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농업 4.0의 시대

입력 : 2020-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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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앞으로 50년 동안 지난 1만년간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농업에 투입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감소를 추산해 나온 수치다. 구글 산하 연구개발 부서인 X랩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연구하는 ‘미네랄’ 팀은 10월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농업은 지금까지 병해충과 잡초로부터 작물을 지키고, 최적의 비료 사용량을 계산하는 데 집중해왔다. 최소 면적에서 최대의 수확량을 내는 것이 농업의 목표였다.

지금은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기후변화는 농업을 훨씬 더 복잡한 산업으로 만들었다. 농사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지혜와 ‘감(感)’으로는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된 것이다.

농업도 이제 거대한 디지털 변혁의 파도를 타야 한다.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 농업’으로 현재의 농업이 직면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이같은 트렌드를 전문가들은 ‘농업 4.0’이라고 부른다.

세계는 정보기술(IT)의 시대를 넘어 데이터테크놀로지(DT) 시대로 접어들었다. DT와 인공지능(AI)은 모든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농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발전 속도가 느리고 다른 분야와의 융복합 적용 사례도 매우 적은 분야였다. 반대로 말하면 DT와 AI가 융합해 혁신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많이 남은 영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 최대 미네랄비료 기업 야라(YARA)는 지난해부터 다국적 IT 기업인 아이비엠(IBM)과 협업을 통해 농업의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했다. YARA는 전세계에 800명 이상의 농업학자 인력풀을 갖고 있으며 100년 이상 집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농학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IBM은 디지털 플랫폼과 이를 이용한 서비스, AI 및 데이터 분석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이들은 YARA의 농업정보를 AI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식량 생산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법으로 구축하려고 한다.

구글도 농업분야에 뛰어들었다. 앞서 소개한 구글의 미네랄팀은 얼마 전 로봇 농사꾼 ‘버기’를 선보였다. 버기는 태양열 패널과 카메라, 각종 센서와 소프트웨어 등을 장착하고 경작지를 자유자재로 누빈다. 작물의 생육 상태와 토질, 수확시기, 기상정보 등을 모두 모아 농업 생산자에게 공급한다.

이같은 사례들은 데이터 농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정표와도 같다.

농업은 더이상 낙후산업이 아닌 미래 혁신을 주도할 필수 영역이다. 필자가 2년 전 설립한 데이터 기반 농산물 가격분석 기업 ‘팜에어’도 데이터 기반 농업 시대를 열 수 있는 하나의 도구다. 팜에어는 산재해 있는 국내 농업 데이터를 취합해 표준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AI를 통해 22개 품목의 농산물가격을 예측하고 있다. 예측된 정보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돕는 데 쓰인다. 나아가 새로운 유통시스템을 구축하고, 구매자와 공급자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과거에는 종자와 화학분야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탄생했고 그들이 세계 농업을 지배했다. 우리는 그때 기회를 놓쳤다.

다시 한번 우리 농업에 기회가 왔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다시는 그들에게 우리의 식량주권을 넘겨줘선 안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기회는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농업에서 DT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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