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PEF 협상때 검역제도 손질 요구해올것”

입력 : 2022-05-30 00:00 수정 : 2022-05-31 10:32

[인터뷰] ‘농업통상 전문가’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은 농축산물 순수입국 농업전문가, 교섭 참여 필요

CPTPP와 병행 추진 전망 농민 설득·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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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이페프)는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는 통상협상이 아니다. 역내에서 경제 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Rule·규범)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23일 IPEF 출범 당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IPEF에 농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관세를 감축하는 식의 통상협상이 아니므로 농업에 미칠 영향이 적은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개방을 허용하는 새로운 무역질서로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업통상 전문가인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부터 IPEF 참여가 한국 농업에 주는 시사점을 들어봤다.



― IPEF가 본격 출범했다.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IPEF는 4가지 큰 필라(Pillar·기둥)를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그 가운데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이란 기둥 안에 농업이 세부 의제로 들어가 있다. 여기엔 미국이 평소에 주장해온 이슈들이 포함돼 있다. 농축산물 수입 관리·검사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 보다 쉽게 얘기해달라.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농축산물 수입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관세 외에 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제도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외부에서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평소 미국의 생각이다. IPEF 협상이 본격 시작되면 특히 검역제도에 대한 투명성 제고와 접근성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 우리나라 농축산물 수입 관리가 다른 국가들에 견줘 낮은 수준인가.

▶상대적이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낮을 수도 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는 상당히 높다. 관련 제도 접근성이 개선되면 농축산물 수출국의 중소기업 편의가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상대적으로 수출할 물건이 많은 국가에 유리하다. 우리는 농축산물 순수입국이다. IPEF 협상 과정에 농업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 미국의 중국 견제장치가 아니냐는 국제정치학적 시각도 있다.

▶무역이나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좀 줄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사실 특정 국가에 의존성이 과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IPEF에 대중국 견제 성격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공급망 차원에서 일정 부분 필요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운명은.

▶IPEF와 CPTPP는 같이 갈 공산이 크다. 둘은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CPTPP는 시장 개방이라는 변하지 않는 이슈가 있다. 역내에선 같은 조건으로 확실한 무역이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IPEF는 무역과 조금 떨어져 있고 제도적인 부분을 (CPTPP보다) 더 많이 담고 있다.


― CPTPP 가입 선언에 대한 농업계 우려가 크다.

▶CPTPP도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너무 급박하게 추진됐다.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저 또한 CPTPP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집단이 생긴다.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언제 그렇게 하나하나 설득해가면서 (통상협상을) 추진했느냐’라는 볼멘소리도 있다. 하지만 선진국일수록 의사 결정 과정이 길다.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다. 선진국을 바라보는 우리나라도 변해야 한다. CPTPP 가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농업계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필요성을 설명하고 충분한 보완대책을 통해 설득해야 한다. 중국이 이미 CPTPP 가입 선언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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