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수확부터 로스팅·시음까지…“이천산 커피 맛보세요”

입력 : 2022-07-15 00:00

[이사람] 커피 국산화 선도하는 박혁원씨

8년전 커피나무 재배 ‘도전장’

체험농장 조성 식물카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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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국산화를 선도하는 경기 이천 커피재배 농가 박혁원씨가 붉은 커피체리(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돌보고 있다.

경기 이천시 신둔면엔 이국적인 풍경의 농장이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진한 커피향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출입문 근처엔 원두와 커피 내리는 각종 도구가 자리 잡고 있어 마치 카페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커피나무와 구아바·파파야 등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아열대 과일나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의 주인인 박혁원씨(54)는 커피나무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커피 국산화를 선도하는 농가다. 2645㎡(8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서 아라비카종 커피를 연간 5t 정도 수확한다.

박씨가 커피나무 재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8년 전. 화훼농장을 운영하던 박씨는 경기침체로 화훼산업이 위축되자 새로운 작목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커피가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 잡고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이란 판단에 묘목으로만 판매하던 커피나무를 직접 키워 원두를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커피나무 재배부터 열매를 수확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커피 재배 기술을 배울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곳이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어 맨땅에 헤딩하듯 직접 부딪치며 기술을 터득해나갔습니다.”

박씨는 우선 묘목 가운데 품질 좋은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기했다. 온도에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 커피나무는 평균 15℃ 이하 온도에 장기간 노출되면 정상적으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열매도 적게 열린다. 이에 박씨는 겨울엔 온풍기를 가동하고 여름엔 차광막과 환기를 통해 내부 온도를 15℃로 항상 유지했다. 이런 노력 끝에 4년 전부터 균일한 품질의 열매가 나무 한그루당 평균 5㎏의 일정한 양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직접 생산한 원두로 내린 커피 향과 맛도 여느 유명 외국산보다 신선하고 훌륭했다. 하지만 문제는 유통이었다.

“국내 커피생산 농가 가운데서도 많이 수확하는 편이지만 외국산과 비교하면 워낙 소량이어서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생산한 커피를 직접 소비하려고 커피 체험농장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박씨는 2019년 기존 농장을 커피 수확부터 로스팅, 시음까지 직접 할 수 있는 체험농장 형태로 바꿨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위기로 한동안 소규모 체험객만 받다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본격적인 운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농장 규모를 확대해 커피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아열대 과일나무 아래서 커피를 마시며 힐링하는 식물카페도 구상 중이다.

박씨는 “많은 분들이 커피농장에서 이색적인 체험을 하며 이천산 커피를 맛보면 좋겠다”며 “커피의 6차 산업화로 국내 커피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최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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