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취득 필수정보·증빙서류 확대…가짜 농민 거른다

입력 : 2021-04-09 00:00 수정 : 2021-04-09 21:31

농지정책 이젠 바뀌어야 (상) 농지취득자격

신청 때 직업 등 기재 의무화 농업경영체등록증 제출 필수

지역별 농지위원회 설치 실질적인 이용 현황 파악  
 

농지정책이 사반세기 만에 대대적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정부가 3월29일 내놓은 ‘농지관리 개선방안’은 규제 완화 일변도의 농지정책 방향이 처음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 이참에 농지가 투기 대상이 아닌 농업 생산요소로서의 본래 기능을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지관리 개선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25년간 풀려만 온 농지 취득 규제=1996년 농지법이 시행된 이후 농지정책은 농지 취득을 쉽게 할 수 있는 쪽으로 추진됐다. 농업 인력과 자본 유입을 도와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농지 소재지 6개월 사전 거주요건이 없어졌고 ‘거주지와 농지간 거리가 20㎞ 이내여야 한다’는 통작거리 제한도 폐지됐다.

농지 취득 심사 절차도 간소화됐다. 2003년 농지관리위원 2인 확인제가 사라진 반면 주말·체험 영농 목적 농지 취득은 허용됐다. 2003년 주식회사 형태의 농업법인은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됐고, 2006년엔 법인의 농민 출자 비중이 50%를 초과해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폐지됐다. 2009년엔 법인 업무집행권자 중 농민 비율이 3분의 1 이상이면 농지를 살 수 있도록 했다.

성과가 없던 건 아니다. 귀농이 늘었고 창업농이 일부 활성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개발예정지를 중심으로 농지 투기 행태가 나타나는 등 부작용도 발생했다. 시민단체의 폭로로 촉발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는 이같은 부작용의 결정판이다.


◆농지취득자격 심사 강화=농지제도 개선방안의 핵심 중 하나는 농지취득자격 신청 때 정보 제공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특히 농업경영계획서상 의무 기재사항에 직업과 영농경력, 영농거리 등을 추가했다. 현재는 취득면적과 노동력·농업기계 확보방안, 소유농지 이용 실태만 의무사항이다. 재직증명서·농업경영체등록증·자금조달계획서 등 관련 증빙서류도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주말·체험 영농 용도의 농지 취득 때도 영농거리 등을 포함한 ‘체험영농계획서’를 신설해 의무적으로 내도록 했다. 농업경영계획서는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 심사를 위한 중요한 척도지만 기재된 사실에 대한 증빙 또는 성실 기재 의무를 제도적으로 부여하지 않아 부실 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반성에서다. 또 ‘농지위원회’를 신설해 투기우려지역 농지와 지역 외 거주자 취득농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단독으로 심사하는 체계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농지취득자격 신청·심사 절차를 강화한 것에 농업계는 대체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실효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정부 대책이 전향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농지위원회를 시·구·읍·면 단위가 아니라 법정리 마을 단위로 둬야 실질적인 농지 이용 여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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