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집도 차도…‘소유’ 대신 ‘함께’ 씁니다

입력 : 2019-11-15 00:00

새로운 소비형태로 주목

구매 안하고 교환하는 경제방식

2010년 전후로 ‘공유’기업들 등장 2017년 세계 시장규모 21조원 달해

한국도 ‘공유경제’서비스 급성장 에어비앤비 등 회원수 크게 늘어

공공부문은 아직 걸음마 수준

세계 공유경제 현황은

위워크·우버 등 실적악화 정부 규제 등으로 성장통까지 노동자 권익 관련 논란도 계속될 듯
 


‘쏘카(SOCAR)에서 차를 빌려 여행을 가고,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빈집을 빌려 잠을 잔다.’ 새로운 소비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공유경제’가 만들어낸 풍경이다. 구매하지 않고도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세계는 열광했고, 2010년을 전후해 공유경제를 표방한 기업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최근 공유경제업계를 선도하던 기업들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공유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유경제는 무엇이고, 공유경제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알아본다.



◆공유경제란=처음 공유경제 개념을 구체화한 사람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의 로렌스 레식 교수다. 그는 2008년 ‘사람들이 화폐가 아닌 인간관계나 만족감을 목적으로 교환하는 경제방식’을 공유경제 개념이라고 제시했다. 이후 공유경제는 점차 상업적인 분야로 확장됐고, 공유경제를 표방한 업체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번 생산된 물품을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 남에게 대여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얻는 것’을 ‘상업적 공유경제’라고 지칭하며 공유경제사업에 뛰어들었다.

예컨대 2008년 창업한 에어비앤비는 빈집 또는 빈방을 활용하길 원하는 집주인과 저렴한 숙소를 찾는 여행객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숙박 공유서비스업체다. 마찬가지로 차량 공유서비스업체인 우버(Uber)는 승객과 차량을 이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위워크(wework)는 스타트업에 업무공간과 제반시설을 제공하고 임대수익을 얻는다.

경기불황을 틈타 등장한 공유경제시장은 최근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7년 전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186억달러(21조6000억원)에 달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2010년 이후 5년간 연평균 78%씩 성장했다”며 “소유 필요성이 낮은 1인가구 증가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공유경제=현재 한국에서도 공유경제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2010년 단 3건에 불과했던 에어비앤비의 서울시내 숙박 제공 건수는 2017년에는 3만735건으로 급증했다. 쏘카와 그린카(Green Car) 등 차량 공유서비스업체 회원수도 2011년 13명에서 2017년 4800명으로 늘었다. 위워크·패스트파이브(FASTFIVE) 등 공유오피스업체의 누적 공급면적은 2016년 14만㎡(4만2350평)에서 2018년 8월 39만3000㎡(11만8883평)로 성장했다.

공공부문에서의 공유경제는 아직 걸음마단계다. 서울시, 경기 고양시·수원시, 경남 창원시, 세종시 등에서 2008년부터 공공자전거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서울시를 제외하고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정석완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민간자전거 공유사업은 토지 확보와 허가문제로 지속가능성이 떨어져 앞으로 공공자전거의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락한 공유경제 신화…미래는?=승승장구하던 공유경제업계는 최근 일부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폭락하는 등 크게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위워크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위워크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증시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워크의 실적악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위워크는 건물을 빌릴 때 15년 장기계약을 맺는데, 입주사들의 평균 임차기간은 15개월에 불과하다보니 만기불일치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초 470억달러(54조5000억원)에 달했던 기업가치는 현재 200억달러(23조6000억원)로 반토막 났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도 실적악화로 울상을 짓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1분기 3억600만달러(3600억원), 우버는 올해 3분기 11억6000만달러(1조3470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유경제업체들의 사업모델은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을 단기에 빌려줘 수익을 내는 것”이라며 “안정적인 임차인을 찾지 못하면 위워크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실적악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공유경제가 고용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사회적 비판과 이에 대한 정부 규제도 이들 업체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 9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공유경제업체들의 임시직 직원들을 정직원으로 인정하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모두 임시직인 우버 운전사들이 한시간당 9.2달러(1만원) 정도 버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정부가 나선 것이다. 이 결정으로 우버는 연간 5억달러(5807억원)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허 연구원은 “미국에서 공유경제 등 산업구조가 변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권익보호에 관한 국민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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