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급통계 정확성 높여 산지폐기 막아야

입력 : 2020-02-21 00:00 수정 : 2020-02-22 23:47
11일 오전 전남 신안군 자은면의 한 농가에서 겨울대파를 갈아엎는 산지폐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이것만은! (7)농산물 수급안정

채소류 수급관리 실패 반복 통계업무 일원화 필요성 증가

중국산 수입↑…국산 입지↓ 저품질 농식품 유입 차단을

공영시장 출하자 보호 위해 행정편의식 운영 개선해야
 

 

공급과잉과 수요위축으로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겨울대파가 결국 갈아엎어지고 있다. 수급안정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농협이 눈물을 머금고 실시하는 출하조절이건만 언론엔 “자식같이 키운 농산물이 또 한번 산지폐기되고 있다”는 등 자극적인 문구가 오르내린다. 이를 지켜보는 농업계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달라졌지만 농산물 수급불안은 그대로라는 볼멘소리도 여전하다. 물론 수급안정은 시장과 정부, 산지와 소비지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지름길을 찾을 수 있다.



◆농산물 수급통계 정밀성 확보=2019년산 양파 수급관리는 농업계의 흑역사로 기록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날씨가 기대 이상으로 좋기도 했지만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소폭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기대 정부가 안이한 수급대책을 세워 어려움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출하조절(산지폐기) 시기도 놓치고 대상물량을 소극적으로 정하다보니 막대한 정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농민과 유통인·산지출하조직 등 돈을 번 사람은 결과적으로 아무도 없는 불행한 사태를 맞았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농업통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도 됐다. 현재 농산물 수급 예측통계는 통계청에서 전국 2만2000㏊의 표본조사구 대상으로 작성하는 재배면적 조사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자료,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파악하는 행정자료를 토대로 이뤄진다. 수급 예측통계가 일원화되지 않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져 선제적 수급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농업계에선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농업 통계의 정확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의 농업통계 업무를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농업통계 전담 전문기관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저품질 수입 농식품 국내 유입 차단=중국산 김치 등 저품질 농식품의 국내 유입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김치에는 배추·무·고추·마늘·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김치 수입량은 국내 채소 생산기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김치 수입량은 해마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015년 22만4124t이던 김치 수입량은 매년 급증, 지난해엔 30만6045t으로 30만t벽을 깼다. 또한 갑자기 불어닥친 가을태풍으로 무 산지 작황이 부진하면서 깍두기 등 배추김치 이외의 품목과 가정 소비영역에서도 중국산이 활개를 쳤다.

농업계에선 국내 주요 채소가 조금만 공급이 과잉돼도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요인 중 하나로 중국산 김치를 꼽는다. 중국산 김치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외식업계를 잠식하다보니 이들 영역에서 김치용 채소수요가 확 줄었다는 것이다.

중국산 김치는 위생관리가 제대로 안된다는 점에서 국민의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김치 제조업체는 2019년 기준 87곳인데 이중 부적합이나 개선필요 판정을 받은 업체는 25곳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10월 기준 11곳 업체엔 3년 동안 현지실사를 한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현지실사를 진행하도록 의무 규정을 마련하는 등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농업계는 요구하고 있다.

◆공영도매시장 운영 대폭 개선=공영도매시장을 공정성과 출하자 보호 등 원칙에 충실하도록 운영제도를 대폭 손질하는 것도 과제다. 공영도매시장은 생산자 대행기관인 도매법인과 소비자 대행기관인 중도매인·매매참가인이 서로의 견제와 균형 속에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이 정한 거래규칙에 따라 이해관계를 조정해가는 장소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선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확대하고 상장예외 품목을 늘리기 위한 농안법 개정안이 발의돼 출하자 보호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관리주체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인 까닭에 공사의 행정편의 위주로 시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일본은 중앙도매시장의 경우 도매법인의 인허가권을 중앙정부가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공영도매시장이 애초 원칙처럼 출하자를 위한 거래공간으로 거듭나고 공익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려면 도매시장 지정권을 농식품부로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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