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詩 읽기] 사람이라는 반창고

입력 : 202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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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베거나 피부 같은 곳을 긁혔을 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일회용 반창고는, 지금껏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 인류의 소중한 발명품이기도 합니다.

아프리카에 건너간 의료진과 함께 아프리카 땅에 발을 딛게 된 이 일회용 반창고가 손을 베거나, 긁힌 피부를 치료하는 것 이외에도 엄청난 용도로 쓰이고 있다 그럽니다. 처음엔 의료진이 상처가 난 곳에 약을 바르고 일회용 반창고를 붙여주곤 했었다면 이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복통·고열·소화장애·신경통 치료에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겁니다.

아픈 곳에 워낙 자주 많이 쓰이다보니 의사나 병원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아픈 곳에다 이 밴드를 턱 하니 붙인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리 심각하지 않은 증상으로 아파했던 사람들의 치료가 가능해진 겁니다. 근데 자기 자신이 직접 붙이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붙여줬을 때 치료 효과는 더 좋은 걸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참 신통한 일이지만 그다지 신기한 일도 아닌 것이 우리에게도 사람 덕분에 괜찮아지고 나아졌던 일들이 꽤 있어서일 겁니다.

사람 때문에 아픈 일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사람 덕분에 아픈 마음이 낫기도 한다는 걸 우리는 모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서로 스치고 닿으며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늘 지갑에 일회용 반창고를 넣어 다니는 저여서 다친 사람 손에 붙여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누군가에게 그걸 붙여주는 동안 잠시라도 체온을 나눴을 테니 다쳤던 사람의 그 부위가 조금 일찍 낫지는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이병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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