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일자리 원하는 외국인 없어…유연한 계절근로자 제도 운영 필요”

입력 : 2022-06-10 00:00 수정 : 2022-06-16 16:52

[인터뷰] ‘라오스인 한국 계절근로자 문화교육 대행’ 양동혁 사반 임플로이먼트 대표

근로기간 연장 등 개선 급선무, 숙련자 혜택땐 이탈 방지 가능

국내 농가들 인식 변화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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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 횡성과 경북 영덕 농촌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농번기 일손을 거들러 라오스에서 온 계절근로자 190명(횡성 145명, 영덕 45명)이다. 이들을 데리고 함께 입국한 양동혁 사반 임플로이먼트(Savanh Employment) 대표를 만나 현장에서 바라보는 계절근로자제도의 의미와 숙제를 물었다.


- 사반 임플로이먼트를 소개해달라.

▶올초 라오스 노동부로부터 한국 계절근로자 문화교육 관한 권한 일체를 부여받아 해당 업무를 대행한다. 한국 지방자치단체 100여곳에 제안서를 전달해 10여곳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이 가운데 우선 횡성·영덕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라오스 노동부에선 전국 단위로 계절근로자를 모집, 서류와 건강 검사를 거쳐 비자 발급을 신청한다. 비자가 나오면 한국 파견근로에 관한 교육 등을 진행하고 한국 입국을 위한 검역 기준을 맞춘 뒤 출국시킨다. 이번 190명이 이런 절차를 거쳐 들어왔다.


- 계절근로자에 대한 현지 반응이 궁금하다.

▶라오스는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서방의 대중(對中) 제재로 라오스도 덩달아 경제 피해를 봤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산업마저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라오스 정부는 계절근로자 송출을 외화 벌이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라오스는 국민 90%가 농업에 종사한다. 까다로운 한국어시험 등을 통과해야 하는 외국인 근로자(E-9 비자)와 달리 높은 기술과 학력을 요구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익숙한 농업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계절근로자에 라오스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 계절근로자는 3개월(C-4 비자)과 5개월(E-8 비자)로 나뉜다. 외국인들은 어느 것을 선호하나.

▶E-8 비자가 생기면서 C-4 비자에 대한 수요는 사실상 없는 상태다. 경비와 비자 취득 비용 등을 고려하면 C-4 비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농촌에선 작목 특성에 따라 3개월을 선호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인센티브가 없다면 앞으로 3개월 인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한국에선 계절근로 기간을 5개월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

▶예컨대 8개월짜리 비자를 만들면 그땐 E-8 비자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대신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개월짜리 계절근로자를 들여온 농가가 있다고 치자. 그 주변에는 3개월 이상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가도 있을 것이다. 그런 농가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3개월짜리 계절근로자 근로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해주면 어떨까. 그러면 농촌 적재적소에 인력이 흘러들고 외국인도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을 것이다.


- 계절근로자 이탈문제도 심각하다.

▶라오스는 국민성이 순수하고 한국과 교류한 지 얼마 안돼서 아직 이탈을 유혹하는 불법체류자 커뮤니티도 형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한국 지침에 따라 출국 전 보증금 1000∼2000달러를 맡겨뒀다가 문제없이 귀국했을 때 되찾을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현지 마을이장·가족 등의 서약과 보증도 받는다. 하지만 근본적 대안은 아니라고 본다.


- 근본적 대안이라면.

▶한국 정부 차원에서 현지 인력에 대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라오스가 농업국가라도 한국 농업과는 다르다. 한국 농업과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 비용이나 프로그램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계절근로자의 영농 기술과 한국어 능력이 향상되면 농가 대우가 좋아질 것이고 재입국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면 계절근로자가 이탈 없이 라오스와 한국 농촌을 선순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한국은 숙련기능공(E-7-4 비자)제도를 운영한다. 계절근로자도 몇년간 성실히 일했다면 준전문가로 대우해 그에 맞는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이탈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 더 제안하고 싶은 게 있나.

▶한국 농가의 변화도 필요하다. 일례로 농가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면 통상임금의 최대 20%를 공제할 수 있다. 어떤 농가들은 공제를 안하는 조건으로 일정 추가 근로에 한해서는 수당을 제공하지 않기로 ‘퉁’ 치자 하더라. 추가 근로에 따른 수당을 계산해보니 공제액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는 사실 착취다. 계절근로자의 이탈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표준근로계약서 내용 준수 등의 문제는 한국 지자체 차원에서 농가 교육을 통해 해결해주면 좋겠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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