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쌀 관세화’ 관련 새 쟁점은

입력 : 201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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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6월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쌀 관세율 공개 등을 요구하는 소송 제기에 대한 언론 설명회’를 하고 있다. 이희철 기자
 정부의 쌀 관세화 결정을 앞두고 양곡관리법 개정 여부, 국회 비준동의 시기, 쌀 관세율 공개 시점 등 새로운 쟁점이 속속 떠오르고 있다. 모두 국회 권한과 관련된 내용이다. 주요 쟁점을 알아본다.



 #양곡관리법 개정여부

 “무허가 쌀 수입자 처벌 조항부터 폐지”

 “의무수입물량만 해당…고칠이유 없어”


 ◆양곡관리법 개정 필요한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은 6월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수입 허가제를 폐지하려면 국회가 양곡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쌀 관세화 유예를 정부가 쌀 수입을 통제하는 조치라며 ‘쌀 수입 허가제’로 부른다. 송기호 민변 쌀대책팀장은 “쌀 관세화라는 것은 쌀 수입 허가제가 폐지돼 누구나 자유롭게 쌀을 수입하는 체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허가 없이 쌀을 수입한 자를 처벌하는 양곡관리법 벌칙조항(제31조 1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1999년 4월1일자로 쌀 수입을 자유화한 일본은 하루 전인 3월31일 의회가 ‘주요 식량의 수급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쌀 수입 허가제를 폐지했다”며 “우리 역시 양곡관리법 개정 없이는 쌀 관세화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양곡관리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양곡관리법의 벌칙조항은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의 의무수입물량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허가 없이 수입하는 사람에게만 적용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행 양곡관리법에는 관세화 이후의 고율관세 수입에 대해서는 제한 규정이 없다”며 “여러 법률자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양곡관리법은 손댈 필요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국회 사전 비준동의

 “관세화, 법개정·신설 필요한 입법사항”

 “수정양허표, 조약 아닌 제안…대상 안돼”


 ◆국회 사전 비준동의 대상인가=정부는 쌀 관세화 결정이 국회 비준동의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면 쌀 관세율 등을 담은 우리 수정양허표(개방계획서)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확정된 후에나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제출할 수정양허표는 이해당사국과 합의된 조약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제안에 해당된다”며 “조약이 아닌 제안은 국회 비준동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WTO에서 확정된 수정양허표가 헌법상 국회 비준동의 대상으로 판단되면 비준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비준동의를 받은 후에 수정양허표를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세화가 법 개정 또는 신설이 필요한 입법사항이란 점을 이유로 내세운다. 우리 헌법은 입법사항과 관련한 조약은 국회 비준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변의 주장대로 양곡관리법을 개정하려면 국회 비준동의를 거쳐야 하는 셈이다.

 쌀시장 전면 개방에 대비해 정부가 마련 중인 쌀산업 발전대책도 국회 비준동의의 근거가 된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헌법 규정을 보면,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역시 국회 비준동의 대상이다.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광주 동구)은 “관세화 후속대책을 추진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쌀 관세화에 앞서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 없다는 정부 주장은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쌀 관세율 공개 시점

 “관세율도 모르고 유불리 어떻게 따지나”

 “대외협상·검증 과정 남아…언급 부적절”


 ◆쌀 관세율, 언제 공개해야 하나=쌀 관세화 전환의 핵심인 관세율 공개 시점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쌀시장 개방을 공식 선언한 뒤 국회 보고 단계에서 공개하려던 관세율을 WTO 통보 시점으로 늦췄다. 대외협상에 준하는 WTO 회원국과의 검증 과정이 있는 만큼 최대한 늦게 공개하겠다는 의도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1일 라디오에 출연해 “(쌀 관세율은) 대외 협상과 검증 문제가 남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관세율 수치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다만 관세율을 최종 확정하는 단계에서는 국회에 비공개형식 등을 통해 보고하고 의견을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민변은 쌀 관세율이 국제법상 협상의 대상이 아니고, 비밀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쌀 관세율 산정 공식이 국제 규정(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정문 부속서 5)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쌀 수출국들은 우리가 산정한 방식의 적절성 여부만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정부가 공식에 따라 산출되는 관세율을 대외비로 몰고간다”며 “관세율을 모르는 상태에서 국회나 농민단체가 관세화 유불리를 제대로 따져볼 수 있겠냐”고 말했다.

 남우균·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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