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맥 짚기] 코로나·자연재해로 농가소득 먹구름…직불제 예산 확대 절실

입력 : 2020-09-25 00:00 수정 : 2020-09-26 23:48

2020 국정감사 맥 짚기 (3)소득불안 대응

직불금 농지 요건 등도 쟁점

정부, 직불 예산 5년간 동결 농업계 비판 목소리 커져 

이상기후로 농가 피해 큰데 재해보험 보상률 낮아 문제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등 전면 도입 최대 관심사 

 

‘농업인 소득안전망의 촘촘한 확충.’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렇다면 그간 농가 살림살이는 나아졌을까.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4118만2000원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특히 농업소득은 20.6%나 줄었다. 올해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감염병 사태와 잦은 자연재해가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갈수록 빈번해지는 악재에 농가소득 안전망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공익직불제 개선=올해 정부가 직불제 개편을 단행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중소농에 대한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제도 시행 방식이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농지 요건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행 공익직불제법에 따르면 2017∼2019년 중 기존 쌀·밭·조건불리 직불금을 한번이라도 받지 않은 농지는 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직불금 수령액이 적고 신청절차가 복잡하다는 등의 이유로 직불금을 신청하지 않았던 농가들이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현장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지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까지 발의된 만큼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농업비진흥지역의 논·밭 직불금 단가 차등 개선, 선택직불제 확대 등 공익직불제에 관한 쟁점이 적지 않다.

관건은 예산이다. 농업계는 현안 해결을 위해 공익직불제 예산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2020∼2024년 국가운용재정계획’을 통해 공익직불제 예산 2조4000억원을 5년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농업 예산을 편성할 때 직불제 비중을 높여나가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농업재해보험 강화=국감 때마다 단골 주제로 등장했던 농업재해보험이 올해는 더욱 거센 질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의 일상성이 확대되면서 농작물재해보험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문제는 저조한 가입률이다. 정부는 농작물재해보험이 도입된 2001년부터 가입률 향상을 도모해왔지만 여전히 38.9%에 그친다.

현장에선 가입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를 제시한다. 그중에서도 재해보험 보상률에 대한 불만이 크다. 일례로 올해부터 과수 4종의 열매솎기(적과) 전 재해보험 보상률이 기존 80%에서 50%로 낮아졌다. 올봄 이상기후로 심각한 언피해를 본 과수농가들은 보험약관 변경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손해평가의 합리성과 신속성문제를 제기하는 농가도 적지 않다. 농업계는 농업재해보험의 보상 재해 범위, 손해평가 방법·절차 등을 심의하는 농업재해보험심의회 위원에 농민단체 대표의 참여를 보장해 보험가입자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괄적인 지역 할증률 적용도 개선되지 않는 문제다. 재해 발생 이력이 없는 농가까지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면서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업은 자연재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산업인 만큼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험료 지원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이에 기반한다. 그러나 정작 정부가 내년도 농업재해보험 예산을 전년보다 406억원 적게 책정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농업소득 안전망 구축=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안정적인 농업소득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농산물 가격안정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채소가격안정제가 시행되고 있다. 계약물량 일부를 수급조절에 활용하는 대신 농가에 최소한의 출하가격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채소가격안정제 적용 비율을 올해 ‘평년 생산량의 15%’에서 내년엔 17%로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농업계는 잦은 자연재해로 수급불안 가능성이 증가한 만큼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내세운 ‘2022년까지 30% 달성’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예산을 확대하길 기대하고 있다.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와 농업수입(收入)보장보험의 전면 도입 또한 농업계의 관심사다. 특히 최저가격보장제는 국민의힘이 정기국회 중점입법과제로 꼽을 만큼 국회의 관심도 높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주요 농산물의 최저가격을 정해두고 농산물값이 그 이하로 형성되면 농가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최저가격보장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 폭락 사태로부터 농민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취지다. 농업계는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이 열악한 만큼 국가의 지원으로 제도가 확산하길 고대하고 있다.

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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