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장학금 줘도 안가요”…농촌의료 붕괴 우려

입력 : 2022-05-23 00:00

올 공중보건장학생 지원 1명 공보의도 해마다 줄어 ‘비상’

의료인력 확보 정책 ‘헛바퀴’

공공의대·지역정원제도 필요

 

지역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정부 정책이 헛도는 가운데 지역 공공의료를 떠받치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도 해마다 줄면서 농촌의료 붕괴 우려가 커진다. 윤석열정부가 내건 마을주치의 도입과 이동형 방문진료 확대도 인력 없이는 불가능해 대안이 요구된다.

최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공중보건장학생제도에 지원한 의대생은 단 1명으로 모집 정원 11명에 턱없이 못 미쳤다.

이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대신 수혜 기간만큼 지역 공공의료 현장에서 일하게 하는 제도로 1977∼1996년 시행되다 중단됐고 2019년 부활했다. 하지만 제도 재시행 이후 의대생의 무관심 속에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2019년은 20명 모집에 8명, 2020년은 14명 모집에 4명이 지원했고 지난해는 올해처럼 단 1명만 신청했다.

지원율이 저조한 이유는 의사라는 화려한 직업을 꿈꾸는 의대생들에게 지역 공공의료 현장이 매력적이지 않은 탓이다. 장학금이 상쇄하지 못할 만큼 지역의 근무·생활 여건은 열악하고, 경력 개발을 하기도 쉽지 않아 학생들은 이 기간을 일종의 경력 단절로 인식한다. 장학금 외에 파격적 인센티브를 추가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앞으로도 무용지물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병역의무 대신 의료 취약지 공중보건 업무에 종사하는 공보의도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복무 기간이 만료된 공보의는 652명인데, 새로 발령 난 공보의는 512명에 불과했다. 병역의무가 없는 여학생 비율이 늘고, 남학생도 기간이 짧은 군 복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다. 공보의가 줄면 농촌지역 보건소나 보건지소 등에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공공의대 설치다. 장학금이나 병역의무 대체 등의 ‘당근’으로 공공의료에 뜻이 없는 학생을 지역에 잡아두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지역에서 애초에 필요한 공공의료 인력을 직접 선발·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의 강한 반대 속에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은 계속 공전만 하고 있어 지역 의료계의 근심이 커진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공중보건장학생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입 단계서부터 명확한 지역 의료 종사 의지가 있는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일본의 지역정원제도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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