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스마트팜 육성…미래 농업·농촌 발전 초석 다지다

입력 : 2020-05-11 00:00 수정 : 2020-05-11 23:31

 

문재인정부 3년, 농정공약 이행상황은 (하)지속가능한 농업

매년 만 40세 이하 선발 생활자금 주고 농지 공급 장기적 정착 지원은 필요

친환경농업지구 조성 불구 무농약 재배면적 줄어 문제

스마트 온실·축사 지속 확산 거점지역 혁신밸리 구축 순항

천편일률적 푸드플랜 개선을 농어업회의소 법제화도 과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엔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향하는 내용이 많다. 사람·환경·기술·소비자·행정 등의 영역에 걸쳐 그런 약속이 제시됐다. 청년층을 농업분야로 이끌고 스마트농업을 활성화하려는 정책 등이 농업의 지속가능성이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참여농정의 수단으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설치를 이뤄냈지만 농어업회의소 법제화는 결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



◆청년농 창업 활성화=농업에 열정을 가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을 도입했다. 2018~2019년 만 40세 이하 청년 3200명을 선발해 월 최대 100만원까지 3년 기한으로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하고 있다. 2013년 1164가구였던 40세 미만 귀농가구가 2017년 1325가구, 2018년 1356가구로 증가한 데는 이런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는 청년농 1600명을 추가로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농지은행을 통해 청년에게 공급하는 농지는 지난해 1697㏊에서 올해 2240㏊로 확대하고, 10년 장기 임대자에게 우선 매입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농업계는 청년층을 농촌으로 유입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정착을 지원해 농촌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연구기획팀장은 “정부가 세운 틀에 청년농을 맞추려고 할 것이 아니라 청년농의 고민을 해결하는 정책으로 발전해가야 한다”며 “농업기술을 배우고 농촌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친화형 농축산업=정부는 2022년까지 6차산업형 친환경농업지구 100곳과 ‘깨끗한 축산농장’ 5000곳을 조성하겠다는 국정과제를 내놨다. 이에 따라 유기농 재배면적은 2018년 2만4666㏊에서 2019년 2만9711㏊로 증가했다.

올 8월28일부터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무농약원료가공식품 인증제 도입도 실현된다. 올해 시범 추진하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과 농식품바우처 제도 등은 친환경농가의 농산물 판매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들이다. 하지만 유기농업 면적 증가에도 무농약 등 친환경농업 전체 면적이 감소했다는 비판은 남는다.

깨끗한 축산농장은 2019년까지 2610곳이 조성됐다. 2018년 산란계 1마리당 케이지 사육밀도를 0.05㎡에서 0.075㎡로 개선하는 등 동물복지를 고려한 축산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축산분야에선 분뇨 악취 저감과 자원화를 위한 경종·축산 순환농업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스마트농업=농업기술 혁신과 전후방산업 성장 등을 위해 역점을 두는 분야가 스마트농업이다. 스마트팜 보급은 시설원예·축산 중심으로 확산했다. 스마트온실은 2017년 4010㏊에서 2018년 4900㏊, 2019년 5383㏊로, 스마트축사는 2017년 750곳에서 2018년 1425곳, 2019년 2390곳으로 늘었다. 거점지역에 조성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사업을 통해 연말까지 경북 상주, 전북 김제에 실습·임대형 농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전남 고흥과 경남 밀양에선 6월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농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특수대학원 신설도 추진한다.

농업계는 스마트농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정책이 시설농업 자동화 중심의 생산주의 관점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은 “스마트농업을 생산성 향상을 넘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친화적 농업의 실현 수단으로 삼으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특히 인력 부족 시대를 대비해 데이터에 기반한 노지농업이 이뤄지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품질 좋은 먹거리 공급=푸드플랜(먹거리 종합계획)을 국가적 과제로 설정하면서 로컬푸드와 공공급식 중심의 지역단위 푸드플랜 수립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까지 기초지방자치단체 60여곳과 대부분의 광역지자체가 푸드플랜을 수립할 전망이다. 푸드플랜은 학교급식 등에 안전한 지역농산물 공급을 늘려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을 도모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푸드플랜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의 푸드플랜 수립을 밀어붙이면서 우려를 낳기도 한다. 김호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형식적 푸드플랜이 천편일률적으로 수립되고 있다”며 “실천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건강한 먹거리 공급을 위해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유전자변형식품(GMO) 표시제도 과제로 남았다. 연간 200만t이 넘는 GMO제품이 수입되고 있지만 제조·가공 뒤 GMO 성분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엔 GMO 표시대상에서 제외해 소비자의 알 권리가 제한된다는 불만이 높다.

◆참여와 협력 농정=대선 농정공약 1호인 농특위 설치는 2019년 4월에 이뤄졌다. 문재인정부 3년차에 들어서는 시점이어서 ‘지각출범’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농업계는 농정틀 전환의 기회로 받아들였다. 다만 최근 박진도 농특위원장이 사임하면서 농정예산구조 개편 등 그동안 추진했던 작업이 탄력을 잃는 것 아니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농업·먹거리 진영은 “농특위가 그동안 추진했던 농정개혁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차기 농특위원장은 농정개혁에 적극 헌신할 현장 출신의 인사가 위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농정 수단의 하나인 농어업회의소는 광역지자체 2곳과 기초지자체 28곳에서 설립 또는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20대 국회는 관련법 처리에 실패했다. 김호 교수는 “정부가 민관 협력 행정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농어업회의소의 법적 근거는 마련되지 않았고 오히려 협치(거버넌스)에 역행하는 탁상행정이 증가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는 앞으로 협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소통·협력의 농정체계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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