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모바일뱅킹에 ‘취약’…우대금리 혜택도 ‘그림의 떡’

입력 : 2019-11-27 00:00

디지털시대 ‘금융소외’ 심화되는 농촌 (1)비대면채널 확산의 그늘

60대 이상 대다수 ‘잘 몰라’ 이용률 저조…70대 6.3%

비대면 전용 상품 가입자 중 고령층은 평균 3.3% 불과

힘들게 은행점포 방문해도 타행이체 수수료는 더 내야
 


농촌의 노인들은 금융거래에서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농촌에는 도시에 비해 점포수가 적어 은행을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금융의 다양한 혜택도 받기 어렵다. 한마디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열위’에 처해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촌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4.9%다. 하지만 면지역의 고령인구는 동지역(13.1%)보다 훨씬 높은 29.5%에 이른다. 농촌주민 10명 가운데 3명은 노인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고령화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채널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농촌과 고령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촌의 고령층이 금융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조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3회에 걸쳐 싣는다.



◆디지털금융 확산…고령층은 예외=인터넷·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는 디지털금융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성인 25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56.6%로 나타났다. 국민 절반 이상이 모바일뱅킹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30대(87.2%)와 20대(76.3%)·40대(76.2%)의 이용률은 전체 평균을 훌쩍 웃돌았다.

하지만 고령층만은 예외였다. 60대의 이용률은 18.7%, 70대 이상은 6.3%로 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다. 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60대의 24.4%와 70대 이상의 58.8%는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대다수 고령층들이 모바일뱅킹의 개념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상품 구매대금을 결제하는 모바일 지급서비스 이용률도 낮았다. 간편결제, 앱카드,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하는 60대 이상은 각각 3%, 1.3%, 3%에 그쳤다.

◆비대면채널 우대금리 못 받아=은행들은 인터넷·모바일 뱅킹으로 가입할 때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비대면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품들은 농촌노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실제로 온라인 전용상품의 가입률은 젊은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 4곳과 인터넷전문은행 2곳이 최근 2년간 판매한 비대면 전용 예·적금 11개 상품의 가입자 중 60대 이상은 평균 3.3%에 불과했다. 반면 30대는 38.3%로 가장 많았고 20대(25%)와 40대(23.6%)가 뒤를 이었다. 또 올 7월 연 5%의 고금리로 1초 만에 완판되며 화제를 모았던 카카오뱅크의 특별판매 정기예금 가입자 중 60대 이상은 0.1%뿐이었다.

대출상품도 마찬가지다. 9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은 온라인 접수 때 0.1%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됐다. 정부조차도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은행창구 찾아다니며 수수료 더 내=아이러니한 것은 힘들게 은행점포를 찾아간 농촌의 노인들이 각종 수수료까지 더 많이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타행이체 수수료의 경우 은행창구는 이체금액에 따라 500~4000원이지만 인터넷·모바일 뱅킹은 500원에 불과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수수료가 아예 없다. 또 12월18일부터 은행권에 오픈뱅킹(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이체 등이 가능한 서비스)이 전면 도입되면 수수료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환전수수료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은행에서 모바일을 이용하면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농촌노인들은 이런 혜택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충남 청양에서 만난 한 농민은 “그런 혜택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해서 혜택을 더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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