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중심 농촌재생 탐사기획] ‘아이토피아’ 만들자 농촌이 살아났다

입력 : 2020-07-06 00:00 수정 : 2020-07-12 00:41
경남 함양 서하초등학교가 마련한 교육공동체 간담회를 마친 신귀자 교장(앞줄 왼쪽 세번째), 신서성 서하초운영위원장(〃〃두번째)과 학부모들이 교정 한편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학교중심 농촌재생 탐사기획] 경남 함양 서하초등학교

전교생 해외연수 등 파격 공약 학부모 일자리·빈집 제공 추진

폐교위기 딛고 학생수 ‘껑충’ 가구 유입…군 인구증가 기여



“농촌 살리기, 경남 함양 서하초등학교에 주목하세요!”

덕유산 자락의 작은 산골학교인 서하초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폐교 위기를 겪던 학교의 전교생이 26명으로 늘고, 아이들과 함께 ‘전학’ 온 부모들 덕분에 지방자치단체 인구도 50명이나 늘어난 것. 많은 농촌 지자체가 소멸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시골의 한 학교가 전국적인 이목을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농민신문>은 서하초를 중심으로 한 함양군 서하면 지역을 연중 밀착 취재해 농촌재생의 해법을 함께 고민해본다.



“아이들이 서울에서 함양으로 온 뒤 확실히 밝아졌어요. 심했던 아토피도 좋아졌고, 며칠 전에 아내가 셋째까지 출산해 행복이 배가됐어요.”

6월26일 서하초등학교(교장 신귀자)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 ‘2020 소통·협력·상생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3·5학년 자녀를 둔 김선광씨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김해시 장유면에서 온 3학년 원영이 엄마 황미순씨는 “아이가 학교 가기를 싫어했는데 여기 와서는 가기 싫다는 말이 쏙 들어갔다”면서 “아침에 학교 보내는 게 즐겁고, 아이가 한명밖에 없는 게 안타까울 정도”라고 수줍게 웃었다.

함양에 들어온 지 16년 된 5학년 은초 엄마 이순진씨는 “워낙 적은 수의 아이들이 오랫동안 같이 지내다보니 처음엔 새 친구들이 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서로 허물없이 지내고 재미있게 생활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아이토피아(아이+유토피아=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학교) 서하초’의 그간 성과 공유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하면에 짓는 임대주택 설명회를 겸한 자리였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지역사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행복한 서하초를 중심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자는 데 공감했다. 간담회에는 교사·학부모 외에 LH·함양군교육지원청·함양군청·면사무소 담당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전학생은 물론 기존 학부모 모두 호평 일색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듯, 서하초는 학교를 중심으로 한 농촌 살리기의 모델이 되고 있다. 폐교위기에 처한 농촌학교문제 해결과 지역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전교생이 10명 남짓해 폐교위기에 처했던 서하초는 지난해 12월 전교생 해외연수, 학부모 일자리 및 빈집 제공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고 ‘학생모심 전국 설명회’를 열었다.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설명회는 학생을 2배 이상 늘리는 기적을 이뤄냈다. 서울, 충남 천안, 경남 김해·마산 등에서 8가구 자녀 16명이 전학 오거나 새로 입학하면서 전교생이 26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덕분에 함양군 인구도 50명이나 늘었다.

현재 서하초엔 전국 각지 지자체와 작은 학교들이 성공 사례를 배우려고 찾아오고, 전화 문의도 빗발친다. 전북 남원과 경남 거창·고성·하동 지역에선 이미 서하초를 모델로 삼아 ‘폐교위기와 인구절벽 탈출’ 전략 수립에 나섰다. 교육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올해 ‘작은 학교 중점 지원 공모사업’을 펼쳐 10개 시·군에서 초등학교를 한곳씩 선정, 각각 2000만원을 지원했다.

신귀자 교장은 “‘학교가 살아야 농촌이 산다’는 대전제로 시작된 서하초의 ‘아이토피아’는 민·관·학·연이 힘을 모은 결과”라며 “학교중심의 농촌재생 해법이 접목되고 있는 덕유산 자락의 경남 함양군 서하면을 앞으로도 관심을 두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함양=노현숙 기자 rhsoo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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