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한국농촌건축대전’을 아십니까

입력 : 2020-10-12 00:00
01010102201.20201012.001290235.02.jpg
2015년 ‘한국농촌건축대전’ 국제공모전 대상작(홍콩 팀)의 리모델링 부분 투시도(농협창고→시니어센터). 사진출처=한국농촌건축대전 홈페이지

매년 가을이면 ‘한국농촌건축대전’ 전시회가 열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촌건축학회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주관한다. 농촌지역 개발에 적용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건축문화 창달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2006년부터 추진됐다. 매년 6월 참가 신청을 받고 7월과 8월 세차례에 걸쳐 작품 제출과 심사를 한 후 9월초 수상작을 발표해 9월말이나 10월 중 전시회와 시상식을 연다. 응모 자격은 건축·농촌계획·환경 등을 전공하는 대학생 또는 일반인인데 건축학과 재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초창기 한국농촌건축대전의 주제는 두루뭉술했다. 한국농촌건축의 정체성과 다양성, 지속가능한 농촌마을 만들기 등 추상적인 주제만큼 설계 대상지도 응모자가 전국의 농어촌지역에서 자유롭게 정했다. 그러다가 2013년 즈음부터 주제가 구체적으로 변했다. 농촌 중심지 활성화, 고령자를 위한 건축 공간 설계, 귀촌 청년을 위한 농촌보금자리 주거단지, 은퇴한 도시민을 위한 농촌 정주 공간 등 농촌의 노령화와 인구감소 현상을 반영했다. 대상지도 주제와 관련된 시범사업 신청지구로 정해졌고, 설계 방법은 전면 철거와 개발이 아닌 지역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리모델링으로 모아졌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준공건축부문도 추가돼 농어촌지역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선정하고 수상했다. 2015년에는 국제공모전으로 확대했는데, 그때 247개 팀이 참가해 홍콩 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충북 괴산군 사리면 농협창고와 지역아동센터를 시니어센터와 주니어센터로 리모델링하는 설계였다.

올해 한국농촌건축대전은 농식품부의 2020년 ‘농촌 유휴시설 활용 창업 지원사업’ 대상지의 낡은 건축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었다. 대상은 한경대학교의 ‘도론도론’ 팀이 받았다. 이들은 전남 신안군의 농협창고 2동을 연결해 코워킹 공간, 전시판매, 공유도서관, 자유로운 형태의 휴게 공간과 관광객을 위한 야외 힐링 공간을 설계했다. 이밖에 우수상 2점, 장려상 4점과 다수의 입선도 선정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수상작 전시회가 어려워 비대면 온라인 전시를 할 예정이다.

‘한국농촌건축대전’은 다른 건축대전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15년간 뚜벅뚜벅 걸어오면서 조금씩 변화를 겪어왔다. 행정기관과 학회, 건축학과 학생 위주의 행사에 농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보태진다면 또 어떤 변화를 볼 수 있을까. 건축가는 농어촌에 어울리는 건축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농민은 건축을 지역의 문화로 가꾸게 된다면 ‘한국농촌건축대전’이 애초에 목적했던 아름답고 살기 좋은 농어촌 마을에 성큼 다가가지 않을까. 관심과 참여가 많아지면 목적은 더 선명하고 내용은 한층 정교해진다. 그만큼 현실적인 대안도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김소연 (건축가)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