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우리나라 최초 서원…소수서원 , 지역의 선현을 기리다

입력 : 2020-01-03 00:00 수정 : 2020-01-29 15:51
소수서원 서쪽에 위치한 사당 문성공묘.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2)경북 영주 소수서원

풍기군수 주세붕 주도로 건립

제향인물은 성리학 들여온 안향 공자 기리는 중국과 다른 점

첫 사액서원…서원 위상 격상

명종이 내린 현판 걸려 있어 국가보물도 다수 소장 ‘눈길’
 


소수서원은 1543년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서원이다. 경북 영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죽계천을 둘러싼, 경관이 수려한 장소에 자리하고 있다. 소수서원의 건축물 대부분은 죽계천 서쪽 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죽계천 건너편 연화봉을 조망하며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돋보인다.

소수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1495~1554년)의 주도하에 지역사림이 힘을 더해 건립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제향의례의 전통을 지니고 있고 서원제도의 정착과 발전과정을 상징하는 기록문화자료들을 보존하고 있다. 서원 교육 및 제향과 관련된 운영규정을 최초로 세운 곳이기도 한데, 제향 관련 운영규정은 제향의 횟수·절차 및 참여자의 역할과 관련된 사항들이다.

소수서원의 주제향인물은 안향(1243~1306년)이다. 안향은 원나라의 성리학을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13세기말, 당시 고려는 도덕적으로 부패했고 민생은 도탄에 빠져 있었다. 이에 신유학으로 정비된 성리학의 정신적 가치 도입이 절실했다.

현재 소수서원의 입지는 풍기 출신인 안향이 생전에 공부했던 장소다. 이후 안축(1282~1348년)·안보(1302~1357년)·주세붕이 추가로 배향됐다. 안축과 안보는 안향의 후손이자 이 지역 출신으로 성리학에 대한 이해가 높은 학자였다. 주세붕은 풍기군수로 재임하면서 소수서원의 건립을 주도했다. 제향인물을 공자가 아닌 지역의 존경받는 선현으로 선정하는 전통은 한국의 서원이 중국의 서원과 다른 점으로 이곳에서 시작됐다.

이곳의 제향의례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일반적인 제향절차에 추가해 도동곡(道東曲)이라는 가사를 부르는 점이다. 이는 주세붕이 소수서원 창건 당시에 지은 노래로 성리학을 최초로 도입한 안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작곡했다. 노래의 형식은 경기체가이며, 성리학이 전래된 경위와 안향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제향의례에 제향인물과 연관된 가사가 포함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유일한 사례다.

소수서원에 들어서면 먼저 소나무 군락을 마주할 수 있다. 강학당 쪽으로 가지가 뻗은 소나무들을 일컬어 ‘공부하고 싶어 담장 안으로 고개 숙인 나무’라 하여 ‘학자수’라 명명했다. 소나무숲을 지나 건물로 들어서기 전에 눈에 띄는 곳은 죽계천이다. 죽계천 옆 바위에는 붉은색으로 ‘경(敬)’자가 써 있다. 주세붕이 쓴 글씨로 ‘경이직내(敬以直內) 의이방외(義以方外)’라는 고전 명구에서 따온 것이다. ‘경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의로는 행동을 반듯하게 하라’는 뜻이다.

‘경’자 바로 위에는 초기의 소수서원 명칭인 ‘백운동(白雲洞)’이 새겨져 있다. 서원 경내로 들어가기 전, 죽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경렴정(景濂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주염계(주돈이)를 경모한다’는 뜻의 아름다운 정자인데 유생들이 시회도 열고 휴식도 취하면서 자연을 관조하던 공간이다.

전학후묘(前學後廟) 형식을 가진 다른 서원들과는 달리 소수서원은 서쪽에 문성공묘(文成公廟)라는 사당이 있고 동쪽에 강학을 여는 강당인 명륜당이 있다. 이 명륜당에 명종 임금이 1550년에 내린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소수(紹修)라는 말은 무너진 학문을 다시 이어서 닦게 한다는 뜻이다. 풍기군수로 부임했던 퇴계 이황이 사액을 청원해 받은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서원의 사회적 위상이 격상된 것이다. 국가로부터 정식 사립학교로 공인되자 서책과 노비, 그리고 전답을 지원받게 됐다. 그외에 하학상달(下學上達)의 개념으로 지락재·학구재·직방재·일신재가 질서 있게 배치됐고 죽계천 건너편에 취한대가 서 있다.

안향의 초상화(국보 제111호), 대성지성문선왕전좌도(보물 제485호), 주세붕 초상(보물 제717호) 등 국가보물도 많이 소장한 소수서원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면서 국내외인들의 관심이 집중돼 더욱 위격을 높이게 됐다.
 



이배용 교수는…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 ▲영산대학교 석좌교수 ▲<농민신문> 편집자문위원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전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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