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핫플] ‘속초 동아서점’, 수십년 그자리 그대로…과거에 현재를 덧입다

입력 : 2022-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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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서점 입구.

[우리 동네 핫플] ③ ‘힙’ 한 관광도시 ‘강원 속초’

‘동아서점’ 60여년간 3대째 운영 주인장만의 분류방식으로 진열

지역민·관광객들 끊임없이 찾아

‘칠성조선소’는 카페·뮤지엄 변신 맞은편 청초호·동해바다 한눈에

 

1950년대말 어획고 전국 2위였던 강원 속초는 2022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힙(Hip)’ 한 관광도시가 됐다. 지구온난화와 남북 관계 냉각 등으로 황금어장을 잃어 먹고살 걱정을 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속초의 속내를 간직해온 ‘동아서점’과 얼마 전까지도 철선을 제작·수리하다 지금은 카페로 변모한 ‘칠성조선소’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도시 모습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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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를 소개하는 독립출판서적들.(위) 동아서점은 ‘걸으면 알게 되는 것들’과 같은 문구를 써넣는 방식으로 손님에게 말을 걸 듯 책을 진열한다.(아래)

◆과거·현재를 잇는 ‘동아서점’=강원 속초시 교동에 있는 동아서점은 주중에도 끊임없이 관광객이 드나든다. 여행올 때 종착지로 정해놓고 오는 사람도 많다.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네 서점을 구경 오는 사람들, 독립출판서적을 비롯한 다양한 단행본을 찾으러 여행길에 나선 이들까지 이곳을 찾는 목적도 각양각색이다.

동아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396㎡(약 120평) 규모 매장에 진열된 책 4만∼5만여권이 눈앞에 펼쳐진다. 입구 쪽 넓은 창을 제외하면 3면이 가득 책으로 덮여 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점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 고인이 된 김종록씨에서 김일수(71)·김영건씨(35)로 이어져 3대째 운영해온 서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사진·자료 등이 넓게 배치됐다. 서점은 1956년 ‘동아문구사’라는 이름으로 첫 간판을 내걸었다. 당시에는 연필·공책·줄넘기 같은 문구류도 함께 판매했다. 1966년에 현재 상호로 바꾸면서 책만 팔기 시작한 것. 서점을 찾은 이들은 시대가 흐르며 변화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을 전시한 책장 밑에는 판매하진 않지만 주인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수십권에 달하는 60년대 책들이 꽂혀 있다. 이는 서점의 역사를 간직한 사료나 다름없다.

3대 운영자인 영건씨는 “서점의 1960∼1980년대 사진을 엽서(1000원)로 판매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여행지에서 엽서를 사서 소식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보내곤 했는데, 그때의 아날로그 감성을 살리려 취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6년째 끊임없이 이곳을 찾는 지역민과 새롭게 이곳에 들르는 관광객에게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아서점은 책을 좋아하는 여행객이 꼭 들리는 명소이기도 하다. 여느 서점과 달리 역사·예술·소설 같은 기준으로 책을 구분해놓지 않아 색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서점 중앙 진열대에는 ‘예민해서 힘든 당신을 위한 책’ ‘나에게 도착한 타인의 편지’ ‘걸으면 알게 되는 것들’처럼 오는 이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따뜻한 문구를 써넣어 책을 분류해놨다.

영건씨는 책이 새로 들어올 때마다 자세히 살펴보고 자신만의 분류방식으로 책을 진열한다. 그는 “일반 서점 분류대로 진열하면 간혹 수많은 책에 밀려 손님에게 발견되지 못하는 책도 생긴다”며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짐작해서 추천하면 책에 생명력이 더해질 것 같아서 색다른 분류로 책을 진열한다”고 노하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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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조선소 뮤지엄에 전시돼 있는 배.

◆수산업 호황기를 간직하는 곳=속초를 수십년 동안 지켜온 것은 동아서점만이 아니다. 수산업 중심지였던 과거 속초의 황금기를 그대로 간직한 채 관광객들에게 당시 시대상을 박물관처럼 전시하는 공간이 있다. 교동에 있는 카페 ‘칠성조선소’가 바로 그곳이다. 작은 철문을 지나면 2층짜리 카페와 왼쪽에 ‘칠성조선소 뮤지엄’이라는 별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1952년부터 ‘원산조선소’라는 이름으로 배를 만들고 수리도 했던 곳이다. 별채 벽면에는 조선소가 시간이 흐르며 성장하고 변화한 모습이 연도별로 사진과 설명으로 기록돼 있다. 중앙에는 배 만드는 조선공의 임금을 공시한 ‘신조공임표’나 선박 치수·무게 등을 표시한 ‘선박 제원’ 등의 기록물을 전시해놨다. 별채와 카페 사이 공터에는 선박을 육지로 끌어올리던 철길, 배를 정박할 때 사용하던 닻 등이 제각기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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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산업 중심지였던 속초를 회상할 수 있는 카페 칠성조선소와 칠성조선소에서 판매하는 커피와 후식.

카페에 들어서면 각종 원두를 진열해놓은 배 모형이 눈길을 끈다. 2층으로 올라가 통유리 앞좌석을 차지하면 맞은편으로 청초호와 멀리 탁 트인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창 너머 왼편에는 배가 드나드는 항구가 호젓하게 들어서 있는데 이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카페에선 메이플시럽과 밤맛이 조화를 이루는 ‘메이플 마롱 밀크(6000원)’가 인기다. ‘블루치즈 스콘(5500원)’ ‘핫명란(6000원)’ ‘소금빵(3000원)’과 같은 후식 종류도 다양하다.

속초=서지민 기자 west@nongmin.com, 사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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