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찰 ‘가짜 백수오’ 업체 무혐의 처분…허탈한 농가

입력 : 2015-07-01 00:00

“책임자 없고 피해자만 남아”
“올해 제대로 팔수있을지 걱정”

효능연구·유통시스템 구축 등 소비자 신뢰회복 하루가 급해

“진짜 명성얻을 기회” 움직임도
충북도·제천시 전수조사 벌여…‘진품확인증’ 발급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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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엽우피소 혼입 수사, 검찰 무혐의 발표…허탈한 농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운 격이 돼 버렸습니다. 그동안의 피해는 고사하고 앞으로 더 커질 농가 피해는 누가 보상해 줄 건지….”

“참으로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럴 거면서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 발표는 왜 그렇게 서두른 겁니까.”

지난달 말 검찰이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로 논란을 일으킨 업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는 소식을 접한 백수오 주산지인 충북 제천의 백수오 재배농가들은 대부분 맥이 풀린 모습이었다.



◆어설픈 마무리에 맥빠진 농가= 충북 제천에서 4950㎡(1500평) 규모로 백수오 농사를 짓고 있는 장홍성씨(71·제천시 봉양읍)는 “소비자들은 이미 다 떠났는데 이제와서 해당업체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뭐하냐”면서 “앞으로 백수오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 정말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정씨는 이어 “검찰 조사에서는 이엽우피소 혼입 비율도 겨우 3%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이 수치를 가지고 지금까지 이렇게 호들갑을 떤 것이냐”며 “올 가을 본격 수확에 들어가는 백수오에 대해서는 만약 판로가 막히면 백수오 농가들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한국소비자원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량 사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규모(6만6000㎡·약 2만평)로 대규모 백수오 농사를 지으면서 백수오 유통사업까지 하는 유덕종씨(57·제천시 두학동)는 “검찰 수사 결과를 떠나 백수오 제품 전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이라 진짜 백수오 재배농가의 피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유씨는 “검찰 수사를 받았던 업체가 이곳에서 생산되는 백수오의 대부분을 사가는 업체인데 백수오 시장이 초토화된 마당에 업체가 올해 얼마나 수매해 줄지 걱정”이라며 “벌써 어른키만큼 자란 백수오를 보고 있으면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비자 신뢰 회복이 급선무= 백수오 재배농가들은 정부당국의 어설픈 대처로 엄청난 농가 피해가 발생한 만큼 이제라도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에 대한 연구를 조속히 끝내고, 백수오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백수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에서 이엽우피소의 유통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고, 게다가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에 대해 확실한 판단을 내려주지 않아 이 같이 화를 키웠다”며 “백수오 농가들이 다시 영농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백수오에 대한 효능 연구와 진짜 백수오가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백수오 파동은 결과적으로 생산자인 농업인과 소비자라는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자가 없는 희한한 사건으로 마무리되고 있다”면서 “식품의 안전성 문제는 해당 업체를 넘어 그 원료 농산물 생산농가의 사활이 걸린 사안이라는 점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품당국이 올바르게 인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그동안 엄청난 홍역을 치른 제천지역 관계자들은 이번 백수오 파동을 진짜 백수오 주산지로서의 명성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로 삼아 나가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백수오 농가 이봉주씨(68·봉양읍)는 “이엽우피소를 재배하는 농가는 일부 농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장에서 이엽우피소가 설 자리를 잃게 되면 진짜 백수오의 가치는 그만큼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주 봉양농협 조합장은 “백수오 농가들의 가장 큰 위기는 진짜조차 가짜 취급을 받는 것이지만 그러한 ‘위기’는 역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진짜 백수오만 생산하고 있다는 농가들의 진정성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면 앞으로 진짜 백수오를 판매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와 제천시도 이번 파동을 딛고 백수오의 진품을 보증하는 ‘사실확인증’ 발급에 나서는 등 진짜 백수오 주산지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제천시 등과 협력, 6월22일부터 도내 백수오 재배농가 184곳을 전수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진짜 백수오 재배가 확인된 농가에 대해서는 도농기원장과 시·군농업기술센터장 공동 명의의 사실확인증을 발급해 줄 방침이다.

제천=류호천 기자 fort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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