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2021-세대가 함께] “어르신, 같이해요”…젊은이들 ‘똘똘’ 뭉쳐

입력 : 2021-01-13 00:00
01010100401.20210113.900011749.05.jpg
농업회사법인 ‘촌스런’의 안재은 대표(왼쪽부터)와 최고야·이소연 이사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있는 책방 겸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청주=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충북 청주 농업회사법인 ‘촌스런’ 

귀농·귀촌 청년 3명 농촌 콘텐츠 제작 눈길

할머니 요리법·오일장 홍보 등 영상 만들어

농촌체험카페 곧 열어…마을호텔 건립 포부

 

농촌의 세 청년이 도원결의했다. 복숭아밭이 아니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서. 농업회사법인 ‘촌스런’의 안재은(29)·최고야(34)·이소연씨(39)는 주민 사이에서 ‘문국지(문의면+삼국지) 삼총사’로 통한다. 귀농·귀촌한 이 세 청년은 나이도, 하는 일도 제각각이지만 청년과 마을 어르신 모두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고자 유비·관우·장비처럼 뭉쳤다.

촌스런은 주로 유튜브 영상 등으로 농촌 콘텐츠를 생산하고 마을 관광상품을 만든다.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세대가 어울리고 도시민들에겐 농촌생활의 묘미를 알리고자 지난해 법인까지 설립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널리 알리고 청년 귀농·귀촌인을 유치하는 효과는 덤이다.

영상 제작은 주로 대표인 안씨가 담당한다. 그는 주민 평균 연령이 75세인 작은 마을 마동리에 사는 청년농부다.

“마동리 할머니들의 요리법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고 있어요. 처음엔 ‘별것도 아닌 걸 뭣하러 찍어!’ 하시던 분들이 영상을 보시곤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

‘별것도 아닌’, 할머니들이 일상적으로 해 먹는 뽕잎칼국수 조리법에 청년들이 몰려들어 관심을 가지니 할머니들은 성취감을 느낀다. 마을의 문화를 알리는 데 자신도 일조했단 사실에 할머니들에겐 자신감이 생겼다. 어르신들의 농사일을 돕는 건 물론, 매년 새해엔 떡국을 끓여 대접하고 90세가 넘은 마을 ‘왕언니’에게도 먼저 다가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처음엔 “기술 배워 서울이나 가라”던 어르신들이 이제 친구가 됐다.

문국지 삼총사는 죽어가는 장터, 문의오일장을 살리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오일장에서 파는 농산물을 구입해 요리 영상을 찍는다. 쿠폰을 발행해 다른 지역에서 온 방문객들이 문의오일장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오일장 어르신과 공감대를 형성해 콘텐츠를 기획한 이는 최씨다. 오일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다른 청년들에게 홍보하고 싶었다는 최씨 덕분에 문의오일장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들은 곧 농촌체험카페를 열 계획이다. 어르신들과 청년농부들이 와서 농산물을 팔고 문화생활도 하는 복합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더 나아가 현재 진행 중인 마을투어를 확장시켜 마을호텔을 만들고 싶단 포부도 밝혔다. 혼자선 할 수 없는 일들이지만 여럿이 뭉치니 가능한 일이다.

“농촌 어르신들의 삶이 나중엔 제 삶이 되는 거잖아요. 농촌은 제 아이들이 살 곳이기도 하고요. 나의 일이라 생각하니 똘똘 뭉쳐 행동하게 되더라고요.”

문의면에 귀촌해 책방을 운영하는 이씨가 말했다. 이씨가 연로한 마을주민들이 하기 어려운 지역 홍보나 마을 가꾸기를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이유다.

이들은 고령화된 마을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전 세대가 아울러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이들이 의기투합할수록 문의면의 미래는 점점 더 밝아지고 있다.

청주=김민지 기자 vivid@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