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체험마을] 도심 워터파크 아니에요, 이곳은 농촌이랍니다

입력 : 2020-07-06 00:00 수정 : 2020-07-06 17:20

초여름 계룡산 자락…녹음 속 경쾌한 음악

잔디밭 물대포에서 시원한 물줄기 쏟아내고

언덕에선 아이들 고무튜브 타고 물썰매 ‘씽씽’

코로나 감염 위험에 유명 물놀이장 대신 선택

방문객들 농촌 매력 ‘푹’…“주말마다 올래요”


 

코로나 시대 여름휴가 (상)-농촌체험마을

마스크 필터 거치지 않은 날것의 상쾌한 공기를 들이켜는 게 당연했던 시절. 그 시절 이맘때 워터파크와 전국 관광지, 국제공항은 여름휴가객으로 인산인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된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농촌체험마을에 가보자. 워터파크나 놀이공원보다 더 신나는 즐길거리가 기다린다. 밀폐된 공간도 적고 코로나19 방역활동도 철저히 이행하니 걱정도 덜 수 있다. 농촌에서 즐기는 ‘코로나 시대’ 여름 여행법을 소개한다.

 

 

물놀이를 즐긴 아이들이 도심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닭과 염소를 직접 만져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충남 논산 덕바위농촌체험휴양마을 가보니


이파리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초여름의 계룡산 자락. 충남 논산시 연산면에 있는 덕바위농촌체험휴양마을(이하 덕바위마을)에 다다르니 아이들 웃음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발열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한 후 안으로 들어가니 어른들은 텐트 그늘막에서 서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앉아 쉬고 있었다. 아이들은 녹음 속에서 미끄럼틀을 타거나 마당에 돌아다니는 닭을 쫓고 있었다.

“와우! 여름이다~♬”

갑자기 쿨의 노래 ‘해변의 여인’이 경쾌하게 대형 스피커를 뚫고 나왔다. 잔디밭 한쪽에 있는 물대포에서 곧 물이 터져 나올 것임을 알리는 노래다. 여기저기 흩어져 놀던 아이들이 불빛으로 달려드는 나방처럼 물줄기 속으로 일제히 돌진했다. 수영복이 없어도 상관없다. 잠시 마스크를 벗고 물안경을 쓰고 물폭탄 속으로 몸을 내던졌다.

한가득 뿜어져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론 모자랐는지 물총을 들고 물싸움을 벌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이 즐거운 물싸움에서 유일한 패자는 더위뿐이다.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에 발을 참방대기만 해도 마냥 재밌다. 바닥에 미끄러지고 뒹굴고. 부모들은 멀찍이서 이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바쁘다.


“올해는 해외로 여름휴가를 못 가서 아쉬웠는데 아이들이 이곳에 오면 너무 신나해요. 올해 벌써 두번째 와서 놀고 있어요.”

솥뚜껑에 푹 끓인 닭볶음탕. 덕바위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물폭탄을 맞으며 정신없이 놀고 있는 여덟살, 네살 난 아이들 영상을 찍던 엄마 이지희씨(35)가 말했다. 그동안 해마다 두세번씩 해외여행을 갔다던 그가 올해는 농촌 여행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아예 덕바위마을에 한달 내내 텐트를 쳐놓고 주말마다 올 예정이다.

물대포는 시동에 불과했다. ‘물썰매 타임’이 시작됐다는 방송이 나오자 아이들은 일제히 언덕으로 달려갔다. 물대포로 몸을 적시며 더위를 날렸으니 물썰매로 스릴을 느낄 차례다. 자신의 몸보다 큰 고무튜브를 건네받은 아이들은 물놀이의 절정을 향해 오르막을 올랐다. 물썰매 좀 탄다는 아이들은 내리막을 등지고 튜브에 올라탔다. 뒤로 미끄러지면 스릴도 두배, 재미도 두배란다.

“막 붕붕 떠 엉덩이가! 아빠도 타! 재밌단 말이야~.”

잔뜩 흥분한 아이의 등쌀에 어쩔 수 없이 튜브에 몸을 실었던 아빠들도 한번 타고 오면 잔뜩 상기된 얼굴로 또 타러 올라간다. 나중엔 아이가 그만하자 해도 아빠가 “한번만 더”를 외치는 상황도 펼쳐졌다. 엄마들도 예외 없다. 옷 젖으면 나중에 귀찮아진다며 지켜보고만 있더니 “못 참겠다”며 튜브 대열에 합류했다. 김형석씨(36)가 갓난아기를 안고 아내와 큰아이가 물썰매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여름휴가철에 아무 데도 안 갈 순 없잖아요. 탁 트인 자연 속에서 물놀이하니 감염 걱정도 덜 되고 좋네요.”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국내 물놀이 여행지를 물색하던 사람들은 농촌체험마을로 향했다. 덕바위마을 운영을 총괄하는 박동훈 이사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 직전 주말인 6월26~28일 사흘간 1000여명이 이곳에서 놀다 갔다. 물론 코로나19가 없던 지난해보다 방문객수가 줄었지만, 단체 관광객의 빈자리를 가족 단위 캠핑객이 어느 정도 채우고 있다.

박 이사는 “워터파크나 유명 해수욕장보다 붐비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덜하고 물놀이와 더불어 즐길거리도 많다”며 “여름 성수기에는 미꾸라지 잡기와 곤충체험·낚시체험 등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마을 시설 소독, 직원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으니 휴가객들은 안심하고 방문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신나는 물놀이를 마친 아이들이 젖은 옷을 그대로 걸친 채 뛰어놀고 있었다. 여름 감기라도 들진 않을까 걱정돼 마른 수건을 들고 아이들을 쫓는 어른들. 야영장에서 진동하는 고기 굽는 냄새.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한 여름휴가철 풍경이었다.

예약 및 문의 ☎041-733-2063.

논산=김민지, 사진=김도웅 기자 viv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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