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농민 애환 담은 시로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도전”

입력 : 2022-06-15 00:00

[이사람] 시인 등단해 농촌 시문학 펼치는 이양균 전 평창농협 조합장

은퇴후 문학회 가입해 공부 ‘문학시대’ 신인문학상 수상

앞으로 작품 모아 시집 출간

 

01010100501.20220615.001338562.02.jpg

‘(전략) 알차게 영근 벼의 추곡수매장은 / 햇살과 비바람과 농민의 / 혼이 어우러진 / 질펀한 삶의 현장이다.’

한해 벼농사가 마침내 황금빛 결실을 맺는 가을철 수확현장의 한 단면을 담아낸 ‘추곡수매’란 시다. 이 시를 지은 이는 40년간 농협에 몸담으며 조합장까지 지냈던 이양균 솔내음농장 대표(72, 사진 왼쪽). 그가 최근 계간 <문학시대>의 제132회 신인문학상(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다.

강원 평창군 평창읍에서 10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학창시절부터 책읽기와 글쓰기를 즐기며 일찌감치 문학소년의 꿈을 키웠다.

이후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시간적 여유가 차츰 부족해지자 제대로 된 시를 짓기보단 메모장에 한두줄 끄적이는 정도였다고.

그러나 아내와 함께 짬짬이 농사지으며 흘린 땀방울의 가치를 느끼는 일은 그에게 늘 소중했다. 감동적인 느낌과 경험이 아까웠던 데다 농민들의 팍팍한 삶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줄 농촌 관련 시를 써보고 싶다는 열정은 김씨의 손이 꾸준히 펜을 잡게 했다.

그러던 중 2015년 오랜 농협 생활을 마치고 비로소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찾게 되자 이 대표는 글과 본격적인 연을 맺었다. 지역 내 하서문학회에 가입해 매주 시작(詩作) 강의를 듣는 등 ‘제2의 인생’에 나선 것. 고희에 다다른 나이에도 시를 제대로 배우고자 한해 2000편에 달하는 시를 읽고 100여편을 직접 창작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편 두편 쌓인 작품 중 출품한 시 9편이 최근 <문학시대> 신인문학상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대표의 신인상 수상을 누구보다 기뻐한 정연택 평창농협 현 조합장(〃오른쪽)은 “소소한 농촌 일상을 담은 시어가 토속적이고 감칠맛 나는 게 특징”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농민들의 어려움과 환희를 평생 지근거리에서 바라봐온 만큼 이 대표의 시에는 농심(農心)이 오롯이 담겼다. 고추농가들이 겪는 애환은 시 ‘고추밭’에 그대로 드러난다.

‘(전략) 뜨거운 태양볕에 푸른 고추 / 익어가는 소리 / 인고의 시간이다 // 붉은 빛깔 열정으로 / 본색을 드러내며 / 밭이랑에 흘린 땀의 노고로 / 환상적인 색깔로 거듭난다 (후략)’

한편 ‘막걸리’라는 시에는 힘든 농촌생활을 술 한잔으로 달래는 서민의 여유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전략) 뽀얗고 하얀 구름 같은 넉넉함 / 흙에 젖은 땀방울 단비같이 씻어주고 / 한해 농사 함께하는 친숙한 사이 (중략) / 술 잘 못하지만 / 힘든 농사일엔 / 봄이면 피로회복제로 한잔 (후략)’

어엿한 시인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제 겨우 “시를 쓸 마음의 준비가 된 것 같다”며 겸손해한 이 대표. 실력을 더욱 갈고닦아 나중엔 <농민신문> 신춘문예의 문도 두드려보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도 농민들에게 쉽게 읽히는 시를 쓰고 이를 부지런히 모아 시집을 낼 계획이다.

“농부로 살며 시를 쓸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내면의 마음을 잘 다듬어 향기로운 삶을 위한 시 쓰기에 정진하겠습니다.”

평창=김윤호 기자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