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이사람
[이사람] ‘코레곤품종상’ 수상 김성용 제주도농기원 박사  이미지 [이사람] ‘코레곤품종상’ 수상 김성용 제주도농기원 박사 신품종 감자 ‘탐나’ 2014년 개발 제주 감자산업 발전에 ‘큰 도움’ 더뎅이병 발생률 낮은 데다 바람 많은 제주 기후에 적합 수출용 품종으로도 급부상 “30여년 전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대지> 감자가 장기간 연작재배에 따른 더뎅이병 발생으로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위기에 처한 제주 감자산업을 되살려 밭작물의 재배균형을 되찾고 싶습니다.” 1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에서 만난 김성용 박사(54). 2014년 신품종 감자 <탐나>를 개발한 그는 12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열린 ‘2018 한국육종학회 정기총회’에서 ‘코레곤품종상’을 받았다. 국내 육종학계와 종자·종묘 업계 관계자 1000여명이 가입한 한국육종학회는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품종상을 수여한다. 도농기원에 따르면 제주지역 감자 재배면적은 2005년 6174㏊에서 2016년 1636㏊로 급감했다. 상품성 저하에 따른 소득감소로 농가들이 재배를 꺼린 탓이다. 감자밭이 무 등 겨울채소밭으로 바뀌면서 제주산 겨울채소가 과잉생산되는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탐나>는 특히 제주지역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지>에 견줘 더뎅이병 발생률이 현저히 낮은 데다 초세가 강해 바람이 많은 제주에서도 잘 쓰러지지 않아서다. 최근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현지 적응시험 결과 단위면적당 수량이 현지 품종보다 갑절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나 수출용 품종으로도 급부상했다. 김 박사는 “현재 <탐나>를 농협(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을 통해 보급하고 있는데, 2017년 50㏊였던 재배면적이 올해는 봄가을 재배를 포함해 700㏊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재배면적을 3000㏊로 늘려 농가소득 증대와 겨울채소 적정생산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김소영 기자 2018-07-23 00:00
지자체장에게 듣는다
[지자체장에게 듣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미지 [지자체장에게 듣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남북 농업교류 강화…농가소득 ‘전국 1위’ 이룰 것” 농협과 연합판매사업 연계해 농가소득 증대 힘 쏟을 터 북한 접경 5개군 평화지역 선포…통일 대비 육묘장 조성 2022년엔 도 밭농업직불금, 쌀 고정직불금 수준으로 인상 강원도민들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65%의 높은 지지를 보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그렇게 3선에 성공했다. ‘평화와 번영 강원시대’를 주창하며 민선 7기를 시작한 최 지사를 최근 도청 통상상담실에서 만났다. 춘천의 농촌지역에서 태어난 최 지사는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감자’ 관련 별명을 소개하며 농업에 대한 인연과 관심을 깊이 드러냈다. ―3선 지사로 도정에 임하게 됐다. 지난 임기의 성과와 아쉬움은. ▶우선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와 성공개최를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싶다. 민선 5~6기 임기 중 남북관계 진척이 미흡했는데, 이 또한 올림픽을 계기로 전기가 마련됐다. ‘분권’ 문제는 끝내 개헌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자치분권위원회와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계속 불씨를 살려갈 생각이다.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실제 달라지는 것은. ▶북한과 맞닿은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5개 군을 5월 ‘평화지역’으로 선포했다. 9월부터 평화지역발전본부 아래 평화지역문화과 등 5개 과를 공식기구로 운영할 예정이다. 올림픽 개최지역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처럼 평화지역의 경관·환경을 개선하겠다. 비무장지대(DMZ) 관광, 소규모 공연 상설화 등 문화행사도 활성화할 것이다. 한가지 더, 평화지역의 적잖은 농지가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구역 안에 있어 농민들의 불편이 크다. 민통선 조정으로 영농활동의 편의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 ―농업분야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강원도는 과거 금강산 공동영농사업 합의, 원산 농민기술강습소 보수 및 기자재 지원 등 북한과 농업교류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 강원도 공동 씨감자 원종장과 통일육묘장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 특히 북강원도엔 세계 최대 규모의 세포등판 축산기지가 있지 않은가? 공동 사업거리를 찾아보겠다. ―강원도는 밭농업 비중이 크다. 정부 정책이 쌀 위주여서 지역농민들의 소외감이 큰 것 같다. ▶그렇다. 깊이 인식하고 있는 문제다. 전국 경지를 보면 논면적 비율이 53.4%로 밭보다 높다. 그러나 강원도는 경지면적 중 밭면적이 6만7452㏊로 65.4%를 차지한다. 현재 정부의 1㏊ 기준 쌀 고정직불금은 100만원인데 밭농업직불금은 50만원이다. 밭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입장을 좀더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2017년 5월 ‘강원도 밭농업 경영안정직불금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정부 지원 외에 1㏊당 5만원을 추가로 지급했고, 올해는 10만원을 지급한다. 단계적 인상으로 2022년엔 정부 직불금 60만원과 도 지원금 40만원을 합해 100만원을 지급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쌀 고정직불금 수준이 된다. 사실 밭농업직불금 문제는 정부의 평균적 정책이 지역을 촘촘히 아우르지 못하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도내에는 농촌마을이 많은데 젊은사람이 없다. 어떤 면지역은 외국인 근로자가 1000명 넘게 들어와 있다. 지속적인 마을 유지를 위한 방안은. ▶정말 농촌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내 나이가 62세인데, 어느 마을에 가보면 막내뻘이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인구와 자원이 집중된 결과다. 이건 중앙정부 차원에서 다뤄야 할 구조적 문제다. 기본적으로 젊고 유능한 지역인재의 유출을 막고, 이들을 농업분야로 유인해야 하지 않겠나. 물론 작은 정책들은 도에서 하고 있다. 후계농업경영인을 육성하고, 자영농고·농업계열 대학의 학습인프라 비용을 지원하는 것 등이 한 예다. 농협과 함께 4-H연합회 활동도 지원한다.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청년 취업농을 지원하고 귀농귀촌센터를 운영하는 등 도시민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농가소득 전국 1위를 목표로 세웠다. 어떻게 실현할 셈인가. 농협도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접점이 있을 것 같은데. ▶강원도 농가소득은 2017년 3728만원으로 전국 평균 3824만원보다 낮았다. 전국 5위다. 2016년엔 전국 3위를 했는데 지난해 되레 뒷걸음질을 했다. 그동안 올림픽에 집중됐던 자원과 예산이 이제 농업분야로 흘러가야 할 시점이다. 강원도 전체예산 중 농업예산 비율이 5.6%인데, 이번 임기에 7%까지는 끌어올리려고 한다. 또 다른 열쇠는 농산물 부가가치 높이기다. 중국에 가보니 일본쌀이 한국산보다 3배가량 높은 값에 팔리고 있더라. 고품질화와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도 품질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지만 포장·유통·인지도·신뢰도 같은 부분은 좀더 신경 써야 한다. <강원한우> <강원인삼> 같은 도단위 브랜드를 지속 육성하겠다. 농가소득 전국 1위를 위해 농협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부분도 많다. 강원농협지역본부가 추진하는 연합판매사업과 연계해 산지 수급조절 및 대형 유통업체 판촉지원 등을 확대하는 것이 한 예다. 농민은 생산에 주력하고 농협과 행정기관은 유통을 책임지는 협업구조를 강화하겠다. 하지만 농가소득을 농업소득으로만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민선 7기에는 농촌자원을 이용한 농외소득원 발굴 확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강원 농특산물을 선물로 활용하나. ▶물론이다. 어느 해인가 국회에 예산 따러 갈 때 당일 새벽에 수확한 옥수수를 쪄서 가져갔더니 인기만점이더라. 그 뒤로 옥수수철이면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 떡도 많이 한다. 동해기정떡·양양송천떡·정선수리취떡 등 강원도에 명품떡이 많다. 지역에서 생산한 된장이나 참기름도 선물하기에 좋은 품목이다. ―3선이니 마지막 임기다. 어떤 지사로 남고 싶은가. ▶정치적으로는 남북관계의 기초를 다진 사람, 남북통일의 토대를 놓은 통일도지사로 평가받고 싶다. 잘할 수 있는 분야이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웃집 아저씨나 감자같이 편한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다. 내겐 ‘불량감자’ ‘토종감자’ 등 감자 별명이 많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감자는 왕왕·왕특·왕도 있고 찌그러진 감자, 덜 자란 감자, 귀퉁이에서 자란 감자도 있다. 어느 감자도 버릴 게 없지 않나. 그런 감자처럼 쓸모가 있었던 감자, 그냥 밭에서 흔히 보는 ‘강원도 감자’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춘천=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956년 강원 춘천시 신동면 출생 ▲춘천고 ▲강원대 영어교육 학사 ▲서울대 영문학 석사 ▲MBC 보도국 기자·대표이사 사장 ▲제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제36·37대 강원도지사(민선 5·6기) ▲부인 이순우씨와 2녀 2018-07-23 00:00
詩心으로 보는 세상
[詩心으로 보는 세상] 실은, 일상이 신비로운 것이다 이미지 [詩心으로 보는 세상] 실은, 일상이 신비로운 것이다 나는 일상이 신비롭다. 오늘도 자고 내일도 자고 모레도 자야 한다. 오늘도 일어나고 내일도 일어난다. 죽을 때까지 나는 이 일상을 계속 반복할 것이다. 평생을 잔다. 평생 자고, 평생 일어나고, 평생 밥 먹고, 평생 일하고, 평생 놀고, 평생 싸운다. 오늘 싸우고 그다음날 또 다른 일로 싸우고, 그다음날은 열 받고, 그다음날 생각지도 않은 일로 즐겁다. 기쁜 일은 도처에 있고, 슬픈 일도 도처에 널려 있다. 나는 심심하고, 심심하고, 심심하다. 너무너무, 너어어어무, 심심하다보니, 다아아, 보인다. 달팽이도, 참새들도, 지렁이도, 유리창에 붙어 있는 청개구리도, 올챙이도, 작은 연못에 큰 대(大)자로 뻗어 놀고 있는 무당개구리도, 참깨도, 바람도, 풀잎 사이로 날아다니는 흰나비도, 바람을 몰고 가는 바람도, 밤마다 샘물을 흐려 놓는 가재도, 다 보여 심심하지 않다. 바람을 따라가 보라. 흰나비를 따라가 보라. 꾀꼬리가 저 건너에서 마을 쪽으로 날아온다. 우와! 노란 새가 마을 위를 날아간다. 나는 사소한 것들이 신비롭고, 소소한 것들에 생각이 뭉게구름처럼 피어난다. 신기한 것들, 특별한 것들, 생소한 것들은 금세 잊히고 사라진다. 늦봄 마을 뒷산 당산나무에 찾아와 남의 집을 빼앗느라고 마을을 시끄럽게 하는 파랑새보다, 늘 내 곁에 사는 참새가 신비롭다. 해가 지면 참새들이 우리 집 옆 고욤나무로 다 모여든다. 참깨를 볶는 솥단지 속처럼 참새들은 시끄럽게 재잘거린다. 하루 종일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아침에 일어나면 또 시끄럽다. 하루 종일 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을까. 시끄럽게 재잘거리다가 참새들은 삶의 현장으로 날아간다. 나는 참새들이 걷지 않고 통통통 뛰어가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어서 혼자 웃는다. 두 발이 있는데 생전 걷지 않고 뛰는 참새들, 이 어찌 신비롭지 않은가. 참새들은 빨랫줄처럼 직선으로 난다. 작고 힘 없는 몸으로 늘 먹고 사는 일이 긴장의 연속인 것이다. 떨어진 나뭇잎을 뒤집어보는 일, 바람이 지나가는 풀밭을 보는 일, 노을을 사윌 때까지 바라보는 일. 텃밭의 깨꽃이 피었다. 지난해에도 피더니, 올해도 피었다. 올해는 제비가 날아와서 동네 하늘을 날아다닌다. 제비가 날아다니는 푸른 하늘, 이 어찌 신비롭지 않은가. 김치를 이렇게 오랫동안 먹다니, 정말 신비롭지 않은가. 배추를 가지고, 무를 가지고 이렇게나 많은 음식을 만들다니. 피자를 평생 먹을 수 있는가. 돼지고기를 끼니 때마다 먹을 수 있는가. 실은, 이 일상이 신비로운 것이다. 김용택 (시인) 2018-07-23 00:00
당당한 귀농, 행복한 귀촌! K-FARM 박람회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마케팅해야” 이미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마케팅해야” 성공창업농의 ‘창농꿀팁’ 오천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 “창농을 할 땐 소비자 관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객이 제품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을 가질 것인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오천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사진)가 강조한 성공적인 창농 비결은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관점’이다. 단순히 1차 생산물을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마케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가 말하는 소비자 관점이란 다음과 같다. 아버지가 사과농사를 짓는다고 하자. 아들은 추가소득을 올려보고자 비품으로 나온 사과를 가공해 즙을 팔겠다고 한다. 오 대표는 대부분의 농장이 보통 여기에서 그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사과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고려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는 사과를 빨갛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사과즙을 보면 그다지 빛깔이 좋지 않은 누런빛이 나온다”라며 “이걸 고려하지 않고 사과즙만을 그대로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고려한 창업의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령 빨간 비트와 사과를 결합해 가공한 즙을 유통한다면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단계까지 넘어가야만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얘깃거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농촌에서의 창업가 역할도 강조했다. 창농 6년 차로 주변 농가들의 농산물을 활용해 이유식을 판매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오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자본의 흐름을 농촌에까지 오게 하는 것이 우리와 같은 창업가의 역할”이라며 “농가가 보지 못하는 돈의 흐름을 잡아서 모든 지역이 상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2018-07-23 00:00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영화처럼…] 통영 연화도…수국이 몽글몽글 마음도 몽글몽글 이미지 [영화처럼…] 통영 연화도…수국이 몽글몽글 마음도 몽글몽글 연화사와 부속 암자인 보덕암을 잇는 길은 여름이면 수국이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경남 통영 연화도 시원한 바닷바람 찾아 떠난 드라마 ‘연애의 발견’ 촬영지 주인공 남녀의 데이트 코스 따라 연화사·출렁다리 등 거닐다보면 어느새 가슴 설레고 입가엔 미소가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이럴 땐 답답한 내륙을 벗어나 시원한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섬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남해안과 서해안에 보석 같은 섬들을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드라마 <연애의 발견> 촬영지로 이름을 알린 경남 통영 연화도를 다녀왔다. 통영항에서 배로 한시간을 달려 닿은 섬, 연화도(蓮花島). 섬 모양이 바다에 핀 연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용하던 섬마을은 배에서 쏟아진 외지인들로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항구에서 10분 정도 걸어 첫번째 목적지인 연화사에 도착했다. 이 절은 30년 전인 1988년에 지어졌지만 그 기원은 5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길다. 조선시대 유명한 고승인 사명대사도 이곳에서 수행했다. 사찰 건물은 법당인 대웅전과 승려들의 거처인 요사채뿐이지만 전체 분위기는 웅장하고 기품 있다. 절 곳곳엔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특히 연화사에서부터 부속 암자인 보덕암에 이르는 약 1㎞ 길엔 수국이 만발해 장관을 이뤘다.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봤던 레드카펫을 직접 걸으면 이런 기분일까. 수국 사이로 내딛는 발걸음이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가벼웠다. 사실 이렇게 들뜬 이유는 수국 말고도 또 있었다. 이 길이 <연애의 발견> 주인공 태하(문정혁 분)와 여름(정유미 분)의 데이트 장소였기 때문이다. 연화도의 명물 출렁다리. 진주행 기차에서 처음 만난 태하에게 한눈에 반한 여름. 태하의 목적지가 연화도란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우연을 가장해 이곳에서 그와 재회했다. 이후 두 사람은 연화사·출렁다리 등을 함께 여행하며 사랑을 싹틔웠다. 드라마 속 사랑의 성지였던 곳에 직접 와 있으니 “뭔가 찌릿하고 뭔가 몽글몽글 부풀어 오른다”는 여름의 대사처럼 가슴이 설렜다. 섬 최고봉인 연화봉에서 바라본 용머리해안.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섬 최고봉인 연화봉이다. 이 봉우리는 해발 212m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가파른 오르막길 탓에 산을 오르는 내내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정상에 도착해 숨을 고르고 나서야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뿌연 해무로 허물어진 바다와 하늘의 경계. 그 위에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뿌려져 있었다. 육지에선 볼 수 없는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중에서도 용머리해안이 단연 눈길을 사로잡았다. 용이 바다를 향해 내달리는 듯한 형상을 한 이 해안은 통영팔경 중 하나로 꼽힌다. 풍광을 만끽하다보니 산행의 고단함은 어느새 사라졌다. 멀리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화석이 됐다는 전설이 깃든 망부석바위. 정상에서 한숨 돌린 뒤 연화도의 또 다른 명물인 출렁다리로 갔다. 아찔한 협곡을 이은 다리는 한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춤을 췄다. 아득한 아래를 내려다볼 엄두가 나질 않아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기암괴석으로 눈을 돌렸다. 촛대를 닮아서 이름 붙여진 촛대바위와 멀리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화석이 됐다는 망부석바위 등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천천히 스쳐 지나갔다. 섬에서의 시간은 육지보다 빨리 흘렀다. 연화도 안내장에는 3시간 정도면 섬 대부분을 돌아볼 수 있다고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가는 곳마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경치 탓이다.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며 연화도에서의 반나절을 머릿속에 그렸다. 사방이 바다로 갇힌 섬에서 만끽한 자유로움 덕에 입가엔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역설적이게도 섬에 고립되고 나서야 일상에서 탈출한 셈이다. 이런 기분은 섬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게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배를 타고 이동하는 번거로움이 상쇄됐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 배에 몸을 실었다. 통영=최문희, 사진=김덕영 기자 mooni@nongmin.com 드라마 ‘연애의 발견’ 현실감 넘쳐 공감되는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 2014년 여름 KBS에서 방영됐다. 태하와의 연애를 끝내고 하진(성준 분)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여름. 그 앞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 태하가 돌아오며 일어나는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공감 가는 대사와 현실적인 연애담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8-07-20 00:00
인터뷰
“콩 점무늬병 등 방제 탁월한 ‘아데피딘’ 내년 국내 선뵐 것” 이미지 “콩 점무늬병 등 방제 탁월한 ‘아데피딘’ 내년 국내 선뵐 것” [인터뷰] 존 파 신젠타그룹 작물보호제 총괄사장 벼 병충해 방제법 보급도 종자부문 세계 2위 목표 데이터 수집·활용에 관심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신젠타그룹이 되겠습니다.” 20여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존 파 신젠타그룹 글로벌 작물보호제 사업부 총괄사장. 2016년 중국 국영기업 켐차이나에 인수된 후 신젠타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방안을 소개하고자 한국을 방문한 그를 최근 서울 종로구 신젠타코리아 사무소에서 만났다. 존 파 사장은 이 자리에서 “작물보호제 선도기업으로서 전세계 100여곳에 분포된 연구·개발(R&D)센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작물보호제를 적극 출시하겠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콩·옥수수·사과·토마토 등의 점무늬병·흰가루병·곰팡이병 방제에 탁월한 살균제인 <아데피딘>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미국·아르헨티나·뉴질랜드 등에 등록돼 공급 중인 이 약제를 2019년쯤 한국에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고령화 등으로 일손이 부족한 농촌현실을 고려해 노동력·비용 절감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벼 병충해 방제법인 ‘그로모어 프로그램’의 보급 확대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신젠타는 선택성·비선택성 제초제와 살충제 등을 개발해 세계 작물보호제 시장을 주도했으나, 종자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보완하고자 아시아는 벼, 남미는 옥수수, 유럽은 밀·보리 등 지역적 특성에 맞춰 종자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도 공개했다. 존 파 사장은 “지역별·국가별로 경쟁력 있는 종자회사의 인수·합병 및 연구개발에 힘써 종자부문 세계 2위로 도약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고 털어놨다. 존 파 사장은 특히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폭 넓게 활용하는 정밀농업의 실현을 위해 ‘디지털 역량구축’을 그룹의 중요 과제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초고속통신망과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한국은 신젠타가 지향하는 디지털 역량구축 비전과 부합하는 협력 대상”이라며 “앞으로 한국의 농자재 회사는 물론 농민들과의 협력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 2018-07-20 00:00
대중문화 돋보기
[대중문화 돋보기] 16세 중딩농부의 맛깔나는 ‘농사’ 이야기 이미지 [대중문화 돋보기] 16세 중딩농부의 맛깔나는 ‘농사’ 이야기 tvN ‘풀 뜯어먹는 소리’에 출연 중인 청년농부 한태웅군. [대중문화 돋보기] tvN ‘풀 뜯어먹는 소리’ 경기 안성서 실제 농사짓는 중학생 농부 한태웅군, 프로그램 구심점 역할 톡톡 연예인 출연자들이 한군의 하루 일정 그대로 따라가 그간의 농촌 예능과 ‘차별화’ 농촌 현실 고스란히 보여줘 tvN 예능 프로그램 <풀 뜯어먹는 소리>에는 이제 겨우 16세인 중학생 농부 한태웅군이 출연한다. 한군은 2017년 9월 KBS <인간극장>에서 ‘행복한 대농을 꿈꾸는 15세 소년농부’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풀 뜯어먹는 소리>는 경기 안성에서 실제 농사를 짓는 이 소년을 중심으로 농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 점에서 다른 농촌 소재 예능 프로그램들과는 차이가 있다. 지금껏 농촌은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였다. 1998~2000년 방영됐던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는 시골에 내려가 할아버지·할머니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내용을 방송해 큰 인기를 끌었다. KBS <1박2일>은 가끔 농촌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따뜻한 시골 인심을 전했고, MBC <무한도전>은 1년간 장기 프로젝트로 직접 농사지은 쌀을 기부하는 특집방송을 했다. 예능 사상 처음으로 농촌에 정착해 살아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KBS <청춘불패>, 농촌에서 오직 하루 세끼만을 챙겨 먹는 tvN <삼시세끼>도 있었다. 그간의 농촌 예능 프로그램이 힐링과 정을 주요 포인트로 다뤘다면 <풀 뜯어먹는 소리>는 조금 다르다. <풀 뜯어먹는 소리>에선 연예인 출연자들이 한군의 하루 일정을 그대로 따라간다. 이들은 새벽 5시반이면 눈을 떠 염소와 소들의 먹이를 챙겨주고, 온종일 모내기를 한다. 비 오는 날에는 비닐하우스에서 두둑을 만들고 작물을 심는다. 물론 틈틈이 쉬는 시간에 새참을 먹으며 재밌는 게임을 하거나 한군이 구성진 목소리로 트로트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예능이 추구해왔던 ‘놀이’보다는 ‘농사’에 더 집중한다. 이 방송이 이런 형태를 띠게 된 이유는 프로그램의 구심점이 연예인 출연자들이 아닌 농부인 한군이기 때문이다. 한군은 연예인들처럼 남을 웃기려 하지도 않고 잘 웃기지도 못한다. 다른 사람의 우스운 행동에 크게 웃음을 짓지도 않는다. 하다못해 게임을 하려고 해도 ‘007빵’ 같은 흔한 게임조차 모른다. 그간 오로지 농사만 생각하고 다른 덴 신경을 끄고 살았던 것이다. 방송에서 한군은 가끔 우리를 숙연하게 만드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가 농사짓는 논의 크기는 여섯마지기(3966㎡·1200평). 그러나 인건비·비료값·모판값 등을 제하고 나면 1년 동안 3305㎡(1000평)가 넘는 땅에서 농사를 지어도 50만~60만원밖에 남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농민들이 벼농사를 포기하고 있지만, 그러면 이 땅에서 쌀은 물론이고 농민도 없어질까 봐 농사를 짓는다고도 했다. 한군은 경작을 하지 않아 풀밭이 된 논밭에 공장이 들어오고,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을 가슴 아파했다. 이렇듯 도시의 아이들과는 달리 농촌의 아날로그적인 삶을 소중히 여기는 한군은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하다. 농사일은 고되지만 농작물과 가축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낀다는 한군의 이야기처럼 이 프로그램은 농사뿐만 아니라 별거 아닌 새참 하나, 물 한모금에도 느껴지는 행복감을 담아낸다.   <풀 뜯어먹는 소리>는 농촌의 고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도 그곳이 얼마나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가를 동시에 표현한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한군처럼 생각이 잘 익은 청년농부가 있다.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2018-07-18 00:00
요즘, 이꽃!
[요즘, 이꽃!] 스카비오사…무더위 속 싱그러운 연보랏빛 위안 이미지 [요즘, 이꽃!] 스카비오사…무더위 속 싱그러운 연보랏빛 위안 요즘, 이꽃! (13)스카비오사 화병에 한두송이…‘기분 업!’ 꿉꿉한 날씨 탓에 기분이 착 가라앉으려 할 때 마주하면 어느새 미소를 머금게 되는 꽃이 있다. 싱그러운 연보라색 꽃잎을 지닌 ‘스카비오사(사진)’다. 사실 스카비오사는 흰색·분홍색 계열도 있지만, 남다른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연보라색·청색이 인기다. 또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줄기는 특유의 하늘하늘한 매력 때문에 한단을 그대로 화병에 꽂아도 아름답고, 작은 화병에 한두송이만 꽂아도 멋스럽다. 꽃꽂이를 할 땐 활짝 핀 꽃은 아래쪽에, 봉오리나 덜 핀 꽃은 위쪽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 아게라덤·리시안서스와 같이 동그란 화형에 파스텔 색감을 가진 꽃들과 잘 어울린다. 스카비오사는 다듬을 데가 거의 없긴 하지만 외관상 보기 안 좋은 잎이나 줄기 아래쪽에 달린 잎 정도만 제거해주면 된다. 꽃잎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떨어지므로 다룰 때 특히 조심해야 하고, 물은 매일 갈아주도록 한다.  ◇사진제공=aT 화훼공판장 김난 기자 kimnan@nongmin.com 2018-07-18 00:00
영농 브리핑
[영농 브리핑] 벼 흰잎마름병, 수확 전까지 집중 발생 이미지 [영농 브리핑] 벼 흰잎마름병, 수확 전까지 집중 발생 벼 흰잎마름병 방제 나서야 장마와 잦은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벼 흰잎마름병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장마가 끝난 7월 중순부터 벼 수확 전까지 흰잎마름병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며 방제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흰잎마름병에 걸린 벼는 잎이 하얗게 마르면서 말라 죽는다(사진). 또 흰잎마름병은 벼잎의 광합성을 방해해 알곡을 정상적으로 여물지 못하게 한다. 해마다 전국적으로 약 1만㏊의 논에서 흰잎마름병이 발생하고 있다. 발병을 확인하면 7일 간격으로 가스가마이신·발리다마이신에이 성분의 약제로 방제해줘야 한다. 또 깨끗한 물로 논물 걸러대기를 하면 방제에 도움이 된다. 고추 탄저병 ‘주의보’ 농촌진흥청이 고추 탄저병 발생주의보를 내렸다. 탄저병에 걸리면 고추 표면이 움푹 들어가면서 10㎜ 안팎의 갈색 병반이 발생한다. 탄저병은 주로 기존에 발생했던 탄저병균이 토양이나 잔가지에 남아 있다가 비가 오면 빗방울을 타고 과실에 침투한다. 장마가 길고 비가 잦은 해에 발생 가능성이 큰데, 올해는 7월 예상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돼 발병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탄저병을 확인했다면 발생 초기부터 10일 간격으로 2~3회에 걸쳐 방제해야 한다. 등록 약제로는 <타로닐> 수화제, <캡타폴> 수화제, <프로피> 수화제, <만코지> 수화제 등이 있다. 병든 열매를 그대로 두거나 이랑 사이에 버리면 방제효과가 50% 이상 감소하므로 매립 또는 소각해야 한다. 붉은불개미 방제 요령 책자 발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는 붉은불개미를 예찰·방제하는 요령을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 임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남미지역이 원산지인 붉은불개미는 독성이 있는 해충으로 사람이나 가축을 물어 가려움증, 알레르기성 쇼크 등을 유발한다. 곤충 생태계를 교란시켜 임산물에 경제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다. 6월20일 부산항에서 발견된 이후 7일 인천항에서도 발견된 상태다. 책은 붉은불개미의 특성과 함께 발견했을 때 독 먹이를 살포해 방제하는 방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 시·군·구청의 산림녹지과에서 책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산림과학원 홈페이지(www.nifos.go.kr)에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2018-07-18 00:00
북한 바로알기
농자재 공급 난항 겪는 북한, 생산성 높이려 ‘자율처분권’ 확대 이미지 농자재 공급 난항 겪는 북한, 생산성 높이려 ‘자율처분권’ 확대 2005년 금강산 인근에서 통일을 기원하는 모내기 행사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농민신문DB 북한 바로알기 (2)생산·생활조직 협동농장 농산물, 계획수매로 유통 노동일 따라 분배 차등 농업개혁 성과 높이려 작업분조 규모 지속 축소 산 개간하는 소규모 농사 허용 “협동농장에 시장요소를 접목해 개혁하면 북한 식량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북한농업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내놓은 처방이다. 그만큼 협동농장이 북한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 2016년 현재 협동농장은 북한 전체 경작지 191만㏊ 가운데 91.6%인 175만㏊를 점유하고 있다. 농경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협동농장의 운영을 효율화하고 농민들의 영농의욕을 고취하는 일은 북한의 오랜 숙제였다. 북한은 식량증산을 위해 협동농장의 변화를 꾸준히 모색했지만, 아직도 근본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소농한계 극복 위해 협동농장 결성=협동농장이 등장한 것은 1958년 8월이다. 사회주의 협동화가 완료되면서 자작농 체제를 현재와 같은 협동농장 체제로 전환했다. 영세한 소농 경영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주의 대농 경영체제로 바꾼 것이다. 현재 협동농장수는 3000곳 정도로 알려졌다. 리(里)단위로 조직된 협동농장은 협동농장관리위원회가 총괄하며, 생산조직과 관리조직으로 이원화돼 있다. 생산조직은 작업반과 작업분조가 맡는다. 작업반은 자연마을단위로 조직돼 있다. 이곳에선 통상 70~100명이 함께 농작업을 한다. 작업반의 종류로는 농산작업반(식량생산)·기계화작업반·남새(채소)작업반 등이 있다. 작업분조는 사회주의 집단 생활을 위한 기본조직으로 생산·분배 역할을 맡는다. 작업분조 규모는 평야지대 15~30명, 중간지대 12~18명, 산간지대 8~12명이다. 작업분조별로 토지가 배정된다. 협동농장의 전체 생활을 담당하는 관리조직은 생산부위원장·기사장·생활부위원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협동농장은 농촌 신용·행정·복지·문화 서비스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협동농장은 탁아유치원·문화센터·진료소·상점 등을 운영한다.  ◆농업생산성은 낮아=북한에서는 국가계획대로 모든 농산물을 생산한다. 협동농장은 국가계획기관이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를 통해 시달한 국가농업생산계획을 현장에서 시행하고 있다. 국가가 농자재를 일괄 공급하며 비용은 농산물 수확 후 현물로 받는다. 농산물은 대부분 계획수매를 중심으로 유통된다. 일부는 자유수매와 자체수매 방식으로 팔리기도 한다. 분배는 농장의 수입총액에서 지출총액을 차감한 뒤 연말총회를 거쳐 현물 또는 현금으로 한다. 농장원에 대한 분배는 소득에서 협동농장의 공동기금을 공제한 후 노동일수에 따라 차등해서 한다. 하지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농자재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산·수매·분배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협동농장이 농자재를 스스로 조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협동농장은 재정적으로는 독립채산제로 운용된다. 협동농장은 국가로부터 생산목표를 부여받지만, 국가예산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살림을 꾸려나간다. ◆농업개혁 추진…성과는 미흡=북한은 1990년대말부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업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생산계획과 집행과정에서 자율권을 확대하고, 분배과정에서 경제적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북한은 작업분조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했다. 지금은 가족단위인 4~6명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반면 초과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자율처분권은 확대했다. 국가에 바치고 남은 농산물은 개인이 시장에 팔아 30%까지 이윤을 챙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결과 생산량이 30~40%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식량난이 지속되자 개별농가에게 991~1983㎡(300~600평) 규모로 산을 개간할 수 있는 소규모 농사를 허용했다. 상당수 개별농가는 스스로 식량난을 해결하고 농산물을 장마당(시장)에서 팔아 생필품을 구입하고 있다. 이는 협동농장의 국가 농자재 조달과 농산물 수매체계의 약화를 초래했다. 특히 자금부족을 겪는 협동농장들이 늘면서 국가의 농산물 수매기능도 약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돈주(개인)로부터 돈을 빌려 농자재를 구입하고 농사가 끝난 후 현물로 상환하는 협동농장이 늘어나고 있다. 임현우 기자 limtech@nongmin.com 2018-07-18 00:00
21세기 이솝우화
[21세기 이솝우화] 행운은 ‘행운’일 뿐… 이미지 [21세기 이솝우화] 행운은 ‘행운’일 뿐… 일러스트=이철원 21세기 이솝우화 (11)환상은 굶주린 배를 채워주지 않는다 한번 얻은 특별한 요행에 집착 도박 등 사행성 게임에 빠지면 ‘행운의 단맛’ 대신 재산만 잃어 예전에 맛봤던 무화과 맛을 잊지 못하는 갈까마귀가 있었다. 여름부터 갈까마귀는 무화과나무를 떠나지 않고 그곳을 지켰다. 가지에 달린 열매가 작고 푸르렀지만 그 위에 앉아 열매가 익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여우가 봐도 이상한 일이었다. 처음엔 거기에 앉아 쉬는가 했는데 오며가며 볼 때마다 갈까마귀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궁금하다 못해 여우가 물었다. “이봐, 하늘을 나는 친구. 내가 여러 날 봤는데, 자네는 늘 거기에 앉아 있군. 갑자기 하늘을 나는 법을 잊어버리기라도 했나, 아니면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그러자 굶주림 속에서도 무화과가 금방 익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던 갈까마귀가 대답했다. “예전에 이곳을 지나다가 이 나무에 열린 무화과를 따먹었더니 그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네. 양도 많아서 배가 부르고. 그래서 열매가 익기를 기다리는 거라네.” 그 말을 듣고 난 여우가 말했다. “이런 미련한 친구를 봤나. 무화과가 익자면 아직 한 계절이나 기다려야 하는데 지금 자네 배는 너무 홀쭉하지 않은가. 자네는 한때 맛봤던 옛 영화에 희망을 걸고 있는데, 언제 이뤄질지 모를 희망은 환상을 줄지는 몰라도 굶주린 배를 채워주지는 않는다네.” 이 이솝우화와 비슷한 이야기가 우리가 즐겨 인용하는 중국 고사에도 있다. 어떤 농부가 밭을 가는데 토끼 한마리가 튀어 나와 밭가의 나무 그루터기에 머리를 부딪쳐 죽었다. 뜻밖에 토끼를 얻은 농부는 다음날부터 밭을 갈 생각은 않고 나무 그루터기만 지켜보다가 농사를 망쳤다. 그래서 나온 사자성어가 ‘수주대토(守株待兎·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림)’다. 이야기로 들을 때는 누구나 갈까마귀와 농부의 어리석음을 비웃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자기 처지가 되면 한때 맛봤던 환상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바로 필자와 어느 친구의 이야기다. 먼저 필자의 이야기부터 하자면 어린 시절 대관령 동쪽 산골마을에서 자라면서 철마다 산딸기를 따먹고, 바구니 들고 오디를 따러 다녔다. 여름이면 형제들이 함께 족대를 들고 고기가 잘 잡히는 명당 보를 찾아다녔다. 가을이면 머루와 다래도 바구니 넘치게 따오고, 이 산 저 산 돌아다니며 어린아이 팔뚝 굵기만 한 송이버섯도 제법 따왔다. 어느 산에 능이버섯이 많이 나고, 어느 산에 송이버섯이 많이 나며, 또 어느 산에 호두와 비슷한 가래와 산밤이 많이 떨어지는지 형제들마다 머릿속에 지도 하나씩 가지고 자랐다. 그로부터 길게는 50년, 짧게는 40년이 지났다. 어린 시절 머릿속 지도가 지금과 맞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한달에 한번 고향에 갈 때마다 옛 기억을 떠올려 저마다 자기의 무화과나무를 찾아가는 것이다. 여름이면 예전에 고기가 잘 잡히던, 그러나 지금은 농약 때문에 고기씨가 마른 명당 보에 꼭 한번 족대를 대봐야 직성이 풀렸다. 가을이면 제풀에 달려오는 토끼를 기다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이제는 나무가 굵어져 송이가 날 수 없는 소나무 숲도 꼭 둘러보게 된다. 그러나 이 정도는 추억을 되새기는 일이라 허탕을 쳐도 즐겁다. 문제는 저 갈까마귀처럼 거기에 인생을 거는 경우다. 김영호씨는 수년 전 아주 우연한 기회에 강원랜드 카지노를 방문했다. 처음에는 그곳에 이름도 멋진 ‘운탄고도(運炭高道·예전에 석탄을 나르던 높은 지대의 길)’라는 트래킹 코스를 여러 친구와 함께 걸으러 가서였다. 그날 함께 간 친구들의 강권으로, 그야말로 따도 그만 잃어도 그만인 오락으로 친구들과 함께 슬롯머신을 했다. 친구들은 모두 돈을 잃었는데 김씨만 친구들이 잃은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땄다. ‘내게 특별한 행운이 따랐구나’가 아니라 ‘내가 특별한 행운을 타고났구나’ 하는 착각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김씨는 늘 거기에서 사는 중독은 아니지만 약간의 여윳돈만 생기면, 아니 수중에 돈만 들어오면 그곳부터 떠올렸다. 처음 방문했을 때 맛봤던 ‘무화과의 단맛’을 끝내 잊지 못한 것이다. 필자는 김씨가 예전에는 누구보다 그것을 경계하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추억으로든 요행으로든, 갈까마귀에게도 사람에게도 한번 맛들인 무화과의 단맛은 그토록 강하다. 그러나 환상은 굶주린 배를 채워주지 않는다. 이순원<소설가> 이순원 소설가는… 1957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나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와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동인문학상·현대문학상·이효석문학상·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그 여름의 꽃게> <얼굴> <은비령>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첫사랑> <순수> <삿포로의 여인> 등 다수가 있다. 2018-07-18 00:00
'아름다운 농촌 가꾸기'로 농업가치 높인다
마을벽화, 사후관리 안되면 흉물로…차별화도 필요 이미지 마을벽화, 사후관리 안되면 흉물로…차별화도 필요 마을 벽화사업 문제점은 최근 환경개선을 위해 마을마다 추진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벽화 그리기다. 낡은 주택의 벽이나 담장에 그려진 색색의 벽화는 마을을 깔끔하게 단장하고 시선을 끄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유행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벽화는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마을 벽화는 2006년 정부의 공공미술사업과 2009년부터 진행된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의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하지만 벽화에 대한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는 마을은 많지 않다. 벽화는 시간이 지나면 칠이 벗겨지고 색이 변하기 마련인데, 사후관리를 하지 않아 흉물로 전락한 벽화도 있다. 따라서 벽화에 대한 유지보수 계획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년에 한번씩 공모전을 개최해 그림을 전면 교체하는 경남 통영 동피랑벽화마을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마을별로 벽화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다. 마을의 정체성과 스토리가 있는 그림보다는 다른 마을에서 인기를 얻은 그림이나 만화 캐릭터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마을의 역사·문화·자연환경에 어울리는 벽화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당 서정주 생가가 있는 전북 고창 안현돋음별마을의 벽화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를 테마로 한 벽화에는 주민들의 얼굴과 국화꽃이 함께 그려져 호응을 얻고 있다.   벽화작업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벽화마을에 대해 연구한 음영철 삼육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벽화의 기획단계부터 작업에까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벽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관리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 2018-07-18 00:00
귀농·귀촌 지상 상담실
[귀농·귀촌 지상 상담실] 곤충·애완견 사육도 귀농인 인정 귀농창업자금 신청자격 있어 Q 경기지역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며 야간·주말을 활용해 귀농·귀촌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농지를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없어 귀농해도 작물재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부상하는 곤충을 키워볼까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농민으로 인정받아 귀농창업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추고 곤충을 사육하는 사람도 농민으로서 귀농인의 자격이 있습니다. 따라서 귀농창업자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농지법에 명시된 농민의 기준은 ▲1000㎡(303평) 이상의 농지(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농민이 아닌 사람이 분양받거나 임대받은 농어촌주택 등에 부속된 농지는 제외)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 사람 ▲농업경영을 통한 농산물 연간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 등입니다. 그리고 같은 법 시행령에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곤충의 사육 또는 생산에 대해 신고확인증을 받은 사람도 사육규모를 일정 수준 이상 충족하면 농민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곤충 사육규모는 꿀벌 10군체 이상, 풍뎅이 500마리 이상, 메뚜기 1000마리 이상 등입니다. 문의한 분이 키우려 하는 곤충이 어떤 종류인지, 어느 정도의 사육규모가 필요한지 반드시 숙지하고 그에 맞춰 귀농 및 자금 신청을 준비하기 바랍니다<표 참조>. Q 애견숍에서 일하며 애완견(반려견) 사육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애완견 사육도 귀농창업자금 신청 대상이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애완견 사육도 축산업으로 인정받아 자금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축산법에서 규정하는 가축의 종류는 소·돼지·말·양·사슴·토끼·닭·오리·거위·칠면조·메추리·타조·꿩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입니다. 개도 농림축산식품부령이 정하는 가축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부합하는 시설을 설치하고 축산업에 종사해 자격을 갖춘다면 사업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습니다. 종모견을 사육하거나 새끼를 분양받아 사육해 출하하는 경우에는 귀농창업자금 신청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축종별 사육규모와 시설기준이 별도로 규정됐는데, 애완견은 사육규모가 20마리 이상이어야 합니다. 단, 애완견을 전시·판매하는 유통판매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만약 애완견 사육을 계획한다면 축사부지와 축사 등의 인허가 기준 등을 꼼꼼히 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귀농하려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에게 문의해 상세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종합센터 상담센터(☎1899-9097) 2018-07-18 00:00
시골 다방열전
[시골 다방열전] 에어컨 작동 인색해도…“커피 리필은 무료죠” 이미지 [시골 다방열전] 에어컨 작동 인색해도…“커피 리필은 무료죠” 형제다방의 외부 전경. 시골 다방열전 (17)충북 청주 형제다방 어느덧 70대가 된 주인장 다방 꾸려온 지 올해로 23년차 비 올 땐 부침개, 더울 땐 수박…손님들 “박 사장 인심 아주 후해” “에어컨이 장식품도 아닌데, 이런 날씨에도 안 켜면 대체 언제 켜요?” 충북 청주시 미원면 미원교차로 길모퉁이 건물에 있는 형제다방 안. 무더위에도 에어컨 대신 선풍기 2대만이 손님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그래서 손님들의 성화가 잇따른 것. “아끼는 게 습관이 되다보니 에어컨은 어지간하면 잘 켜지 않아요. 정말 더울 때나 가끔 켜는 정도죠.” 다방 주인 박정림씨(72)는 절약정신이 몸에 밴 시골 사람답게 에어컨 작동에 인색하다. 손님들의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커피를 내린다. 그렇게 다방을 꾸려온 지 올해로 23년차에 접어들었다. 40대 마지막 해에 다방 개업을 한 그녀가 어느덧 70대가 된 것이다. 다방 이름은 건물 주인과 예전 다방 주인이 형제지간이었던 이유로 지어졌다. “전 주인도 다방을 10년 넘게 운영했다고 하니 형제다방은 30년은 족히 넘은 곳이죠. 시간이 그렇게 흐르면서 다방에도 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1996년 객지에서 온 박씨는 지인의 권유로 당시 문 닫은 이 다방을 인수했다. 그리고 몇년간의 적응기간을 거치며 2000년대에 들어서자 호황을 맞았다. 많았을 때는 종업원을 5명이나 뒀다. 하지만 여느 시골과 마찬가지로 미원면도 젊은이들이 자꾸만 도회지로 빠져나가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9년 박씨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몸도 불편해졌다. 그 바람에 전처럼 일하지 못하게 되자 리모델링해 가게 내부를 좁혔다. “지금은 예전처럼 돈을 좇지 않아요. 그저 운동 삼아 손님들에게 봉사하는 차원에서 다방을 지키며 세월을 보내고 있어요.” 설다방의 커피값은 2500원. 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1000원 할인된 1500원에 판매한다. 박씨가 말한 봉사의 대표적인 예는 ‘어르신 할인’이다. 한잔에 2500원인 커피를 어르신들께는 1000원 할인된 1500원에 판매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 오는 날이면 손님들에게 부침개도 부쳐드리고, 더울 땐 수박도 잘라 드리고, 더러는 식사도 같이 한다. 커피 리필은 당연히 무료다. “박 사장은 덕인(德人)이에요. 손님들을 가족처럼 대해줄 정도로 인심이 아주 후하죠. 그래서 그런지 여기가 내 집처럼 편해요.” 다방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윤경한씨(87)의 형제다방을 향한 마음은 일편단심이다. 그래서 다른 다방은 쳐다보지도 않고 이곳에만 온단다. 윤씨와 친한 오병록씨(85)도 마찬가지다. ‘노인’ 소리가 듣기 싫어서 노인정에는 안 간다는 어르신들은 다방에 마주 앉아 살아온 인생을 추억하고, 정치도 논하고, 조상도 기리며 시간을 보낸다. 충북 청주시 미원면에 있는 형제다방을 찾은 어르신들이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농사 그만둔 우리 나이쯤 되면 대화 상대가 별로 없지요. 그런데 여기 오면 항상 저 친구와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나이에도 서로에게 귀감이 되고, 충고도 달게 받아들이는 사이죠. 이런 친구 만나기 어려워요.” 신이 난 듯 둘 사이를 자랑하는 오씨의 말 속엔 끈끈한 신뢰와 정이 담겼다. 다방 주인 박씨는 그런 어르신들의 찻잔에 커피를 채워주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거든다. 그렇게 오전부터 다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 어르신들은 해가 질 무렵까지 자리를 지킨다. 커피 한잔 나누며 어르신들이 서로 정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 곳. 그곳의 이름은 형제다방이다.   청주=김동욱 기자 jk815@nongmin.com 2018-07-18 00:00
그 노래 그 사연
[그 노래 그 사연] 장사익의 ‘찔레꽃’, 찔레꽃 앞에 주저앉아 운 사연…노래로 만들어 이미지 [그 노래 그 사연] 장사익의 ‘찔레꽃’, 찔레꽃 앞에 주저앉아 운 사연…노래로 만들어 이 노래는 장사익이 들찔레꽃 앞에 주저앉아 한없이 운 사연을 곡으로 만든 것이다. 그는 1995년 어느 날 집 앞 화단에서 활짝 핀 장미를 발견했다. 그때 어디선가 싸한 향내음이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벌·나비가 취하고도 남을 알싸한 달콤함. 그는 코끝을 장미에 갖다 댔다. 하지만 향기의 근원지는 장미가 아니었다. 향기의 주인공은 화려한 장미가 아니라 그 뒤에 숨은 듯 조용히 자리 잡은 하얀 찔레꽃이었다. 그는 털썩 주저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자신이 바로 들찔레꽃임을 깨달은 것. 그는 이날 있었던 일을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 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장사익 ‘찔레꽃’ 1절) 장사익은 한을 읊조리는 소리꾼이었다. 그는 라이브 공연만 고집했다. 생(生)목소리로 관객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다. 그의 목소리는 온몸을 쇠붙이 세탁기에 돌리면 나올 법한 쇳소리다. 그의 소리 앞에는 언어가 필요 없다. 찔레는 들장미라고도 한다. 가시가 있어서 찔리면 몹시 아프다. 그래서 찔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찔레 덩굴에는 사랑 이야기도 담겨 있다. 하얀 찔레꽃이 피어날 때 처녀·총각은 깨진 사기그릇 조각에 연애편지를 담아 덤불 속에 감췄다. 편지를 꺼내려면 찔레 가시에 찔릴 수밖에 없었다. 사랑에는 아픔이 따른다는 의미다. 장사익은 1949년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서울로 올라와 선린상업고(현 선린인터넷고) 3학년 2학기 때 보험회사에 취업한 이후 25년간 20여개의 직업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 1992년 마흔셋에 결심했다. 지금부터 딱 3년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이때 지인 소개로 이광수 사물놀이패에 입단해 사물놀이와 태평소를 연주하며, 공연 뒤풀이 가수로 ‘동백 아가씨’ ‘찔레꽃’을 불렀다. 여기서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을 만났다. 1994년 11월6일 홍익대 앞 소극장에서 생애 첫 공연을 했다. 그때부터 그의 인기는 날개를 달았다. 그의 인생에서 노래 부른 시간은 꽃, 그렇지 못한 시간은 눈물이었다. 유차영<솔깃감동스토리연구원장, 한국콜마 이사> 2018-07-18 00:00
이지훈의 경제이야기
이지훈의 경제이야기 (33)조세의 귀착 이미지 이지훈의 경제이야기 (33)조세의 귀착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 타격 줄이기 위해 오른 임금 일부 세금으로 지원 납세자도 부담 나눠 지는 것 최저임금, 모든 국민의 문제 진지하게 생각하고 토론해야 ‘최저임금 핑계로 줄줄이 오른다 …. 소비자가 봉인가!’ 어느 뉴스 기사 제목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치킨집이 그동안 받지 않던 배달료를 받고, 식당이 밥값을 올리는 등 서민 물가에 주름이 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기 힘든 영세 자영업자들이 할 수 없이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소비자들이 식당 주인이 져야 할 부담 일부를 나눠 진다고도 볼 수 있다. 내년 최저임금이 다시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가속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런 현상을 예견하지 못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잘 알고 있었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라는 고용노동부 소속 위원회가 정한다. 최근 이 위원회의 전 공익위원(전문가 그룹) 중 한분의 설명을 들었다. 그는 “최저임금 부담을 사용자가 100% 짊어지는 것은 최악이라고 본다”면서 “소비자가 그 부담을 물가 상승이란 형태로 나눠 지는 것은 완충 방안의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저임금제에 따른 사업주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 오른 임금의 일부를 세금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는데(근로자 1인당 13만원), 이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세금을 내는 국민 모두가 나눠 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근로자에게 임금을 올려줘야 할 사람은 사업주이지만, 그 부담은 사업주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소비자와 납세자에게도 돌아가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문제를 다루는 경제학분야가 ‘조세의 귀착(tax incidence)’이다. 쉽게 말해 정부가 세금을 부과할 경우 그 부담을 실제로 누가 지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에 세금을 매긴다고 하자. 한가지 방법은 판매자에게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 주인이 아이스크림을 한개 팔 때마다 정부에 100원씩 세금을 내는 식이다. 이때 세금 부담은 판매자에게만 돌아갈까? 아니다. 왜냐하면 세금 부담은 판매자의 비용을 올리는 셈이므로 판매자는 공급을 줄이려 할 것이고, 그 결과로 아이스크림가격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스크림 구매자는 예전보다 비싼 아이스크림가격을 지불하는 형태로 세금 부담의 고통을 나눠 지게 된다. 아이스크림 판매자는 가격이 오르긴 하지만, 오른 가격보다 많은 돈을 세금으로 내야 해(그 이유는 설명이 좀 복잡하므로 생략한다) 역시 손에 쥐는 돈은 예전보다 줄어든다. 정리해보자. 판매자가 세금 전액을 정부에 납부하는 건 맞지만, 실질적으로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공동으로 세금을 부담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아이스크림 판매자가 아니라 구매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살 때마다 정부에 100원씩 세금을 내는 식으로 말이다. 이 경우에도 세금을 정부에 납부하는 것은 구매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판매자도 세금을 일부 부담하게 된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세금을 내게 되면 아무래도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려는 구매 의향, 다시 말해 수요가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로 아이스크림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판매자는 같은 아이스크림을 팔고도 적은 돈을 손에 쥐게 되고, 결과적으로 세금 부담을 나눠 지는 셈이다. 결국 판매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나 구매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세금을 나눠 부담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는 놀라운 결론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법적으로 누가 세금을 부담하도록 하는가’와 ‘실제로 누가 세 부담을 짊어지는가’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최저임금 문제도 비슷하다. 사업주나 근로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문제다.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라 그 수준을 어떻게 정하고 부담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토론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지훈은…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한양대 경제학 박사 ▲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저서 <혼창통> <단(單)> <현대카드 이야기> 등 다수 2018-07-18 00:00
탐방 선도농협
[탐방 선도농협] 원당농협, 지역농산물 판매 활성화 앞장 이미지 [탐방 선도농협] 원당농협, 지역농산물 판매 활성화 앞장 경기 고양 원당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강효희 조합장(오른쪽 세번째)을 비롯한 직원과 조합원들이 판매 중인 지역농산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컬푸드직매장·장터 운영 소규모 농가 안정적 판로 제공 비료·폐영농자재 수거비 지원 농가 경영비 부담도 덜어줘 경기 고양 원당농협(조합장 강효희)이 조합원을 위한 다양한 실익사업과 농산물 판매 활성화에 앞장서 주목받고 있다. 원당농협은 농가 경영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각종 농자재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농약과 비료 등 1인당 최대 연간 300만원 상당의 농자재 구입비를 보조해 농가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는 것. 폐영농자재 수거비용도 1인당 최대 50만원 이내에서 50%를 지원한다. 농가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조합원 건강 돌보기도 빼놓을 수 없다. 수준 높은 건강검진서비스 제공은 기본이며, 올해는 새롭게 대상포진 예방접종비도 지원했다. 짝수년도에 출생한 조합원에게 대상포진 예방접종 비용 50%를 보조하며, 이미 접종을 마친 농가는 폐렴 예방접종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원당농협은 로컬푸드직매장 운영의 모범이 되고 있다. 소규모 농가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기 위해 2014년 5월 고양지역에서 맨 처음 문을 연 직매장에는 현재 500여농민이 300여품목을 출하하고 있다. 철저한 안전성 관리와 품질 좋은 상품 판매로 올해 매출액은 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도 받았다. 원당농협의 농산물 판매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농가에 더 많은 판로를 제공하기 위해 ‘찾아가는 로컬푸드직거래장터’도 열고 있다. 4.5t 직거래 차량을 이용해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곳의 아파트단지에서 장터를 연다. 차량에는 농산물과 바퀴가 부착된 판매대, 냉장 진열대, 카드결제가 되는 계산대 등이 실린다. 4월부터 10월까지 오후 2~5시에 열리는 찾아가는 장터는 입소문이 퍼져 주부들의 농축산물 구매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매번 농산물과 각종 장치를 차에서 내려 진열하고, 판매가 끝나면 다시 차에 옮겨 싣는 작업이 힘들긴 하지만 직원들은 농가를 생각하며 기꺼이 땀을 흘리고 있다. 강효희 조합장은 “조합원과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사업참여와 성원에 힘입어 원당농협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복지증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양=김은암 기자 2018-07-18 00:00
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
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 (236)기와 주막집 이미지 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 (236)기와 주막집 장대비 쏟아지던 날 길에 퍼질러 앉아 있던 노인을 사동이 자기 방에 데려가 보살펴 며칠 후 덩치 큰 장정이 사동을 무작정 끌고가는데… 천둥 번개 치고 장대비가 양동이로 퍼붓듯이 쏟아지는 늦은 밤. 주막집의 잠긴 사립문을 잡고 누군가 뭐라고 내뱉는 목소리는 빗소리에 잡아먹혔다. “술장사·밥장사는 벌써 끝났소.” 자다가 일어난 주모가 고함치고는 안방 문을 쾅 닫았다. 열두어살 먹은 사동이 나와서 사립문을 열었다. 한사람이 등을 흙담에 기댄 채 질척거리는 흙바닥에 퍼질러 앉아 있었다. 고주망태가 된 술꾼인 줄 알았는데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 가시넝쿨 속을 헤맸는지 옷은 찢어졌고, 삿갓은 벗겨졌고, 도롱이는 비에 흠뻑 젖어 등짐이 됐다. 사동이 그를 부축하며 뒤뜰 굴뚝 옆에 붙어 있는 쪽방으로 데려갔다. 내일이 장날이라 장사꾼들이 빼곡하게 새우잠을 자는 객방에는 자리가 없었을 뿐더러, 흙투성이인 상태로는 발을 들이게 할 수도 없었다. 사동은 반평도 안되는 자기 방에 그 사람을 구겨 넣었다. 호롱불 빛에 보니 그 사람은 볼품없는 노인이었다. 동창이 밝았을 때 노인이 눈을 떠보니 자신은 발가벗겨져 있고, 옷은 바짝 말라 머리맡에 개어져 있었다. 사동이 문을 열고 생긋이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아궁이에 옷을 말렸으니 입으세요.” 며칠 후, 그날은 무싯날이라 저녁 일찍 주막 문을 닫으려는데 웬 장정이 들어왔다. 주모는 바깥나들이를 나갔고 사동 혼자 있었다. “너, 나하고 어디 좀 가야 쓰것다.” 장정이 사동의 목을 잡아끌었다. “안돼요.” 발버둥 쳤지만 덩치 큰 장정은 사동을 번쩍 들어 사립문 밖에 매어둔 말 등에 태웠다. 말은 달리고 사동은 떨어질세라 장정의 허리를 껴안았다. 수십리를 달려 고래 등 같은 어느 기와집 앞에 멈췄다. 사동이 바들바들 떨면서 장정에게 이끌려 대문 안 사랑방으로 갔다. 유건을 쓴 대주 어른이 빙긋이 웃으며 사동의 두손을 잡았다.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그제야 대주 어른을 쳐다본 사동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날 밤 비를 맞고….” “그래, 지난봄에 쓴 어머님 묘소에 갔다가 갑자기 폭우를 만나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여우고개 아래 너희 주막에서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 사동의 얼굴에서 두려움이 사라지고 놀라움에 벌린 입은 다물어질 줄 몰랐다. 그날 밤 비를 맞고 주저앉은 노인을 보고 ‘붓장수일까, 갓장수일까, 아니면 비렁뱅이일까’ 온갖 추측을 했는데 이런 큰 기와집 주인이라니. 대주 어른이 물었다. “너의 바람이 뭐냐?” “돈을 벌어서 주막을 도로 찾는 것입니다.” 원래 여우고개 아래 주막은 사동네 것이었다. 이태 전 7년이나 누워 있던 사동의 아버지가 이승을 하직하자 약값으로 쌓인 빚 때문에 주막은 저잣거리 고리채 영감에게 넘어갔다. 사동의 어머니는 저잣거리 국밥집 찬모로 일하게 됐고, 형은 장터에서 지게꾼으로 일하고 있었다. 지금 주막집 주모는 고리채 영감의 여동생이다. 사동의 내력을 다 듣고 난 대주 어른이 물었다 “몇년이나 돈을 모으면 그 주막을 도로 찾을 것 같으냐?” 코흘리개를 겨우 면한 사동이 손가락을 세어보며 말했다. “십년 안에는….” 대주 어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동을 말에 태워 돌려보냈다. 이튿날 대주 어른이 저잣거리 고리채 영감을 찾아가 주막을 사겠다고 흥정을 했다. 이미 주막이 넘어간 가격을 알고 있는데 고리채 영감은 터무니없는 값을 불렀다. 며칠 후 나루터 옆에 목수들이 모였다. 뚝딱뚝딱. 석달 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시월상달에 기와집 주막이 완공됐다. 널찍한 부엌에 객방이 다섯이요, 안마당엔 평상이 세개였다. 완공식 날 대주 어른은 땅문서와 집문서를 열두살 사동에게 줬다. 사동의 어머니와 형,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눈물바다를 이뤘다. 2018-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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