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새해 이슈] 도시민도 살고 싶어 하는 ‘농촌마을 만들기’ 닻 올랐다

입력 : 2021-01-11 00:00 수정 : 2021-01-1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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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난개발을 방지하고 농촌다움을 회복하기 위해 농촌 공간과 생활 여건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시범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추진되면서 ‘농촌공간계획’ 수립이 첫발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한때 축산냄새와 아무렇게나 버려진 농약병 등으로 위기를 겪다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수려한 경관을 되찾은 경북 문경시 농암면 궁터별무리마을.

[2021 새해 이슈] ② ‘농촌공간계획’ 수립

올해 첫 ‘정비 프로젝트’ 추진 상반기 지자체 4∼5곳 대상

독자적 계획 세우도록 지원 하반기 농촌계획법 제정 착수

사업 순항 위해 예산 늘리고 농지전용 쉬워 법 개정 필요

지역주민 인식 개선도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유튜브의 한 영상이 화제가 됐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방송국에서 일하는 한 청년이 전북 김제의 115년 된 주택을 매입한 후 하나하나 고쳐가며 농촌마을에 정착해가는 과정을 담은 내용이었다.

차를 타고 가면 3시간 반 넘게 걸리는 먼 시골에서 펼쳐지는, 특별해 보일 것 없는 영상이지만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독자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내 집을 직접 꾸미면서 성취감을 맛보고, 집 앞에 펼쳐진 넓은 들녘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주인공 모습에 많은 이들이 호응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 영상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저밀도 농촌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해 처음 추진하는 ‘농촌공간 정비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여건에 맞게 농촌공간을 주택·공장·축사 등 용도에 따라 구획하는 정비계획을 세우면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체 예산규모가 50억원(국비 50%, 지방비 50%)으로 많지는 않지만 난개발과 저개발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는 농촌을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으로 바꾸는 귀한 작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농촌공간계획’ 수립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1월11일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해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 건설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오용준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농촌의 난개발 실태를 정부가 예산을 들여 분석, 농촌만의 독자적인 공간계획 수립 토대를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지 않은 혁신도시에서 축산악취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유입 인구들의 불만이 높은 것을 볼 때 코로나19가 만든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올 상반기 전국 4∼5곳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농촌공간의 현황을 파악해 자체적인 정비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성공 사례를 발굴·전파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재경 농식품부 농촌정책과 서기관은 “하반기엔 가칭 ‘농촌계획법’을 제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이 국제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우리 농업·농촌도 이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며 “실행력 있는 사업이 되려면 기획재정부 등 예산당국과 국토교통부 등 국토 개발 주무부처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예산규모를 대폭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스·독일 사례와 비교해볼 때 우리는 농지 전용이 너무나 쉬워 난개발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농지 상속 제한을 뼈대로 하는 농지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간 엇박자를 해결하고 지역주민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범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은 “태양광발전만 하더라도 신재생에너지 확대 측면에서 정부가 권장하지만 최근 들어선 오히려 농촌경관을 해치고 난개발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포용성장·균형발전연구단장은 “올 시범사업은 지역주민 스스로 공간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본사업을 할지 신법 제정과 규제 도입 등 제도화로 풀어야 할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농촌을 한국판 뉴딜의 핵심공간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조만간 국토부 등과 본격적으로 협의를 시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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