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필의 귀거래사] 코로나 사태로 드러난 농촌인력 문제

입력 : 202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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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작업자 구하기 특히 어려워 농사 포기하는 농가 있을 정도

인력지원센터 실효성 점검하고 외국인 근로자 체계적 활용 필요 

밭농사 기계 연구·보급도 절실

 

7월이다. 얼마 전 보리며 밀을 베어낸 밭에는 콩·팥·수수를 심었다. 틈틈이 채소를 심은 텃밭도 매고 담장 밑의 잡풀도 제거해야 한다. 여름은 농부들에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꾼들을 구하기 어려워 올해 마늘과 양파 수확은 힘들었다. 하루 7만∼8만원 남짓하던 인건비가 12만∼13만원, 많게는 16만∼17만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내가 사는 지역 인근 경북 의성군 다인면에서는 돈을 주고도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마늘밭을 갈아엎은 이도 있었다. 왜 그럴까?

사실 경지면적 규모와 농가인구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 농업 노동력은 부족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세계 1·2위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과 네덜란드의 농경지는 각각 1억5226만㏊와 102만8000㏊에 달한다. 반면 농가인구는 각각 230만1000명, 19만1000명에 불과하다.

농지면적당 농가인구수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네덜란드에 비해 9배·7배나 많은데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고령자가 많은 데다 기계화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근래 대규모 임차농이 늘면서 계절적으로 집중되는 노동 수요를 외국인 근로자로 충당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총리가 주재한 대책회의에서 계절근로자 입국 지연으로 부족한 노동력 문제 해결을 위해 인력지원센터 추가와 대체인력 확보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올봄 인건비가 오른 것을 보면 과연 그 대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모르겠다. 통계청에 따르면 10a당 마늘 생산비가 327만원인데, 그중 55.1%나 차지하는 인건비는 농가 경영을 압박하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계획한 성과가 나지 않았다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보완할지 돌아보는 게 책임을 맡은 자가 할 일이다. 한때 인력지원센터를 도입하고 밭농업 기계화를 추진하던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가지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운영하는 인력지원센터의 실효성을 점검해 보다 효율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리운영비를 지원해 이 정책을 도입할 때는 도농협력일자리 연계사업으로 도시의 일자리 부족과 농번기 인력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그 뜻이 있었다.

그후 지원센터가 90여개로 늘어났지만 현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개인적으로 소개받거나 아니면 민간 용역회사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광역생활권 단위로 통합해 민간부문이 운영하되 지자체는 노동력 수급정보 파악, 교육·훈련, 숙소와 교통편 제공 등 지원과 사후관리를 담당하면 어떨까? 센터 숫자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2003년 고용허가제로 본격화한 외국인 상시근로자 활용은 상시 고용이 어려운 농업 경영의 속성상 축산이나 대규모 시설원예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몇해 전부터 주산지별로 계절근로자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나 주먹구구식 쿼터 배정, 열악한 작업환경, 고용계약 불이행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지역 및 산업별 인력수급 상황과 개도국에 대한 기술협력 등을 고려해 쿼터의 양과 기간을 조정하고 근로조건과 관리체계를 정비하되, 고용계약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농작업의 기계화다. 논농사는 연구개발과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으로 98% 이상 기계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밭농사는 품목이 다양하고 작업이 세분화돼 기계화율이 낮다. 특히 손이 많이 가는 파종과 정식은 각각 12.2%, 31.6%에 불과하다. 따라서 밭 기반 정비와 함께 파종·이식·수확 등 품목별 애로를 해소하고 농기계의 개발과 보급, 특히 주산지의 일관기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 밭농업기계개발연구센터와 농기계임대사업장 등 관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점검하고 민간기업과 함께 연구개발과 보급 및 활용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생명체만 살아남는다’는 찰스 다윈의 말처럼 우리 농업도 구조조정을 통해 토지와 노동에 의존하던 전통농업에서 기술집약형으로 변해야 시장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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