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 살맛 난다! 소비자, 비싸도 지갑 활짝

입력 : 2020-01-01 00:00

자기만족 추구하는 소비행태 주목 비싸도 가치 있으면 지갑 열어

‘샤인머스캣’ 등 프리미엄 과일 인기 편의점 도시락 고급화 눈길

동물복지·친환경 중시하는 ‘착한소비’도 가심비 일종 “시장 다양화…대응전략 필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 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라면 아끼지 않는 소비심리), 바이 미 포 미(Buy me For me, 나를 위한 소비)…. 최근의 소비행태를 일컫는 용어다. 이들의 공통분모는 ‘자기만족’이다.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이런 소비행태가 확산하면서 국내 농축산물 및 식품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샤인머스캣’


더 맛있게, 더 고급스럽게

직장인 정지은씨(33)는 최근 집 근처 과일 전문 매장에 들러 <샤인머스캣> 한송이(700g 내외)를 1만9900원에 샀다. 미국산 청포도보다 두배 넘게 비쌌지만 구입에 망설임이 없었다. 정씨는 “일반 포도보다 당도가 월등히 높은 데다 씹을수록 망고맛이 나는 독특함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며 “값은 좀 비싸지만 맛이 계속 생각나 자주 사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행태는 더 맛있고 더 고급스러운 상품을 등장시켰다. 특히 과일시장의 변화가 눈에 띈다. 가격은 다소 높더라도 당도가 높은 희귀한 프리미엄 과일이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프리미엄 과일인 <샤인머스캣>과 희귀품종인 <신비 복숭아>가 과일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겉은 천도, 속은 백도에 당도가 일본 복숭아보다 높은 <신비 복숭아>는 지난해 6월27일~7월3일 단 일주일간 4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렸고, <샤인머스캣>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각김밥 중심이던 편의점 도시락도 고급화를 추구하며 가심비를 저격 중이다. 벌교 꼬막, 이천 쌀밥 등 지역특산물로 구성된 도시락 상품이 출시되는가 하면 장어나 한우 같은 고급재료도 반찬으로 등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심비 열풍은 기존 스테이크보다 풍미가 좋은 건식숙성(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탄생시켰고, 가정간편식(HMR)을 다시 맛집 메뉴로 만든 프리미엄 HMR로 세분화·고급화하는 등 시장 다양성을 선도했다.



상품 대신 신념 사는 소비자들

자기만족을 위해서라면 망설임이 없는 소비자들은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그 이면을 보고 구입을 결정하기도 한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닌 제품이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예컨대 신발 한켤레를 사면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도 자동으로 한켤레를 기부하는 상품을 산다.

육류시장에서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가축이 곧 안전축산물로 이어진다는 인식과 가축이라도 도축되기 전까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017년 11월 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고 한 응답자가 70.1%에 달했다. 이는 2012년 같은 설문조사 결과였던 36.4%와 비교해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마찬가지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플라스틱이나 포장재를 줄인 친환경제품을 산다는 얘기다.

이에 일부 식품업체는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상자를 도입하거나 신선도를 위해 사용하던 아이스팩 대신 얼린 생수를 사용하는 등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나만의 만족을 찾는 소비자들로 시장은 점차 더 다양화·세분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생산자와 유통업계는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친환경·안전성 등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들어맞는 상품을 부지런히 내놔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