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화] 농식품 포장 디자인, 소비자 마음 활짝 연다

입력 : 2020-01-01 00:00
관행적인 비닐팩이 아닌 ‘유리병’에 담긴 김치.

농산물 포장 디자인 전문가 김곡미 연암대 교수

“포장 디자인, 상품가치 결정짓는 핵심요인”

농업계, 높아진 소비자 수준 부응 산지조직 힘 모아 새로운 시도를
 


농산물 유통업계에서 대단위 포장은 이미 ‘옛날얘기’다. 주요 소비지마다 상품을 서너개씩 넣는 소포장을 넘어 낱개포장까지 자리 잡았다. 매대를 빼곡하게 채운 상품 가운데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우선 눈길부터 끄는 게 중요해진 이유다. 

“포장 디자인은 상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요소입니다. 농산물은 물론 농식품에서도 시장경쟁력을 키우는 밑바탕이에요.”

김곡미 연암대학교 뷰티아트과 교수가 디자인한 배 포장상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암대 학생들이 출하한 배라는 데 초점을 맞춰 ‘대학 나온 우리 배’란 브랜드 이름을 붙였다.


김곡미 연암대학교 뷰티아트과 교수는 “포장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구매에 앞서 ‘눈으로 먹는 경험’을 준다”며 “농산물·농식품의 상품성을 끌어올려 재구매로도 이어지게끔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디 2011년 산업포장까지 받은 빼어난 화장품 포장 디자이너였다. 2013년 LG생활건강에서 연암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농산물·농식품 포장 디자인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듬해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스스로도 농업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고자 노력해, 조만간 충북대학교에서 축산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한다. 김 교수는 “예쁘거나 거창한 디자인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관행을 벗어난 작은 변화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가 손길을 더한 포장 디자인은 작은 변화로도 빛을 발했다. 농업회사법인 해미읍성딸기와인의 소포장 딸기와 딸기와인 포장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딸기 250·500g들이 비닐팩 소포장에는 딸기꽃을 한송이씩 넣고, 와인병 라벨에는 해미읍성의 모습을 새겼다. 각각 ‘신선함’과 ‘한국산 와인’이란 상품의 정체성을 부각해 미국·중국까지 수출길을 뚫었다.

농업회사법인 진영농산의 소포장 김치도 눈에 띄는 사례다. 관행적인 비닐팩이 아니라 500g들이 유리병에 담긴 김치로 젊은 세대와 핵가족을 사로잡았다. 한국상품문화디자인학회가 주최한 ‘2019 제25회 베스트 브랜드&패키지 디자인 어워즈’에서 종합대상을 받을 만큼 성과도 인정받았다.

김 교수는 산지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수년간 농촌현장을 찾아다녀보니 포장재 디자인 개선에 들어가는 비용이 큰 걸림돌이라는 걸 느껴서다. 우선 ‘프리몰드(Free mold)’ 포장재 활용을 꼽았다. 프리몰드 포장재는 이미 제조업체에서 규격을 맞춰놔 대량생산이 쉬운 포장재를 뜻한다. 산지조직·지방자치단체가 품목특성에 따라 프리몰드 포장재를 만들고 난 뒤 농가·농협별로 스티커 등을 활용해 세부 디자인을 꾸미는 방식이다. 아울러 각 도의 ‘6차산업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교육·컨설팅도 포장재 개선을 위한 첫걸음으로 추천했다.

“꼭 개별농가가 아니더라도 산지조직이 뭉쳐 새로운 포장 디자인을 시도해봐도 좋습니다. 농식품부 역시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줘야겠지요. 갈수록 소비자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농업계도 창의적인 디자인, 친환경적인 소재로 발맞춰야 할 때입니다.” 

천안=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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