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자의 새해 편지] 이제 소비자 발길보단 ‘손짓’에 더 주목할 때입니다

입력 : 2020-01-01 00:00 수정 : 2020-01-01 23:11

똑똑한 소비자 S가 보내는 새해 편지

급변하는 농식품 소비 트렌드…편리함·즉시성·즐거움 동시 추구

가성비뿐 아니라 가심비도 중요시 새벽배송·가정간편식 인기 ‘후끈’

손가락 하나로 농식품 주문 ‘뚝딱’

유튜브·SNS로 ‘눈길’ 사로잡는 음식 사진·영상 공유…소비 큰 영향
 


안녕하세요, 소비자 S입니다. 국내 유수 언론이자 평소에도 제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신문 중 하나인 <농민신문>에, 그것도 새해 첫날 인사를 드리게 돼 영광입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쥐띠해를 맞아 꾀가 많고 영리한 쥐의 이미지와 저를 연결 짓는 분들이 많으실 줄로 압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바일·인공지능(AI)·4차산업혁명 등 ‘있어 보이는’ 용어들이 신문과 방송을 뒤덮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엔 저에 대한 담론이 넘쳐나고 있다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책이며 강의 등을 통해 이른바 ‘트렌드 장사꾼’들이 북적대곤 합니다. 제가 도대체 누구인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구매행태를 보이는지 눈에 불을 켜고 밝혀내려 하시는 걸 보면 눈물이 다 날 지경입니다. 아, 이놈의 인기는 언제쯤 사그라들까 하고요.

그런데 분명한 건 저도 이따금 저를 잘 모를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라는 말 들어보셨는지요? 다양한 상황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매체에 따라 서로 다른 정체성을 그때그때 만들어간다는 현대인의 다중성을 뜻하는 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 무리 중 앞자리를 차지하는 녀석이지요.

제 성향이 딱 그렇습니다. ‘편리함’을 좇는 건 기본이고 ‘즉시성’과 ‘즐거움’도 동시에 추구합니다. 농식품의 새벽배송서비스, 가정간편식(HMR)·밀키트(Meal Kit·반조리식품)가 뜨는 건 이 때문이죠.

‘가심비’는 또 어떻고요. 수년 전 제 습성을 책임졌던 인기 조어 ‘가성비’ 형님이 울고 갈 대세용어가 됐습니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비싸더라도, 평범하지 않더라도 남 눈 의식 않고 사고야 만다는 겁니다. 가치들이 때론 상반되고 충돌하지만 그래도 어떡하나요. ‘꽂힌 것’만 사고 싶은 것을요.

스마트폰이 ‘웬수’이기도 해요. 어르신들이 보시면 예의 없다고 하시겠지만 음식을 먹을 때 사진을 찍지 않으면 손가락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답니다. 무얼 어디서 먹는지를 스스럼없이 촬영해 유튜브와 SNS 매체에 올리는 데 푹 빠져 있거든요. ‘나의 아름다운 해시태그(#) 식생활’이라고나 할까요.

맛에 있어선 국경 개념이 없어진 이른바 ‘식(食)민지’ 무개념 청년이요, 빛의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 ‘실버푸드(Silver Food·노년층을 위한 건강식품)’에 눈길이 가는 안쓰러운 노인이 또 저랍니다.

저는 농업을 잘 몰라요. 하지만 토지를 이용해 인간에게 유용한 동식물을 길러 생산물을 얻어내는 활동이라는 정도는 압니다. 생산과 경제성이 농업 정의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도요. 사 먹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농산물이야말로 제 역할을 다하는 게 아닐까요? 그런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이라야 지속가능하지 않을까요? ‘똑똑한 소비자 시대’에 걸맞은 ‘똑똑한 농업’으로 올 한해 대박 나시길 바랍니다.

- 경자년 새해 첫날 소비자 S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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