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골목양조장’ 막걸리, 지역쌀로 빚어 적당한 단맛…한잔 더 걸치고 싶은 맘 절로

입력 : 2022-07-20 00:00 수정 : 2022-08-01 13:01

[우리 술 답사기] (38) 충남 예산 ‘골목양조장’

농진청 연구원 출신 청년대표

백종원 대표에 사업 조언받아

현 위치 이전…주민상생 주목

감미료 무첨가 제조 특허출원

후발효 최소화로 맛변질 적어

사과 등 지역특산물 활용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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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골목양조장’에서 개발해 시판 중인 ‘골목막걸리 오리지널(6도)’(왼쪽)과 프리미엄 막걸리 ‘골목(12도)’. 현진 기자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있는 전통시장에 가다보면 골목길 사이에 양조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은 군더더기 없게도 ‘골목양조장’, 여기서 나오는 막걸리는 <골목막걸리(6도)>다. 골목양조장이라는 구수한 이름과 달리 양조장 주인은 33세 청년 박유덕 대표다. 대중에게 그의 얼굴은 이미 친숙하다. 2018년 SBS에서 방영된 ‘백종원의 골목식당’ 대전 청년몰편에서 고집 센 ‘막걸리 빌런(악당)’으로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 당시 솔루션을 받던 그는 현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상부상조하며 술을 빚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막걸리인 <골목(12도)>을 출시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를 만났다.

 

“막걸리 빌런이요? 그때 악플을 많이 받았지만 찾아보질 않아서 다행히 상처받진 않았어요. 방송이 끝나고 막걸리 연구·개발, 생산에 미친 듯이 매달렸거든요. 그렇게 일에 빠져 있다보니 어느새 빌런 이미지는 다른 출연자에게 가 있더라고요. 하하.”

막걸리 빌런이란 오명과 달리 박유덕 ‘골몰양조장’ 대표는 좋은 술을 빚으려고 한길로만 걸었다. 학창시절부터 양조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대학 동아리를 통해 틈틈이 술을 만들며 식품공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농촌진흥청과 <백세주>를 생산하는 국순당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막걸리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창업은 쉽지 않았다. 석사 학위를 따고 대전 청년몰에서 양조장을 차린 첫해, 결과는 참담했다. 1년간 뼈 아픈 실패를 겪고 그는 방송을 통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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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시설 앞에서 정답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유덕 골목양조장 대표(왼쪽)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제공=골목양조장

“방송을 통해 ‘반짝 인기’를 얻고 싶진 않았어요. 방송이 끝나고도 백 대표님께 계속해서 궁금한 점을 질문했어요. 백 대표님의 조언은 뼈가 되고 살이 됐죠. 조언을 들으며 성실하고 꾸준하게 술을 빚다보니 주변에서도 점점 인정받더라고요. 백 대표님이 예산시장에서 양조장을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서 대전을 떠나 예산으로 오게 됐습니다.”

양조장 이전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대전 같은 도심은 아니지만 질 좋은 농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청년 양조인이 농촌 사회로 와서 지역민과 상생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골목막걸리>는 예산쌀로 빚는다. 적당히 달고 탄산이 있어서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은 ‘막사’를 먹는 것 같다. <골목>은 특허를 받은 프리미엄 막걸리다.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백 대표와 함께 ‘스위트형 감미료 무첨가 막걸리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출원했었다. 박 대표는 막걸리 맛이 시간이 흐르면 금세 변하는 점에 주목해서 최대한 후발효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술을 적용했다. <골목> 막걸리병이 유리인 이유도 추가 발효가 일어나지 않아 병이 터질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골목>은 막걸리치곤 높은 도수인 12도에 탄산이 없고 되직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산미는 적고 쌀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돋보인다. 만약 막걸리가 너무 묵직하다면 얼음에 타 먹는 ‘온더록스(On the Rocks)’ 스타일로 마셔도 좋다.

박 대표의 남은 목표는 한국 술의 세계화다. 막걸리 하나를 출시하더라도 세계에서 골목양조장 술이 평가받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술을 빚겠다는 결심이다. 사과 같은 예산 특산물을 활용한 전통주 연구·개발에도 지속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한식의 세계화, 한국 문화의 세계화라고도 하잖아요. 한국 술도 점차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해요. 가령 캐나다에 사는 제 친척들이 쉽게 우리 생막걸리를 접할 수 있는 그날까지 노력할 겁니다.”

한편 <골목막걸리>는 750㎖ 기준 3000원, <골목>은 8500원이다.

예산=박준하 기자(전통주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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