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고에 길을 묻다] 학교 농지 빌려 ‘실전 경험’…지속적 지도로 ‘영농 자신감’

입력 : 2021-06-16 00:00
01010100501.20210616.001308697.02.jpg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2부] 농고의 오늘과 내일…블루오션으로 가는 길

[우수사례 - 졸업생 농업정착 돕는 충북생명산업고]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올해 11개 팀 15명 참여 중 연구사 멘토링…시행착오 줄여

학교, 마트 직거래 연결 지원 농산물 판매하며 경험 쌓아
 

 

“졸업 후 바로 창업농에 도전했다면 어려움이 컸을 겁니다. 지난해 1년간 모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큰 도움을 받았고, 영농에 대한 의지가 더욱 커졌거든요.”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교장 김규태) 를 졸업한 지 2년차인 박준수씨(20)는 학교 농지를 임차해 1년간 농사지어보니 배움과 실제에 다른 점이 많단 것을 절감했다. 그렇지만 학교의 지속적인 지도 덕분에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충북 보은에 위치한 충북생명산업고가 졸업생들의 농업 정착에 힘써 주목받고 있다.

충북생명산업고는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미래농업선도고등학교로 선정돼 모든 교육과정을 청년창업농 육성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김규태 교장은 “채소·과수·화훼 경영과, 특용원예과 등 총 4개 과를 편성해 전문교과와 실습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13만2000㎡(4만평)의 실습장과 15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아 조성한 스마트팜·정보통신기술(ICT) 실습장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익히며 창업농의 꿈을 향해 착실히 정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충북생명산업고는 지난해부터 졸업생들이 안전하게 농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청년창업농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목표는 미래 농민 육성. 센터에는 졸업생들의 농창업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영농기술·농업정책 관련 특강과 워크숍, 재학생과 졸업생의 멘티-멘토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창업 인큐베이팅’이다.

이 프로그램은 졸업생들에게 농창업 실무 기회를 제공한다. 창업농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개인 또는 두세명씩 한팀을 이뤄 학교 소유 농지(1만3400여㎡·4000여평)를 저렴하게 임차해 직접 작성한 농창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영농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엔 3개 팀 5명이, 올핸 11개 팀 15명이 참여 중이다.

2년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해 330㎡(100평) 비닐하우스 한동과 포도밭 990㎡(300평)를 빌렸다. 그곳에서 샐러드용 쌈채소, 참깨, <캠벨얼리> 포도 등을 재배하고 있다. 그런 박씨를 위해 충북생명산업고에서 소개해준 포도연구소 연구사가 멘토가 돼준 것. 박씨는 “연구사가 한두번씩 포도밭에 와서 농작물 상태 등을 살피며 어떤 영양제를 주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세심하게 지도해줘 큰 도움이 됐다”며 “덕분에 올해는 좀더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박씨는 지난해 충북생명산업고가 연결해준 보은읍 마트와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해 200만여원의 매출액을 올리기도 했다. 올핸 직거래로 쌈채소를 판매해 5월 중순까지 74만원을 벌어들였다. 덕분에 박씨는 지난해보다 연매출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졸업 1년차 이수진씨(19)는 올해 처음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친구 두명과 함께 노지 990㎡(300평)와 비닐하우스 330㎡(100평) 한동을 임차했다. 지금은 상추 등 쌈채소를 재배하지만 앞으론 노지국화와 김장용 배추 재배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충북생명산업고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창업농 동아리가 모태가 됐다. 지난해 18개 팀 74명의 재학생들이 동아리를 조직해 교내 실습장에서 희망작물을 재배하고 가공·유통·판매도 직접 해보는 경험을 쌓았다.

임선경 교사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매대·재고 관리는 물론이고 매출장부 작성 등을 했고,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가공품도 생산했다”며 “지난해 ‘충가네버섯’ 동아리에서 생산한 노루궁뎅이버섯과 금이버섯으로 만든 강아지 기능성 간식은 한 농업회사법인과 공동 개발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 교장은 “앞으로도 창업교육 및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하겠다”며 “아낌없이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해 미래 청년농들이 농업에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보은=유재경 기자 jaeka@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