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정원서 놀며 자연의 소중함 알리죠

입력 : 2020-04-10 00:00 수정 : 2020-04-23 17:48

[자연에서 찾은 제2의 삶] 놀이정원사 홍정의씨

20년 전 귀농 후 정원 가꿔 농부 은퇴 생각하다 새 직업 찾아

2014년 자격증 따고 체험장 조성 동화책서 아이디어 얻어 놀이수업

즐거워하는 동심에 마음까지 치유
 

홍정의씨 부부가 아이들을 위해 만든 나무집.

 

봄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상춘객을 맞을 때면 홍정의씨(51)는 정원에 핀 꽃들과 함께 인근에 사는 초등학생·중학생을 맞는다. 그의 직업은 놀이정원사다. 정원 속 자연을 활용한 놀이를 개발해 아이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면서 더불어 생명과 환경보전의 중요성까지 깨닫도록 하는 게 놀이정원사의 일이다.

“우리가 어렸을 땐 들풀 한줌만 갖고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온종일 소꿉놀이했어요. 요즘엔 농촌에 사는 아이들도 자연을 벗 삼아 놀지 않아 안타까웠어요. 도시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홍씨는 2014년 놀이정원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충북 괴산 자택 앞의 정원을 자연교육 체험장으로 만들었다. 정원 옆엔 교육장 겸 홍씨의 연구 사무소 건물을 지었다. 옆산 큰 소나무 옆엔 동화책에서 나온 것 같은 멋진 나무집도 지었다. 주변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중학생은 그의 정원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배운다. 물론 홍씨가 직접 학교에 방문해 방과 후 수업을 운영하기도 한다.

놀이정원사가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 아이디어는 정원·환경 관련 주제를 담은 동화책에서 나온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동화책 속 이야기를 할용하는 것. 예를 들면 아이들에게 정원을 가꿔 삼촌을 기쁘게 해드린 이야기를 읽어주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왜 삼촌이 행복해졌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한다. 그다음 동화속 내용을 미술·요리·음악 등에 접목해 정원놀이로 진행한다.

홍씨는 놀이정원사란 직업을 통해 ‘제3의 삶’을 열었다. 서울에서 살다 20년 전 귀농한 홍씨는 남편과 함께 정원을 가꾸었다. 고된 농사일을 잊으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러다 ‘농부 은퇴’를 생각하며 새 일을 물색하던 중 놀이정원사를 알게 됐다.

“60세가 넘으면 좀 쉬면서 농사 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농사일에서 은퇴하는 거죠. 마침 정원도 꾸리고 있겠다, 아이들도 좋아하겠다…. 놀이정원사 되는 걸 망설일 이유가 없어 일찍 시작했어요.”

홍씨는 정원에서 식물을 이용한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통해 자신 또한 정서적 안정을 얻었다고 말한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이 감사 인사를 할 때마다 차오르는 뿌듯함은 덤이다.

“놀이정원사가 되니 공짜로 마음을 치유하는데 덤으로 강의료까지 받고 있네요! 하하.”

괴산=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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