 가다’ 기획기사를 3회에 걸쳐 싣는다. 센터가 하는 일과 우수 사례를 소개하고, 전남을 귀농·귀어·귀촌 1번지로 만든 숨은 주역도 만나본다. ◆과감한 지원과 체계적인 투자=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공동 발표한 ‘2018년 귀농·귀어·귀촌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해 동안 3만910가구, 4만761명이 전남으로 귀농·귀어·귀촌했다. 2018년에는 전국적으로 귀농·귀어·귀촌 가구와 인구수가 전년 대비 6444가구, 2만6561명 감소했지만 전남은 오히려 귀농 101가구, 귀어 37가구, 귀촌 389가구 증가했다. 더 고무적인 일은 이들 가운데 30대 이하가 전체의 40% 가까이 차지한 점이다. 청년들이 친환경농업의 메카이기도 한 전남의 농업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성과에는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한몫했다. 전남도는 2016년부터 ‘전라남도 귀농산어촌종합지원센터’를 운영, 귀농·귀어·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업 강화를 위해 2019년에는 서울 양재동에 귀농산어촌종합지원서울센터를 열었다. 또 체계적 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해 광역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농협중앙회와 함께 ‘민관 상생협력 모델’도 구축했다. 3년전 고흥으로 귀농한 조은선씨(45)는 “우수한 자연환경과 선배 귀농인들의 추천 등을 고려해 전남을 선택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센터가 진행한 다양한 이론·체험 교육이 안정적 정착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첫 단추 제대로 끼우도록 안내=전남도가 도시민을 유치하기 위해 내건 모토는 ‘찾아가는 귀농산어촌정책’이다. 이 정책의 중심에는 ‘귀농산어촌종합지원서울센터’가 있다. 서울 양재동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사무실을 개설한 서울센터는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철저히 수요자 중심으로 교육시스템을 운영한다. 홍보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홈페이지(jnfarm.jeonnam.go.kr)를 비롯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콜센터 등을 운영하며 전남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최민규 센터장은 “역귀농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면서 “센터는 귀농·귀어·귀촌에 관심 있는 수도권 도시민을 제대로 이끄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별화한 교육프로그램=전남의 역사·문화·전통을 일러주는 ‘어서 와 전남은 처음이지’, 도내 21개 시·군의 지원정책을 소개하는 ‘남도 21개 이야기’, 일정 기간 전남에서 직접 살아보게 하는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는 예비 귀농·귀어·귀촌인의 눈높이에 맞춘 서울센터와 전남도만의 차별화한 교육프로그램이다. 특히 전남을 귀농·귀어·귀촌 1번지로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도시민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주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주자는 취지에서 마을주민의 집과 비닐하우스 등을 빌려줘 길게는 60일 동안 미리 살아보도록 하는 제도다. 현장 체험교육인 ‘떠나요 전남으로’는 3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론·실습·체험을 모두 결합한 3개월 과정의 장기교육인 ‘남도학당’도 개설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한 현장 실습교육도 진행한다. 귀농상담 ☎1577-1425, 귀산상담 ☎061-236-7592, 귀어상담 ☎061-432-0207. 류호천 기자 fortune@nongmin.com 2020-05-29 00:00
함께하는 100년 농협
“농업의 공익적 기능, 헌법에 반영되도록 농정활동 속도” 이미지 “농업의 공익적 기능, 헌법에 반영되도록 농정활동 속도” 농협중앙회가 2017년 11월1일부터 시작한 ‘농업가치 헌법 반영 1000만인 서명운동’은 한달 만에 1000만명을 돌파하며 ‘최단 시일 최다 인원 서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사진=농민신문DB 함께하는 100년 농협 달성을 위한 과제는 (2)농촌 활력화 기반 마련 도시민 농업가치 즐길 수 있게 농촌관광·도농교류 활성화 깨끗한 마을가꾸기도 힘써 고향세 도입 대국민 홍보 강화 답례품 시스템 선제적 연구 많은 농촌지역이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수년 내에 적지 않은 곳이 소멸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재정상태는 물론 의료나 문화 서비스도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농협이 ‘농촌 활력화’를 혁신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이유다. 농협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헌법에 반영되면 농업·농촌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커지고, 아울러 이러한 공익적 가치를 보고 즐기기 위한 농촌관광 등도 활성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가 도입되면 지방 재정이 확충되면서 농촌을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 등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 농업가치 헌법 반영과 고향세 도입을 농촌 활력화를 위한 주요 기반으로 삼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농업가치 헌법 반영=농업계는 2017년부터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헌법에 담겨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농협은 그해 10월 ‘농업가치 헌법 반영 범농협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1000만인 서명운동까지 벌였다. 그 결과 한달여 만에 1153만8570명의 서명을 받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농업계의 이러한 요구에 정부와 정치권도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26일 발의한 헌법 개정안 제129조에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이 담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개헌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도 농업가치가 반영된 자체 개헌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개헌안은 2018년 5월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야당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기한 내 의결이 무산되면서 이 개헌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개헌안 가운데 여야간 이견이 큰 권력구조 개편문제 때문에 애꿎은 농업가치 헌법 반영마저 무산된 셈이다. 농협은 제21대 국회가 개원하고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농업가치를 헌법에 반영하기 위한 농정활동에 다시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업의 공익적 가치 자체를 높이고 도시민이 그 가치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국 316개에 달하는 팜스테이마을을 통해 도농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국가중요농업유산과 연계한 농촌관광 상품 판매도 적극 추진한다. 또 5월1일부터 6월15일까지 ‘제3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경진대회는 사계절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를 실천하고 있는 농촌형 마을을 대상으로 열린다”며 “특히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확산하는 것이 대회의 주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고향세 도입=고향세는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세금을 감면받는 제도다. 일정 금액 이상의 기부자에겐 지역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한다. 또 열악한 지방 재정을 확충함으로써 지방소멸을 막고 농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력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향세 도입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그동안 고향세 도입방안을 수차례 밝혀왔다. 국회도 고향세 도입을 위한 관련 법안을 15건이나 발의할 정도로 고향세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4월4일 열렸던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고향세 도입에는 대체로 찬성하지만 몇가지 보완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이들 법안은 모두 자동으로 폐기된다. 농협은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고향세 도입을 위한 농정활동을 다시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미 ‘고향세 도입’을 반영한 ‘2020년 농업·농촌 숙원사항’을 책자로 제작해 국회·정부·지자체 등에 배부했다. 또한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고향세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고향세가 도입될 경우 답례품 제공과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도 선제적으로 시행한다. 농협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여건 차이를 고려한 답례품시장의 규모와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2020-05-29 00:00
농산업계 브리핑
[농산업계 브리핑] 감귤 재배농가 초청 간담회·전국 청년농에 트랙터 기증 감귤 재배농가 초청 간담회 ○ … 남해화학㈜ 친환경사업본부와 제주지사는 최근 제주 서귀포지역의 감귤 재배농가를 초대해 농정 간담회를 개최했다. 농가의 요구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간담회에서 농가들은 다양한 미량원소가 함유된 제품 개발과 철저한 비료 품질관리, 안정적인 공급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화학 측은 “맛과 당도가 뛰어난 감귤 생산을 위해 이미 공급하고 있는 <칼슘유황비료> <뿌리생> <슈퍼원예> <한아름특호>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농가들의 요구를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수시로 감귤 재배농가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남해화학은 1997년 ‘제주비료’를 인수한 뒤부터 제주지역과 작물에 알맞은 비료 개발 등을 목표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전국 청년농에 트랙터 기증 ○ … 동양물산기업이 청년농에게 트랙터 10대를 기증했다. 이번 트랙터 기증은 미래 농업발전의 초석이 될 청년농이 영농 초기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고자 기획됐다. 지원대상은 각 도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트랙터는 전국 8개도에 있는 농기계대리점을 통해 선정자의 자택이나 농장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은 “청년농으로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 국내 농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며 “청년농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계획을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다정·오은정 기자 kimdj@nongmin.com 2020-05-29 00:00
코로나 이후…AC시대
쇼핑의 중심, 온라인으로 이미지 쇼핑의 중심, 온라인으로 美 ‘포브스’ 9가지 변화 예측 원격의료·로봇 급성장할 듯 비대면 상호작용·활동 늘며 디지털 인프라 중요성 대두 IoT 접목 전염병 모니터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9대 사회·경제적 변화를 예측했다. 우선 온라인 쇼핑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브스>는 “대부분 쇼핑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주력하지 않았던 기업들은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된 후에도 기업들은 오프라인 영업장을 유지하면서도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게 될 것”으로 봤다.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물류와 배송 시스템의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의무화되면서 원격의료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봤다. 원격의료가 제도화되면 환자는 의사를 만나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도 임상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행법상 환자와 의사간에는 대면 진료가 원칙이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처방을 허용하기도 했다. 또한 로봇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러스에서 자유로운 로봇이 우리 경제활동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로봇을 활용한 식료품 공급, 공장 운영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게 <포브스>의 진단이다. 아울러 디지털 인프라도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업무·회의·수업·운동 등 집에서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해결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밖에 사회·경제적 변화로 ▲비접촉식 상호작용 확대 ▲디지털 이벤트 증가 ▲e스포츠 부상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를 사용한 전염병 모니터링 등을 언급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2020-05-29 00:00
요즘 이 책
[요즘 이 책] 비대면 시대…무심코 머문 그 카페 그 공간이 그립다 이미지 [요즘 이 책] 비대면 시대…무심코 머문 그 카페 그 공간이 그립다 힐링스페이스 /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452쪽 / 1만8000원 병실 창문과 환자의 회복 속도 등 공간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 소개 최근 몇개월, 바깥을 나서는 문턱의 높이가 예전보다 한껏 높아졌다. 그러면서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무심코 시간을 보내온 ‘공간’일 것이다. 공간의 이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내가 지금 머무는 공간’은 어떤지, 또 ‘내가 진정 좋아하는 공간’이란 어떤 곳인지 한번쯤 사유하게 된다. 이전처럼 원한다고 휙 떠날 수 없으니 나를 둘러싼 공간의 가치가 훨씬 귀하게 여겨진다. 예전에 갔던 그 카페가 떠오른다. 높은 천장에 커다란 통창이 매력적인 그곳에선 잠시만 있어도 온몸의 긴장이 쉬이 누그러지곤 했다. 왜 이런 곳에선 편안함을 느낄까. 반면 왜 어떤 곳은 그렇지 못할까. 공간에 대한 생각 끝에 이와 같은 질문에 도달했다면 에스더 M. 스턴버그가 지은 <힐링 스페이스>에서 얼마간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의학·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공간의 자극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창문이 있는 병실에선 왜 환자들이 빨리 퇴원하는지, 음악과 향기엔 정말 치유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한 것이다. 공간 혁명 /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 / 464쪽 / 2만8000원 공간디자인이 좌우하는 감정 조명 미국·인도 등 다양한 사례 보여줘 세라 W. 골드헤이건이 지은 <공간 혁명>도 공간과 심리의 관계를 설명하는 책이다. 건축평론가이자 전 건축학 교수인 저자는 주택·학교·도시 등의 디자인과 이를 둘러싼 공간 환경이 사람들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다. 슬럼의 판자촌에서 도심의 빌딩숲까지 미국·인도·중국·프랑스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분석한다. 앞선 <힐링 스페이스>와 <공간 혁명>은 모두 신경과학과 건축학을 결합한 ‘신경건축학’의 관점에서 내용을 풀어낸다. 신경건축학은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사고·행동에 미치는 작용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건축이란 무엇인지 탐색하는 학문이다. 다만 저자의 이력이 각기 다른 만큼 초점을 둔 부분에도 차이가 있다. <힐링 스페이스>는 시각·청각·후각 등 신체 감각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고, <공간 혁명>은 건축·조경 등 공간 디자인이 좌우하는 사람 심리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힘을 쏟는다.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336쪽 / 1만6900원 화가 박태후 개인 정원 죽설헌 등 전국 각지 20개 공간의 매력 전해 이런저런 분석이 다양한데, 그래서 좋은 공간은 어디 있는데? 당연지사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면 사진작가 윤광준이 지은 <내가 사랑한 공간들>을 권할 만하다. 서울 지하철 역사 중 한곳인 녹사평역, 화가 박태후의 개인 정원인 전남 나주의 죽설헌, 옛 공장을 개조한 부산의 복합문화공간 F1963 등 전국 각지 20개 공간의 매력을 저자 개인의 주관적 시선으로 전달한다. 이 책은 각각의 공간을 소개하는 안내서이지만 결국 저자의 취향을 따라가는 여행서이기도 하다. 책의 말미에 다다를 무렵 생각한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공간들을 찾아 그 아름다움에 푹 빠지고 싶다고. 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 2020-05-29 00:00
행간에 밑줄 긋기
[행간에 밑줄 긋기] 자연의 약상자에서 무엇을 고를까 이미지 [행간에 밑줄 긋기] 자연의 약상자에서 무엇을 고를까 “나는 발길을 멈추고 산사나무꽃을 살펴본다. 꽃잎이 다섯장 달린 작고 섬세한 꽃 수백·수천송이가 나무를 장식하며 숨 막힐 듯한 향기를 뿜는다. 나는 몇주 후면 맺히기 시작할 산사나무 열매를 떠올린다. 그 짙은 포도주빛은 나에게 생생한 시각적 치료약과도 같다. 산사나무는 일년의 네계절 중 세계절 동안이나 내 마음을 위로하고 마음속 어둠을 쫓아내줄 힘을 지닌 것이다. 나는 이 나무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177쪽) 영국의 박물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에마 미첼이 집 뒤편 오월의 숲을 산책하고 돌아와 쓴 글이다. 산사나무는 오월에 가장 빛난다. 영어 이름도 오월의 꽃이란 뜻의 메이플라워다. 그런 나무 곁에서 자연이 주는 위로를 말하는 것은 새삼스럽다. 이맘때 숲에 들면 새 잎을 밀어올리는 나무들처럼, 짝을 찾는 새들처럼 누구라도 들뜨지 않을까. 작가의 목소리가 남다른 것은 ‘치료약’이란 말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흙속에 있는 ‘미코박테륨백케이’ 같은 유익한 박테리아와 만나면 인간의 뇌세포에서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믿으며 숲으로 갔다. ‘정원이나 들판, 숲을 산책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약상자에 손을 집어넣는 것’과 같다는 사실도 몸소 체험했다. 정원에서 흙을 만지고 잡초를 뽑으며 보내는 시간이 화초에만 좋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그에겐 살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였다. <야생의 위로>는 25년 내내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체험이다. 병원 대신 일상의 침대에서 꾸준히 숲으로 걸어가 만난 꽃과 나무, 새들과 교감한 기록. 작가는 ‘낙엽이 땅을 덮고 개똥지빠귀가 철 따라 이동’하는 10월부터 이듬해 ‘블랙베리가 무르익고 제비가 떠날 채비를 하는’ 9월까지, 숲에서 보낸 일년의 시간을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책은 여느 이야기들과 달리 겨울로 향해가는 길목에서 출발한다. 그는 11월부터 3월 사이 햇빛이 약해질 때 나타나는 ‘계절성정서장애’에 특히 취약한 사람이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문밖으로 나서는 평범한 일상이 그에게는 얼마나 힘겨운 모험이었는지를 털어놓는다. 봄은 때 되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겨우내 자신의 병과 힘겨운 싸움을 치른 대가였다. 봄날의 제비 앞에 선 작가의 글을 보면 울컥할 수밖에 없다. “경이로운 여정을 마치고 우리 집 정원에서 쉬는 저 새를 보니 전율이 느껴진다. 제비가 목적지에 도달했듯이 나 역시 또 한번의 겨울을 이겨낸 것이다. 나는 안마당에 앉은 채 잠시 조용히 운다.” 그가 자연의 약상자만으로 버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꾸준히 상담치료사를 찾고, 의사 처방에 따른 약을 먹고 있으며, 상태가 악화하면 복용량도 늘린다. 그럼에도 소망한다. 아픈 사람들이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산책이 항우울제처럼 ‘일반적인 정신의학과 표준 심리치료법을 보충하는 효과적인’ 처방으로 적극 권해지기를. 집 가까운 숲 산사나무 흰 꽃은 이미 졌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열매의 시간이다. 오월의 꽃이 진 숲에서는 유월의 꽃들이 기다린다. ‘코로나 블루’에 지친 사람들도 그곳으로 가고 있다. 숲에는 아픈 사람 스스로 고를 수 있는 자연의 약상자가 있다. 야생의 위로 / 에마 미첼 지음/ 심심 / 272쪽 / 1만8900원 김선미<‘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 ‘한살림 큰 농부’ 저자> 2020-05-29 00:00
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
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 (321)혼례날, 사라진 신랑 이미지 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 (321)혼례날, 사라진 신랑 괴승에게 붙잡혀 산속 끌려간 신랑 건네받은 쪽지 어머니께 전하니… 이 진사의 삼대독자와 이웃 고을 유 대인네 외동딸의 혼례날이 밝았다. 혼례식을 올릴 신부 집이 삼십리나 떨어져 있어 신랑은 해 뜨기 전에 일찍 떠나가야 하는데 신랑이 없어졌다. 이 진사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마당에는 신랑이 타고 갈 나귀가 온갖 치장을 한 채 마부 손에 잡혀 있고, 그 뒤로 신부 집에 가져갈 고리짝들이 늘어섰으며 그걸 메고 갈 하인들이 국밥을 먹고 나와 웅성거리고 있다가 집사의 명으로 이 집 도련님을 찾아 흩어졌다. 혼례식에 갈 친척과 친구들도 신랑을 찾아 동네를 샅샅이 헤맸지만 허사였다. 신랑 방에는 신랑이 입고 갈 사모관대만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 진사는 넋이 빠진 중에도 집사를 신부 집으로 보내 사시에 치르기로 한 혼례식을 오시로 미루자는 전갈을 보냈다. 유 대인의 집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거창한 혼례식을 보려고 모였던 발 디딜 틈 없는 구경꾼들 사이에서도 이상한 말들이 오갔다. 사시가 아니라 신시를 지나 땅거미가 내려앉는 유시가 돼도 신랑은 나타나지 않았다. 신랑의 행적을 좇았다. 전날 밤 왁자지껄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주막에서 술을 몇잔 마시고 나와 집 대문을 행랑아범이 열어줘 안마당을 가로질러 제 방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새벽같이 일어난 행랑아범이 대문의 걸쇠가 열려 있는 걸 발견했다. 밤중에 신랑이 집을 나갔단 얘기다. 도대체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삼대독자 열여섯살 신랑은 이튿날 치를 혼례식을 머리에 그리며 달콤한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소쩍새 울음소리만 적막을 깨는 삼라만상이 잠든 사경, 오싹한 서늘함에 신랑이 눈을 떴다. 달빛에 창호가 하얗게 바래 방 안의 사물이 구분됐다. 시퍼런 단검이 신랑의 목을 누르고 괴승의 백호 친 머리가 번들거렸다. “모, 모, 목숨만 사, 사, 살려주십시오.” 입에 수건으로 재갈이 물리고 손이 뒤로 묶인 신랑이 앞서고 괴승이 포승줄을 잡고 밤이슬을 맞으며 산속으로, 산속으로 들어갔다. 돌부리에 차이고 첨벙첨벙 개울을 건너 동녘이 틀 무렵 폐허가 된 암자에 도착했다. 조그만 법당은 풍상에 폭삭 내려앉아 잡초만 무성하고 그 아래 세칸짜리 요사채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고 문짝은 떨어져 널브러졌다. 괴승이 신랑 입의 재갈을 풀어줬다. 신랑은 요사채 쪽 마루에 앉았고 괴승은 감회가 새로운 듯 폐허가 된 암자를 구석구석 훑어보며 어느 곳에서든 발길을 떼지 못하고 상념에 젖어 하늘을 쳐다보고 땅을 내려다보며 긴 한숨을 토했다. “스님, 돈을 원하시면 제게 말씀해주세요.” 괴승은 등을 보인 채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자당께서는?” 처음으로 괴승이 입을 열었다. “제 어머님 말입니까. 잘 계십니다.” 괴승은 또다시 긴 한숨을 쉬었다. “스님, 제 어머니를 아세요? 스님, 여기 암자가 허물어지기 전에 이곳에 계셨어요?” 신랑이 뜸을 들여 물어봐도 괴승은 등을 돌린 채 한마디 대답이 없었다. 하루해가 기울었다. 괴승은 바랑 망태 속에서 미숫가루를 꺼내 한 발우를 마시고 신랑에게도 타 줬다. 요사채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신랑이 한숨 자고 눈을 뜨니, 바랑 망태를 베고 괴승이 입고 있던 장삼을 덮고 있었다. 괴승은 신랑 머리맡 방구석에 기댄 채 자고 있었다. 괴승이 더는 무섭지 않았다. 삼일 만에 괴승과 헤어져 산에서 내려오며 신랑은 생각에 잠겼다. 헤어지기 전 괴승이 자신을 꼭 껴안아줬을 때 무언가 알 수 없는 따듯함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오자 유 대인 댁으로부터 파혼 통보를 받은 것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삼대독자가 살아서 돌아왔다며 이 진사네는 잔칫집 분위기가 됐다. 신랑은 괴승이 시키는 대로 산적들에게 납치돼 갔다가 극적으로 탈출했다고 둘러댔다. 며칠 후 몰래 안방의 어머니를 찾아 괴승이 준 꼬깃꼬깃 접어 밀봉한 쪽지를 건넸다. 어머니는 화들짝 놀랐지만 아무 말이 없었다. 이 진사의 안방마님은 그날 한숨도 못 잤다. 십육년 전,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산신암에 가 백일기도를 올린 일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산신암은 기도발이 잘 받는다고 소문나 아이 못 낳는 여인네들이 많이 찾아왔었다. 어머니가 괴승으로부터 받은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백일기도를 하고 딸을 낳아 그 딸이 혼기가 찬 집 유기천 대인 댁, 허달 초시 댁, 오진택 참사 댁.’ 오싹 소름이 끼쳐 오들오들 떨었다. 2020-05-29 00:00
팔도 핫피플
“노랑해당화, 번식 어렵지만 더 많이 전파할 것” 이미지 “노랑해당화, 번식 어렵지만 더 많이 전파할 것” 이성설(왼쪽)·김명남씨 부부가 집마당에 활짝 핀 노랑해당화를 보여주고 있다. [팔도 핫피플] ‘노랑해당화 보급’ 이성설·김명남씨 부부 번식성공률 5%까지 높여 2년생 묘목 보급…전국서 주문 유튜브·인터넷 카페도 운영 “완전하지는 않지만 노랑해당화 번식성공률을 높였습니다. 요즘은 2년생 묘목을 보급하는데, 사가신 분들이 잘 자란다고 해서 긍지를 느낍니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에서 노랑해당화를 키워 보급하는 이성설·김명남씨는 동갑내기(73살) 노부부다. 15년 전 지인을 통해 노랑해당화를 처음 접한 이씨 부부는 이 꽃의 매력에 빠져 2016년 해오던 농사(유기농 쌈채소)까지 정리하고 번식법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노랑해당화는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묘목 구하기가 어려워요. 몇년 전에는 한주당 50만원에 거래됐을 정도니까요. 기본적으로 번식이 너무 어려워요. 실생·꺾꽂이(삽목)·접붙이기(접목)·휘묻이를 하면 잘 자라다가도 1년이 안돼 대개 죽어버리거든요.” 이씨 부부는 처음 삽목한 100주 가운데 한주가 살아남으면서 그 가능성만 보고 도전을 시작했다. 2년 동안 나무의 특성을 파악하고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을 찾아가 질의도 하며 계절에 맞춰 여러 번식법을 시험해봤지만 매번 실패를 맛봤다. 그러던 중 2018년 접목·삽목한 3만5000주 중 330주가 살아남으며 희망의 끈을 잡았다. 이씨는 “정확한 생육상을 몰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수분·온도 관리가 관건이다. 삽목한 뒤 한달 동안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살다시피 하며 묘목을 돌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씨 부부의 노랑해당화 번식성공률은 5% 안팎이다. 언뜻 보면 낮은 수치지만, 노랑해당화 보급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많은 꽃 애호가들이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요즘 노부부가 2년생 묘목을 보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하루 평균 10여주 정도 택배 주문이 들어온다. 유튜브(모쟁이)와 인터넷 다음카페(모쟁이네꽃)도 운영하는 노부부는 “되도록 묘목을 널리 보급해 많은 사람이 노랑해당화를 감상하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수목원·국립세종수목원 등과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300여주를 기증하고, 노랑해당화마을 조성을 위해 주민 모두에게 묘목을 한주씩 나눠준 이유다. 공주=이승인 기자 silee@nongmin.com 2020-05-27 00:00
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법
원치 않는 생각에 이름 짓고 명상 …익숙해질수록 머릿속 맑아져 이미지 원치 않는 생각에 이름 짓고 명상 …익숙해질수록 머릿속 맑아져 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법 (3)이름 붙여주기(Naming) 강한 인상·충격 컸던 경험 반복 땐 반갑지 않은 생각·감정 자주 생겨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명상 필요 어떤 감정이라도 이름 붙여주고 숫자 세는 수식관 호흡 반복하면 싫은 생각·감정 점차 줄어들어 일상생활도 담담한 자세 유지를 이번 호에는 원치 않지만 무작위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워보기로 하자. 살다보면 생각이 너무 많아 에너지 소모가 클 때도 있고 감정까지 복잡한 경우도 있다. 사람이 살면서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지속된다면 피로감이 많이 누적될 것이다. 이런 경우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을 적절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명상법을 배우기 위해 먼저 마음의 기제를 조금 이해해보자. 기본적으로 마음의 주된 기능은 대상을 아는 것이다. 부가적으로는 느끼고 인식하고 의도(의지)를 갖는 등의 기능도 한다. 마음의 특성 중 특히 중요한 것이 ‘마음은 한순간에 하나의 대상만을 안다’는 것이다. 마음은 매 순간 어떤 대상을 경험할 때 반응을 보인다. 만약 이때 그 대상을 처음 경험한다면 사전에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중립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하지만 예전에 이미 그 대상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경험한 일과 유사한 것으로 인식하면 기존에 자신에게 익숙하게 나타났던 반응을 무비판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마음의 속성은 우리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평소에 자주 경험하는 것들을 자동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편리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내재돼 있기도 하다. 기존에 경험했던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대상일 때, 기존에 가진 잘못된 정보로 현재의 대상을 판단할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지인과 외모·느낌 등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도 낯익은 느낌이 들어서 지인에게 갖는 느낌으로 현재의 대상을 파악해버리는 것과 같은 경우다. 외모나 느낌이 비슷하다고 해도 실제로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과 전혀 다른 사고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그러므로 과거 경험을 비판 없이 수용해 섣불리 익숙한 느낌으로 판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이라는 건 위와 같은 마음의 속성으로 인해 떠오르는 것이다. 오감, 즉 눈·귀·코·혀·몸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가 들어오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끊임없이 과거 경험 정보를 이용해 현재 대상을 인식하기 때문에 생각과 감정이 떠오른다. 그중 특히 강한 인상이나 충격이 컸던 경험이 다시 반복되면 그 에너지가 너무 강렬해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런 마음의 속성을 이용해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명상훈련을 하면, 과거 정보로 현재 대상을 무비판적으로 판단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고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명상법을 ‘이름 붙여주기(Naming)’라고 부른다. 수행 방법은 어렵지 않다. ◆구체적인 이름 붙여주기(Naming) 명상 방법 1. 좌선으로 척추를 곧추세우고 앉는다. 2. 자연스러운 호흡을 몇차례 반복하면서 의식을 호흡으로 가져가며 이완한다. 3. 지난번 배웠던 수식관을 반복해 집중력을 높인다. 4. 수식관을 하는 도중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르면 해당 생각이나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다시 수식관으로 돌아가서 1부터 호흡을 센다. 예를 들어 음식에 관한 생각이 떠오르면 ‘음식’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계획이 떠오르면 ‘계획’이라고 이름 붙이고, 후회하는 감정이 생기면 ‘후회’라고 이름을 붙인 후 다시 수식관으로 돌아간다. 이름 붙여주기 명상에서 수식관은 마치 베이스캠프 같은 역할을 한다. 의식이 중립적인 호흡이라는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고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무작위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은 이 베이스캠프를 벗어난 원치 않는 대상이다. 우리가 원치 않아도 많은 자극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그중 강한 자극은 생각과 감정을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이름 붙여주기 명상이 익숙해질수록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은 줄어들고 머릿속이 텅 빈 맑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는 마음이 한순간에 하나의 대상만을 아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중립적인 호흡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 수식관이나 이름 붙여주기 명상법을 수행해보면 자신이 생각보다 산만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산만함의 가장 큰 원인은 평소 자극이 강한 삶에 노출됐기 때문일 수 있다. 명상은 비교적 자극이 적은 고요한 호흡 같은 대상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런데 평소 거친 일상을 경험한 후 명상을 하려고 하면 고요한 호흡보다는 복잡한 생각과 감정이 더욱 강렬하기 때문에 원치 않아도 그러한 대상들이 더 많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떠오른다. 따라서 명상을 통해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행복을 경험하려면 일상 역시 담담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수련 아힘사요가&명상원장> 2020-05-27 00:00
농민신문‧FAO한국협회 공동기획 - 세계농업은 지금
‘코로나 봉쇄’ 한달여…아프리카 국가들 농식품산업 역성장 심각 이미지 ‘코로나 봉쇄’ 한달여…아프리카 국가들 농식품산업 역성장 심각 아프리카 케냐의 아이들이 마스크가 없어 천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농민신문·FAO한국협회 공동기획] 세계농업은 지금 IFPRI, 관련 GDP 분석 결과 나이지리아, 18% 감소 추정 르완다선 올 27% 후퇴 전망 감염 늘고 봉쇄기간 연장 땐 저소득층·소농 타격 가장 커 재정정책 우선순위 재조정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봉쇄조치를 취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올해 농식품 관련 국내총생산(GDP)이 한달여 동안 두자릿수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농업협력위원회(CGIAR) 산하 농업분야 싱크탱크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IFPRI는 나이지리아와 르완다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나이지리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5주간(3월 넷째주~4월 마지막주)의 봉쇄로 농식품 관련 GDP가 1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나이지리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주요 도시는 물론 공항·식당을 봉쇄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르완다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IFPRI는 설명했다. 6주간의 봉쇄로 인해 르완다의 올해 농식품 관련 GDP가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농식품 GDP가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주요인은 ‘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 감소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봉쇄기간 동안 소득 상위 25%의 소득이 소득 하위 25%의 소득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는 르완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의 소득이 저소득층보다 더 줄어든 것은 봉쇄조치가 제조업·서비스업이 몰려 있는 도시에서 시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소득층은 경제적 손실을 상쇄할 여력이 충분하고, 빈곤층들은 소폭의 소득 감소에도 장기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IFPRI의 전망이다. IFPRI는 아프리카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이 늘어나면 봉쇄기간이 연장되고 대상 지역도 농촌 지역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도시의 저소득 소비자와 농촌의 소농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IFPRI는 이에 각국의 정부가 빈곤층과 농촌·소농에 초점을 맞춘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봉쇄조치에 따라 각국 정부의 세수가 감소하고 기존에 존재하던 부채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농촌 지역의 소농을 중심으로 재정정책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이달 25일 기준 11만4000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진단키트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아프리카에서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이보다 많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서진 기자 dazzle@nongmin.com 2020-05-27 00:00
농촌 Zoom 人
한국 농촌에 온 파리지앵…“일상툰서 만나요” 이미지 한국 농촌에 온 파리지앵…“일상툰서 만나요” [농촌 Zoom 人] 프랑스인 농부 도미니크 에어케씨 와인 매력에 푹 빠진 ‘도시 남자’ 직장생활 접고 농사·양조에 도전 한국인 아내 따라 충주에 둥지 틀어 손수 재배한 사과·포도로 와인 제조 아내 도움 받아 웹툰 주인공 등장 좌충우돌 농촌 적응기 담아 눈길 6월 본지 연재…“기대해 주세요” 충북 충주에는 조금, 아니 많이 특별한 농부가 산다. 하얀 피부에 꼬부랑머리를 한, 프랑스인 도미니크 에어케(51·애칭 레돔)다. 그는 과일농사를 짓는다. 약 8300㎡(약 2500평) 크기의 밭에서 포도와 사과를 키운다. 그의 과수원에는 <켐벨얼리> <청수> 등 다양한 품종의 포도와 <히든로즈> <골든러쉬> 등 생소한 품종의 사과가 자란다. 그리고 과일이 다 익으면 와인을 만든다. 그가 과일농사를 짓는 이유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프랑스국립농업대학교에서 와인양조학을 배운 와인 전문가다.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더욱이 와인 전문 교육까지 받은 그가 굳이 바다 건너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까지 와서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드는 이유는 단 하나, 한국인 아내다. 그는 아내와 파리에서 만나 결혼했다. 그때만 해도 컴퓨터 관련 일을 하던 ‘도시남자’였다. 그런데 와인학교에 들어가 농사를 배우고 와인을 배우더니 농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농부의 아내가 될 생각이 없었던 아내는 반대했다. 하지만 그의 결심은 단단했다. 아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기어이 농부가 돼야겠다면 내 고향 한국에 가서 그렇게 해라. 그런데 포기할 줄 알았던 남편의 답은 흔쾌히 예스였다. 농부가 될 수 있다면, 자신이 기른 포도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면 장소는 문제가 아니었다.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사는 만큼 웃지 못할 사건도 많았지만 훈훈한 일도 많았다. 한번은 밭에서 말 안 듣는 기계와 씨름을 하고 있는데 근처에 사는 친구가 마법처럼 찾아와 도와준 적이 있었다. 사연인즉 밭에서 혼자 끙끙거리고 있는 그를 본 이웃 할머니가 친구에게 연락한 것. 한국말이 서툰 그를 직접 도와주지는 못하고, 익히 알고 있던 친구에게 와보라고 연락을 해준 것이다. 그렇게 한국에 와서 농부로 산 지 3년. 그는 꿈꾸던 대로 과수원을 일구고 와인을 만들고 있다. 화학비료나 농약 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생명역동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고 자연발효시킨 내추럴와인을 만든다. 프랑스에서도 쉽지 않을 일을, 물 설고 사람 선 곳에서 하자니 뭐 하나 수월한 게 없었지만 그래도 꿈꾸던 대로 농부로 살고 있으니 행복하다는 그. 최근에는 농부 외에 또 다른 이름 하나를 얻었다. 바로 만화 주인공이다. 본지에서 6월부터 새로 연재할 만화 ‘꼬부랑머리 레돔씨의 농장’의 레돔씨가 바로 그다. 그가 지난 3년 동안 한국의 농촌에서 농부로 살며 겪었던 일들, 재미있고 훈훈하고 때로는 힘들었던 경험들을 만화에 담아내기로 한 것이다. 한국말이 서툰 그를 대신해 작가인 아내 신이현 씨가 글을 쓰고 <알자스의 맛> <다시, 오름> 등을 그린 김연수 작가가 그림을 그린다. 프랑스에서 귀농한 농부의 눈에 비친 한국의 농촌 모습이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충주=이상희, 사진=김도웅 기자 montes@nongmin.com 2020-05-27 00:00
토박이맛집
통통하게 물오른 모슬포 ‘제철 자리돔’…제주 스타일 ‘메밀막국수’ 이미지 통통하게 물오른 모슬포 ‘제철 자리돔’…제주 스타일 ‘메밀막국수’ [토박이맛집]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은 식도락가들이 겨울에 많이 찾는 곳이다. 국내 최대 방어 생산지인 모슬포항을 품고 있어 방어의 신선한 풍미를 즐기기에 딱이다. 그러나 신록으로 푸른 이맘때에도 이곳을 찾아갈 이유가 있다. 통통하게 물오른 자리돔에서 남다른 제주 스타일의 메밀막국수까지 다채로운 맛들이 미식가들을 기다린다.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으로부터 추천받은 지역 맛집 2곳을 소개한다. 뼈째 썰어 나오는 ‘회’ 기름지고 고소한 ‘구이’ 입안 시원하게 하는 ‘물회’ 새콤달콤 양념한 ‘무침’ 코스로 주문하면 OK! ◆돈지식당 지금 제주에선 자리돔이 제철이다. 우리나라 남해 연안에 서식하는 자리돔은 특히 제주지역에서 많이 잡히는데, 4월부터 7월까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제철을 맞이한다. ‘돈지식당’은 이런 자리돔 요리를 전문으로 내놓는 곳이다. 철에 따라 한치·방어 등 다른 생선도 내놓지만 이맘때는 자리돔 한종류가 메인이다. 모슬포항 안쪽에 있으며 1992년에 문을 열었다. 대표 메뉴인 자리회코스를 주문하면 회·무침·구이·물회 등 4가지 요리가 순서대로 상에 오른다. 일명 ‘세꼬시’로 나오는 자리회는 뼈째 씹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러운 촉감에 감칠맛이 돈다. 같이 나온 된장 양념에 찍어 먹기도 하고, ‘제피’라고 부르는 알싸한 향의 초피나무 열매껍질을 얹어 먹어도 별미다. 토박이 어르신들은 머리까지 씹어 먹는다는 자리구이도 일품이다. 살이 매우 부드러워 포슬포슬한 느낌으로 발라지는데, 결코 퍽퍽한 맛이 아닌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난다. 자리구이는 기름 하나 두르지 않고 생선 자체 기름으로만 구워낸다. 된장이 베이스인 자리물회는 구수하면서 시큼한 맛으로 입을 시원하게 헹군다. 특히 입안 가득 먹는 데 부담이 없도록 자리돔을 잘게 썰어 내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새콤달콤한 양념으로 아삭한 오이·양파와 함께 무쳐진 자리무침까지 더하면 입안이 즐겁다. 자리돔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한상이다.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항구로 60(하모리 770-24). - 메뉴 : 자리회코스(중·대) 6만·8만원, 자리회·자리구이·자리물회·자리무침 각 3만원, 자리회덮밥·자리조림·자리구이백반·성게국 각 1만2000원. ☎064-794-8465. 물·비빔 메밀막국수 부드럽고 매끈한 면 ‘특징’ 자극적인 맛 덜해 부담 없어 국산 메밀 36%가 제주산 현지인 입맛 반영 ‘맛집’ ◆청루봉평메밀막국수전문점 이름처럼 메밀막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15년째 영업해온 곳으로, 물·비빔 메밀막국수와 들깨메밀칼국수, 그리고 메밀꿩만두 등 4가지 메뉴만 판매한다. 다른 메밀막국숫집에 비해 면이 부드럽고 매끈한 게 특징이다. 주인장이 직접 메밀을 반죽하고 면을 뽑는데, 부드러운 면을 좋아하는 제주 사람들의 입맛을 반영해 메밀 함량을 50%로 넣고 반죽한다. 면의 굵기도 다른 곳보다 굵어 씹는 맛이 있다. 이 역시 제주 스타일이다. 국물은 은은하게 감칠맛을 낸다. 시원한 맛을 강조하는 여느 가게보단 자극적인 맛이 덜하지만, 현지인 맛집답게 부담 없이 후루룩 즐기기에 좋다. 사실 제주까지 와서 웬 메밀막국수를 먹느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메밀의 주산지가 제주임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2018년으로 보면 우리나라 전체 메밀 중 36%가 제주에서 나왔다. 강원지역 메밀은 전체 생산량의 10%를 밑돌지만 평창군 봉평면에 메밀 가공공장이 있다. 그래서 제주산 메밀도 봉평으로 보내지고, 이곳 식당의 메밀도 봉평에서 받는다. 제주지역의 식당들을 보면 저녁 장사를 하지 않는 곳이 꽤 있다. 청루봉평메밀막국수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4시30분에 주문을 마감한다. 주인장 솜씨를 맛보려면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시간대를 잘 맞춰 가야 한다.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주서로 2215(인성리 268-6). - 메뉴 : 시원한 메밀막국수(보통·곱빼기) 7000·8000원, 메밀비빔국수(보통·곱빼기) 7000·8000원, 따뜻한 들깨메밀칼국수 7000원, 메밀꿩만두 6000원. ☎064-792-1238. 서귀포=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 2020-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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