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김치에 수입 고춧가루, 스스로 경쟁력 깎아내리는 행태”

입력 : 2022-06-06 00:00 수정 : 2022-06-09 05:42

[인터뷰] 홍성주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

정부, 국가명 지리적표시제 추진…김치업체 요구 받아들이면 안돼

고추산업 보호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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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젓이 ‘KOREA KIMCHI’ ‘한국 김치’로 표기한 수출용 김치에 외국산 고춧가루를 쓴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고추산업 기반이 붕괴될 겁니다.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전국 고추 주산지 농협 85곳을 대표하는 홍성주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 사진)은 국가명 지리적표시제 본격 추진을 앞두고 최근 김치 생산업체들이 한국 브랜드로 수출하는 김치에 수입 고춧가루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회장은 “고춧가루는 김치를 담글 때 세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재료로, 김치 고유 특성을 나타내는 주원료”라며 “김치 생산업체들이 한국 브랜드가 표시된 김치에 외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한국 김치 품질을 낮춰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30만 고추농가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는 홍 회장은 “고추농사는 원래도 노동 강도가 높은데 최근 농가 고령화, 수입 냉동고추 공세에 가격 폭락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김치 생산업체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고추 생산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치 생산업체들이 우려하는 가격·수급 불안정성과 품질 유지 문제는 계약재배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최근 가격 폭락으로 위기에 처한 고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전향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정부와 고추 생산자단체의 동반자적 관계 구축을 역설했다. 현안이 있을 때 만나 불만을 듣고 대책을 논의하는 상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급조절 등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반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주산지 농협에 고추를 보관·유통할 수 있는 산지유통시설을 확충하고 수급조절 권한을 부여하면 발 빠른 대처로 가격 진폭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며 “고추 생산자단체와 정부가 소통할 수 있는 상시 협의채널을 구축하면 더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추 생산기반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국가 차원의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도입을 주장했다. 최저가격보장제는 주요 농산물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정부가 농가에 그 차액을 지급하는 제도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이다. 현재 국가 차원으로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홍 회장은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만 마련한다면 산업 안정화를 넘어 지방소멸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최근 출범한 ‘한국농협김치’를 롤모델 삼아 고춧가루 가공공장이 있는 전국 14개 농협이 참여하는 조합공동사업법인 설립을 고추산업의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고추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산 고춧가루 이미지 제고를 위해 ‘농협 고춧가루’로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전국적인 계약재배로 고추 생산량을 조절하고 가공까지 함께해 국가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천=황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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