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통합농협 출범…신지식농업·유통혁신·선진금융 ‘도약’

입력 : 2021-05-12 00:00 수정 : 2021-05-23 09:41

[농협중앙회·농민신문 공동기획] 농협 60년을 넘어 100년으로

[1부] 연대기로 읽는 60년 ⑤ 2000년대 - 하나의 줄기로 힘 모으다

농협·축협·인삼협 중앙회 합쳐 6개월 만에 1956억 흑자 달성

중앙회 ‘도매사업 조직’ 만들고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도 나서

독자적 인터넷뱅킹 서비스 첫선

 

‘통합농업협동조합중앙회 창립기념식’을 알리는 아치 아래로 수많은 이들이 바쁘게 오간다. 아치 옆으로는 ‘하나 된 농협 함께하는 새천년’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때는 2000년 7월1일. 농협·축협·인삼협 중앙회의 통합 기념식이 열린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 앞 풍경이다. 기념식에는 대통령 내외와 1000여명의 각계각층 인사가 운집했을 정도로 통합농협 출범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새천년을 맞아 모두가 기대에 부풀어 있던 2000년, 농협은 통합을 전환점 삼아 다시 한번 도약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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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축협·인삼협 중앙회를 하나로 합친 ‘통합농업협동조합중앙회 창립기념식’이 2000년 7월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렸다. 통합농협은 1383개 조합이 참여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농민 자조조직으로 그 면모를 갖췄다.

◆통합농협, 시너지 높이다=1998년 2월 출범한 김대중정부는 협동조합 개편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하며 농협 통합의 불씨를 댕긴다. 취지는 ‘농수축임협 등 생산자단체를 농어업인의 자조적 경제활동에 기초를 둔 상향적 협동조합으로 재편’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 1999년 3월 당시 농림부는 지속적인 논의 끝에 농협·축협·인삼협 3개 협동조합을 통합하는 개혁방안을 발표한다. 통합농협 출범 계획을 담은 새 농협법이 그해 8월13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는다.

2000년 5월2일 통합농협 회장으로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되고, 7월1일 통합농협이 공식 출범한다. 1981년 축협중앙회가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지 20년 만에 농협이 하나로 힘을 모은 순간이다. 통합농협은 ▲신지식농업 육성 ▲농축산물 유통혁신 ▲선진금융체제 확충 등을 운영지표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놓는다. 지역 축협과 인삼협은 농협의 전산망과 풍부한 자금력을 이용해 고객을 빠르게 확보해간다. 통합농협은 출범 6개월 뒤 흑자 1956억원을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정착한다.


◆‘도매역량’ 강화하다=통합농협은 농산물 판매 역량을 키우기 위한 기반 정비에 들어간다. 우선 도매사업 효율화에 방점을 찍었다. 1990년대말부터 민간 대형 유통업체들이 산지농협과 산지작목반을 상대로 직접 거래를 시도하며 농협의 도매 역량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던 터였다. 당시 농협유통과 전국 13곳의 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운영되고 있었지만, 도·소매 기능의 중복으로 산지조직 결집에 애먹는다.

2004년 재선에 성공한 정 회장은 중앙회 도매사업 조직 신설을 역점 사업으로 내세운다. 2005년 중앙회 도매사업 설립추진단이 꾸려지고, 2006년 중앙회로 일원화한 도매사업 조직이 출범한다. 중앙회가 종합유통센터와 자회사 소매사업장, 회원농협 하나로마트에 농산물을 일괄 구매·공급해주며 농산물 도매의 중심을 잡은 것이다. 이는 2006년 경기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 설립으로 이어진다.

농협은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한다. 축산물 유통의 효율성·투명성을 높이고자 안심축산사업을 구상하고 2008년 <안심한우> 브랜드를 세상에 선보인다. 한우를 출하하면 농협이 도축·가공을 시작으로 안심축산물전문점, 민간 유통업체, 급식 등으로 판로를 도맡는 구조를 만든다. <안심한우>는 출범 7년 만인 2015년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하며 한우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 2009년 3월 <안심한돈>과 11월 <안심계란>을 연이어 출범시키며 농협은 축산물 도매에서 입지를 넓혀간다.


◆종합금융사로 우뚝 서다=농협은 2000년대 전후로 금융 자회사를 잇따라 설립·인수해 협동조합의 수익센터 역량을 키웠다. 금융에서 창출한 수익으로 농민 복지와 농협 농정활동을 강화하고, 영농자재 공급과 산지유통 혁신 등의 경제사업 토대를 탄탄히 하려는 목적에서다.

2003년 4월 프랑스 협동조합그룹인 크레디아그리콜과 합작으로 ‘NH-CA 자산운용사(현 NH-Amundi자산운용)’를 세워 증권·부동산 등의 운용 능력을 확충한다. 2006년 2월에는 세종증권을 인수해 NH농협투자증권을 설립하며 증권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딘다. 2008년 NH농협캐피탈까지 설립한 농협은 은행·보험·자산운용·증권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로 우뚝 선다. 2009년 농협이 금융에서 창출한 수익을 지역 농·축협에 환원한 금액만 4600억원에 달했다.

이에 앞선 2000년 9월 농협중앙회는 독자적인 인터넷뱅킹 서비스의 첫선을 보였다. 인터넷과 연계한 각종 금융상품을 출시하며 중앙회 예수금은 2000년 50조원 규모에서 2010년 123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한다. 상호금융도 같은 시기에 인터넷뱅킹을 도입하고, 농어가목돈마련저축 취급을 확대해 예수금을 2000년 77조원에서 2010년 196조원으로 키워낸다.

또 2004년 1월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축협이 금융 전산망을 통합하며 획기적인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다. 이전까지는 농협중앙회(현 NH농협은행) 고객이 지역 농·축협 지점에서 금융 업무를 볼 수 없었다. 이때부터 ‘농협’ 고객이라면 전국 어느 지점을 방문하더라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렸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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