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토사·빗물 ‘콸콸’…“난개발에다 준설 미뤄져 생긴 인재”

입력 : 2022-08-09 18:22 수정 : 2022-08-09 18:58

경기 포천 가산면 하우스·과수원 침수피해 현장 

경기 포천 가산면 가산1리에서 열무와 얼갈이배추 등을 시설재배하고 있는 장기춘씨(50)가 8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8일 2∼3시간 동안 280여㎜의 폭우가 쏟아졌어요. 수확을 앞둔 열무와 얼갈이배추가 몽땅 사라졌습니다.”

9일 경기 포천 가산면 가산1리에 있는 시설하우스 단지. 4만6300㎡(1만4000평) 면적에서 70동의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장기춘씨(50)는 침수된 시설하우스와 토사로 가득찬 농수로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기록적인 폭우에 인재가 곁들여져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농장 주변에 난개발로 창고형 시설이 대거 들어선 데다 차량 통행을 위해 아스팔트가 설치되면서 토지의 저수 기능이 사라져 토사와 빗물이 폭포수처럼 농장으로 쏟아졌다는 것이다.

경기 포천 가산면 금현1리에서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이운형씨(왼쪽 두번째) 부부가 8일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사과밭을 살펴보고 있다. 

가산면 금현1리에서 8600㎡(2600평) 규모로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이운형씨(51)도 같은 상황. 태어나서 처음 겪은 폭우도 문제지만 인근 하천인 금현천의 준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씨는 “7년 전부터 포천시에 금현천 준설작업을 요청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준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이번 피해를 고스란히 부담하게 됐다. 예전에도 호우 피해를 입었지만 행정기관의 지원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산농협(조합장 김창길)이 지원하는 재해지원금만 받았을 뿐이다.

장씨는 “행정기관들로부터 보상을 받을 생각도 없다. 다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재시설을 철저히 설치해 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씨도 “농장 주변이 하천이 합쳐지는 곳이라 매번 비가 오면 긴장한다”며 “농민이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 재해예방 시설을 적극적으로 설치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길 조합장은 “이번 폭우에도 준설작업을 한 내촌면에는 농가 피해가 없었다”며 “이상기후로 자연재해가 더 자주 더 크게 일어나는 만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사전조치들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천=오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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