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농지 내 숙소 원하는 외국인 근로자 루엉씨

입력 : 2021-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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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 루엉 스레일리아씨가 자신의 숙소를 소개하고 있다.

“주거지 옮기면 교통 불편·방값 부담”

일자리도 잃을 수 있어 걱정

 

“지금 숙소에 만족하는데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지 않아요.”

경기 이천시 단월동의 한 화훼농장에서 근무하는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 루엉 스레일리아씨(28)는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이지만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재입국 특례(성실근로자) 혜택을 받아 이 농장에서만 7년째 일하고 있는 루엉씨는 “숙소는 겨울엔 난방으로 따뜻하고, 여름엔 에어컨 덕에 시원하다”며 “농장 바로 옆에 있어 출퇴근도 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책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루엉씨는 “농장 인근에는 방이 없어 새 숙소를 얻으려면 시내로 나가야 한다”며 “이럴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불편한 교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름에는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 제시간에 맞는 교통편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또 차를 타면 멀미를 하는 탓에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로 작업에 임할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비용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루엉씨는 “한국에 온 것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라며 “다른 숙소로 옮기면 방값과 교통비 등 더 많은 비용이 들어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밝혔다.

농가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소를 제공할 경우 임금에서 비용을 공제한다. 공제율은 숙소와 식사를 제공할 땐 월 통상임금의 최대 20%, 숙소만 제공할 땐 15%까지다. 보통 읍내에 있는 방들은 가설건축물 숙소보다 비싸고, 그러면 농장주는 외국인 근로자와 합의 하에 임금에서 추가 발생 비용을 공제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근로자 입장에서는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혀 반갑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또 루엉씨는 많은 동료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설건축물 숙소라는 이유로 재고용을 해주지 않으면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고 걱정했다.

이천=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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