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밀양 사과·울산 배 낙과 피해

입력 : 2022-09-07 10:09 수정 : 2022-09-0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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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의 사과농가 황진원씨(46)가 도복 피해를 입은 과수원에서 나뒹구는 사과를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있다.

“강풍에 사과나무가 모조리 넘어가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물러간 6일 아침.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의 사과 재배농가 황진원씨(46)는 과수원을 돌아보며 이렇게 탄식을 쏟아냈다.

황씨의 과수원 2100평 가운데 <홍로> 나무를 식재한 450평에서 열매가 거의 다 떨어진데 그치지 않고 나무까지 몽땅 도복된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추석 명절용으로 출하하기엔 다소 덜 익은 감이 있어 좀더 익으면 단골 고객에게 판매하려고 수확을 미뤘는데 이런 피해를 입었다”며 “도복된 사과나무를 모조리 베어내고 새로 식재를 해도 최소 3년 동안은 수확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황씨의 농장이 있는 산내면 일대는 <밀양 얼음골 사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일대 농가들은 이번 태풍으로 대다수가 황씨처럼 사과가 낙과하거나 나무가 도복되고 과수원에 물이 차는 피해를 입었다. 농가들은 낙과 사과는 맛이 없어 팔 수도 없고 가공용으로 사용하기조차 어렵다면서 한번 침수 피해를 입게 되면 내년 농사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인근의 사과농가 송영찬씨(46)는 “6일 새벽 강풍과 함께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구릉지에 있는 과수원에서 물이 넘치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면서 “20년 이상 사과농사를 지었는데 과수원에서 침수 피해를 입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경남 밀양 산내면의 한 사과농장에 폭우로 물이 넘치고 있는 모습.

이번 태풍은 울산의 배 농가에게도 큰 피해를 안겼다. 2㏊ 규모에서 <신고>와 <황금배> 등의 배를 재배하는 송정농장(울주 두서면)의 경우 과수원 둘레에 높이 4m짜리 방풍망을 설치했는데도 20% 가량 낙과 피해를 입었다. 농장주 김순미씨는“3년전 방풍망을 새로 교체한 덕에 낙과 피해가 이정도에서 그친 것”이라며 “방풍망이 없는 이웃 농가들은 낙과율이 50%는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배 주산지인 울주 서생면 일대 배 농가들은 이번 태풍으로 50∼90%의 낙과 피해를 입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 울주 서생면의 한 배농장. 농장주가 태풍으로 떨어진 배를 살펴보고 있다.

서생면 용리의 농가 김상규씨는 “6일 아침에 과수원에 나가보니 땅 바닥에 뒹구는 배가 나무에 달린 것보다 훨씬 많이 보여 기절할뻔 했다”면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태풍으로 타격을 입으니 일할 맛이 안난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의 농가 최병옥씨(68)도 “낙과한 <신고> 배는 아직 수확기가 아니어서 가공용으로도 쓸 수 없고 나무에 매달린 배도 바람에 상처를 입어 상품성이 떨어진다”면서 “나무가 한번 태풍 피해를 입으면 내년 농사에도 큰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한숨지었다.

밀양·울주=김광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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