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김치 사용 외식업체 지원 필요 …원가 낮추는 근본 대책 마련을

입력 : 2021-05-14 00:00

[김치 종주국 기로에 서다] ④·끝 김치산업 출구 전략은

음식점 등 인센티브 주면 우리 김치 소비 확대 가능

원재료 안정적 공급 위해 정부가 저온창고 구축 지원

국산 김치 사용 업체 인증 자율표시제 활성화 도움

배추김치 외 제품 다변화 등 국내외 신규 수요 창출 과제
 

 

최근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중국산 김치 파동을 계기로 국산 김치산업의 재기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산 김치 가격 경쟁력 제고와 새로운 수요 창출 등 한단계 도약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0% 국산 농산물을 사용한 국산 김치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외식업체 수요 확대 시급=국산 김치산업이 활성화하려면 중국산 김치에 빼앗긴 외식업계의 수요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관건은 가격이다. 국산 김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가격 때문에 중국산 김치 파동이 일어난 최근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입 김치를 사용하는 외식업체가 많다.

국산 김치 원가를 대폭 낮추는 게 최선책이기는 하지만 국산 원재료와 인건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유지비 등을 감당하려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외식업체에 대한 지원으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장용식 전남 순천농협 남도식품 공장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까지 줄어들면서 외식업체들이 국산 김치를 쓰고 싶어도 가격 부담 때문에 선뜻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산 김치 사용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인센티브 형식으로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다면 외식업체의 국산 김치 소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등 국산 김치 원가를 낮추는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장은 “여름철 기상변수 등으로 배추값이 급등할 때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원재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저온 저장창고 구축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며 “김치가공공장의 자동화·현대화도 적극 추진해 인건비를 줄인다면 국산 김치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 국산 농산물 사용 김치 지원 강화=중국산 김치 위생 파동을 안전한 우리농산물로 만든 국산 김치를 적극 홍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들어 ‘국산김치자율표시제’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산김치자율표시제는 100% 국산 재료로 만든 김치를 생산업체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거나 직접 만들어 쓰는 식당·기관 등을 국산김치자율표시위원회가 인증해주는 제도다.

2016년 도입 이후 민간단체의 자율 추진으로 실적이 미흡했으나, 최근 전남도·경북도 등 지자체들이 국산김치자율표시제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는 형국이다.

김치 제조업계 관계자는 “국산 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지금, 인증제도 홍보를 강화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외식업체의 국산 김치 사용을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산 원료로 만든 김치를 대상으로 한 ‘국가명 지리적표시제’ 도입과 더불어 김치 원재료의 국산 비중을 표시하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상덕 농협경제연구소 유통연구팀 부연구위원은 “상품김치는 주원료 2개와 고춧가루·소금에만 원산지표시 의무가 있어 다른 부재료로 외국산을 썼는지 소비자가 알 수 없다”며 “전체 원재료의 국산 비중을 표기하는 국산화 지수 등을 도입한다면 요즘처럼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시기에 국산 원재료 사용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새로운 수요 창출=국내 김치 소비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외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주로 배추김치 판매에 편중된 국내시장에선 식생활 행태 변화를 반영한 제품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귀정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지역농산물활성화 연구단장은 “서구화한 식생활 속에서 김치를 단순히 반찬용으로만 취급해선 수요를 확대하기 어렵다”면서 “기능성이 우수하게 발현된 김치로 만든 소스·분말 등 응용식품 개발로 김치를 꺼리는 소비층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현지인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수출시장 창출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조정은 세계김치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은 “미국·유럽 시장을 조사한 결과, 한국문화와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 등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 국산 김치 수요 확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젓갈·마늘처럼 향이 강한 재료 사용을 줄이고, 유럽인이 선호하는 아삭한 식감의 배추 줄기로만 상품김치를 만드는 등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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