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한국농업서 ‘구글’이 탄생하는 상상

입력 : 2020-06-24 00:00 수정 : 2020-06-25 14:49


구글의 시가총액은 9370억달러다. 1998년 창업한 이 회사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성공적 창업의 3가지 핵심요소는 우수한 인재, 탁월한 아이템, 빠른 성장을 위한 자본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건 인재다. 우수한 인재는 탁월한 아이템을 만들고, 자본은 이를 따라오기 때문이다. 구글도 그랬다. 직원 2만명일 때 채용 담당자가 1000명이었다. 5만여명이 일하는 현재는 인사 담당자가 2500명에 이른다.

국내는 어떨까. 전 국민이 다 아는 고속성장 기업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국내 농업생산액은 2019년 통계청 기준 50조608억원. 네이버 매출액의 8배, 카카오의 17배에 달한다. 한국 농업분야에 창업의 기회가 많다는 걸 보여주는 숫자다.

하지만 현실을 뜯어보면 초라하다. 매출액 100억원을 넘는 농업법인의 비율은 3.7% 수준이다. 농업인구는 작년 기준 224만명으로 10년 전보다 80만명이 감소했다. 그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46.2%로 심각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벼와 콩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물은 아직도 대부분 ‘노동집약적’이다. 농업생산액의 규모에 비해 내세울 만한 선두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농업은 그러나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바라볼 수 없는 분야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다른 어떤 산업보다 크다.

예컨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농업의 가치를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국가들은 당장 국제무역이 마비되면서 농산물 수급에 큰 혼란을 겪었다. 농촌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노후화된다고 해서 당장 농업예산을 축소하거나 값싼 농산물을 수입해 먹는 ‘위험한 상상’을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농업이 가진 문제의 해법은 기업에 답이 있다. 좋은 농업 기업이 많이 나와야만 풀 수 있다. 산업 전반의 성장을 위해 규모 있는 기업들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 이들이 소위 ‘돈 되는 기업’으로서 농업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자연스럽게 인재들이 몰리는 미래성장산업으로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창업의 본질은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는 만큼 우리 농업에 흩어져 있는 개선점들을 찾아낸다면 농업은 그야말로 가장 혁신적인 산업이 될 수 있다.

사례도 등장했다. 국내 대표 스마트팜 업체인 ‘그린랩스’는 최근 6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농업분야에서 창업한 기업이 농업분야 밖에서 자본을 유치한 것이다. 결국 우수한 인재와 탁월한 아이템이 만나 사업화됐다. 외부 자본이 투입돼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국가도 함께해야 한다. 공공적 가치가 큰 농업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모든 정책은 우수한 인재를 농업으로 유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농업문제는 창업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수한 인재가 농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그들의 생각이 참신한 창업 아이템으로 이어진다면 자본은 따라오게 돼 있다. 농촌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기업이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다. 어쩌면 이를 뛰어넘는 구글과 같은 기업이 탄생할 수도 있다. 농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소재로 한 내 즐거운 상상이 곧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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