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부동산] 외지인 꾸준히 유입되는 ‘과도기 마을’ 비교적 정착 수월

입력 : 2021-03-10 00:00 수정 : 2021-03-1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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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귀농·귀촌인은 준비 과정에서 지역과 마을의 텃세 유무와 그 정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귀농·귀촌 부동산이야기 (32)정착지역 텃세 여부

일부 지역관리·유지 등 기득권 행사

융화 쉽지 않을 수도…사전 파악을

 

필자는 강원 홍천의 한 시골마을에서 지금까지 11번의 겨울을 넘겼다. 3월에 폭설이 내리기도 하는데 이때 마을 길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트랙터 등을 동원해 눈을 치운다. 하지만 필자의 집 진입로(70m)는 매번 지나친다. 그것도 모자라 최근엔 진입로 쪽으로 눈 무더기를 일부러 밀어놓았다. 이쯤 되면 참으로 고약한 텃세가 아닐 수 없다.

필자의 한 지인은 6년 전 충북 영동으로 귀농했다. 농사가 힘만 들고 돈이 되지 않자 일자리를 구해 정착해보려고 애썼지만 결국 지난해 다시 도시로 돌아갔다. 그는 “살아보니 시골에는 세가지가 없더라”면서 “첫째는 사람, 둘째는 일자리, 그리고 셋째는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귀농·귀촌 강의차 전국을 다니다보면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시골생활의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텃세’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지역별·마을별 정도의 차이도 크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사실상 텃세는 없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발표한 2020년 조사에서도 “지역주민과 관계가 좋지 않다”는 대답은 귀농인 2.4%, 귀촌인 1.9%에 불과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각 지방자치단체에 적극적으로 지역주민과 귀농·귀촌인의 융화교육을 주문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귀농·귀촌 준비기간은 귀농 약 26개월, 귀촌 약 18개월로 긴 편이다. 귀농은 준비기간에 정착지역 탐색(42.2%)과 주거·농지 탐색(29.3%) 활동이 주류를 이룬다. 정작 귀농교육은 12.2%에 그쳤다. 결국 긴 준비기간은 새로운 인생 2막의 입지 및 물적 기반을 갖추기 위한 시간인 셈이다. 이때 텃세 또한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텃세 중에서도 가장 나쁜 것은 시·군 단위의 지역텃세다. 지역텃세가 심하다는 것은 귀농·귀촌인을 받아들일 준비와 자세가 돼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지역텃세의 중심에는 일부 지역관료와 소위 ‘○장님’으로 불리는 지역유지 등 기득권층이 똬리를 틀고 있다. 이들은 평소 자기들끼리 이권과 자리다툼을 벌이다가도 외지인(귀농·귀촌인)이 기득권을 위협한다고 느끼면 즉시 연대해 자신들의 성곽을 굳건히 지킨다.

마을 텃세 또한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부 마을유지들이 그 중심에 있다. 오래된 집성촌과 전통마을에 연고 없는 귀농·귀촌인이 들어가 정착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귀농·귀촌인이 꾸준히 유입되는 ‘과도기 마을’이나 기존 지역주민보다 귀농·귀촌인이 더 많은 ‘외지인 마을’이 상대적으로 정착하기에 수월하다.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지역 탐색 및 결정, “어떤 땅과 집을 마련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부동산 탐색 및 결정 과정은 귀농·귀촌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때 앞서 귀농·귀촌한 선배 등을 통해 지역·마을 텃세 여부와 그 정도에 대해 사전 파악을 하는 것은 필수다. 또한 해당 지자체장이 귀농·귀촌을 활성화해 지역주민과의 상생 및 지역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박인호<전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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