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새해이슈] 농민들 저탄소 정책 참여 저조…경제적 혜택 제공해야

입력 : 2021-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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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선언이 잇따르면서 농업분야도 저탄소농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왼쪽은 효율이 높은 보온자재를 활용해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있는 시설하우스 내부. 오른쪽은 농장의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지열히트펌프를 설치한 모습. 사진제공=농업기술실용화재단

[2021 새해이슈] ⑧ 저탄소농업

파리기후변화협정 참여로 국내 농업분야 온실가스량

2030년 349만t 감축 목표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10년 내 감축량 더 늘수도 

농가들 저감사업 잘 모르고 시설비용 부담도 커 어려움

선택형 공익직불제 연계해 적절한 인센티브 지급 필요 

적용 쉬운 저감기술 개발을

 

‘탄소중립’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그린딜 전략을 발표한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미국·중국 등 현재 12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낳은 탄소중립 선언으로 농업분야도 저탄소농업으로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이행을 위해 설정돼 있던 국내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절감 목표가 탄소중립 선언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만료된 교토의정서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한 것과 달리 파리협정은 당사국 모두 자국의 상황을 반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워 이행토록 한다.

파리협정에 참여하는 우리 정부가 제출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농업분야가 2030년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량은 349만t(국가 전체 감축 목표는 3억1480만t)이었다. 하지만 이 수치가 탄소중립이 선언되기 전에 설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10년 내 줄여야 할 감축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다.

더욱이 탄소 감축이 앞으로 국제 교역상 의무사항으로 규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탄소 감축 농업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EU와 미국은 탄소 감축 의무를 지키지 않는 국가나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인 이른바 ‘탄소국경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강도 높은 탄소 배출 규제를 펼치는 데 부담을 느낀 기업이 지역(국가)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임영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탄소국경세가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되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농업 부문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농업분야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은 기존에 정부가 펼쳤던 저탄소농업 정책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농경연이 지난해 12월 320농가를 대상으로 저탄소농업 정책에 관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농민들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필요성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지만 저탄소농업 정책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알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알고 있음’이라고 답한 농가가 전체의 84.1%에 달했다. 반면 정부가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펼치는 정책에 대한 참여도는 낮은 수준이었다.

농업분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정부 정책은 크게 ‘농업·농촌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 ‘농축산물인증제도’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3가지로 나뉘는데, 이에 대한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비중이 각 52.8%, 72%, 73.5%에 달했다. 정책에 대한 인지도 또한 낮았다. 각 사업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를 묻는 문항에는 각 60.3%, 58.1%, 41.3%가 ‘들어봤다’고 답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저탄소농업 정책을 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농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경제적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학균 농경연 연구위원은 “저탄소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들은 초기 시설비 부담이나 노동력 증가, 생산성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저탄소농업 기술을 농가들에게 더 많이 보급하기 위해선 이를 선택형 공익직불제와 연계해 적절한 인센티브를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단관개·지열히트펌프·순환식수막보온시스템 등 기존의 온실가스 감축 수단 외에도 농가들이 적용하기 쉬운 온실가스 저감 기술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길재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기후변화대응팀장은 “온실가스 감축사업은 현재 15가지 기술을 온실가스 감축 기술로 규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여기에 ‘바이오차(Biochar·목재를 300℃에서 열분해시켜 숯처럼 만든 물질)’를 새로 추가한다”며 “이처럼 농가들의 수용성이 높으면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높은 기술을 계속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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