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개성 있지, 몸에 좋지…우리밀 빵, 매력 빵빵하네!

입력 : 2019-11-13 00:00 수정 : 2019-11-14 00:12
사워도우

우리밀 빵, 제대로 알아보자

단백질 함량 높인 ‘조경’ ‘백강’

제빵에 맞는 우리밀 품종 사용 구수한 첫맛에 신맛 어우러져

농약 위험·유통거리 모두↓ 수입 밀 빵보다 건강에 좋아
 


최근 찾은 서울 영등포구의 빵집 ‘아쥬드블레’. 입구에 ‘건강한 우리밀 빵’이라는 입간판을 내건 이 빵집엔 우리밀로 만든 20여종의 빵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식빵부터 100% 통밀빵, 바게트, 헤이즐넛 쇼콜라, 치아바타 등 각양각색의 빵이 구미를 당겼다.

이 가게는 토종인 <앉은뱅이밀>부터 <금강> <조경> 등의 우리밀 품종을 섞어 빵을 만든다. ‘100% 통밀빵’을 썰어 입에 넣자 구수한 첫맛에 독특한 신맛이 뒤따랐다. 이인교 대표는 “우리밀은 겉껍질(밀기울)을 안 벗기고도 제분해 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구별된 식감과 맛을 낼 수 있다”며 “가격이 수입 밀 빵보다 1.5배 정도 비싸도 젊은 주부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비(非)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이른바 ‘동네빵집’이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맛있다고 소문난 전국의 동네빵집을 한데 모은 ‘빵지도’, 사는 동네를 벗어나 다른 지역의 유명 빵집을 찾아다닌다는 ‘빵지순례’ 등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이중 재료부터 차별화해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곳이 바로 우리 땅에서 자란 밀로 빵을 만드는 우리밀 빵집이다. 수입 밀이 물밀듯 들어오는 상황에서 우리밀을 고집하며 건강과 맛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밀 빵집이 최근 전국적으로 많이 늘었다.

하지만 ‘우리밀 빵은 만들기도 어렵고 맛도 없다’는 철 지난 통설이 여전한 것도 사실. 이에 제빵용 우리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전국 빵지도를 우리밀 버전으로 꾸며봤다.

 

먹물치즈식빵


◆우리밀로도 빵 충분히 만든다=우리밀 빵집에서 쓰는 우리밀은 <금강> <조경> 밀과 <앉은뱅이밀>이다. <금강>이 국내 재배면적의 약 8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우리 땅에서 나는 밀로도 충분히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밀이 제빵용으로 적절한가는 단백질 함량(13% 이상)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조경> <백강> 등 단백질 함량을 높인 품종이 이미 개발돼 있다.

김영진 농촌진흥청 밀연구팀 연구관은 “일반적으로 우리밀 하면 떠올리는 토종인 <앉은뱅이밀>의 단백질 함량이 낮다보니 우리밀로는 빵을 만들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개량종으로는 제빵·제과·제면 등 용도별 밀 품종이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품종이 외국에 비해 적고 품질도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건 한계다. 호주 등 밀 선진국은 수백종의 품종을 재배하고 이를 품질기준에 따라 분류해 균일한 밀가루를 만드는데, 국내엔 아직 이런 산업기반이 없다. 송동흠 ‘우리밀세상을 여는 사람들’ 운영위원장은 “우리밀의 물 흡수 특성이나 발효시간을 잘 이해하고 제빵하면 외국산 밀에 뒤지지 않는 빵맛을 낼 수 있다”며 “다만 우리밀의 저변을 넓히려면 밀 재배지역을 규모화하고 품질기준과 재배기술을 통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밀 빵, 건강 넘어 맛까지=우리밀로 빵을 만드는 이들은 우리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로 하나같이 ‘건강’을 꼽는다. 우리밀이 수입 밀에 비해 2~3배 비싸지만 농약을 거의 치지 않는 데다 유통거리가 짧아 소비자의 건강에 훨씬 좋다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속이 편하다’ ‘소화가 잘된다’는 반응이 많다.

농진청 밀연구팀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밀은 겨울에 재배되는 까닭에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아 농약을 쓰는 경우가 드물다. 또 전남·경남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우리밀은 전국 단위로 유통돼도 이동거리가 300㎞ 남짓으로 짧은 반면 미국·호주 등에서 재배되는 밀은 각각 1만2000㎞, 7000㎞에 달하는 먼거리를 이동해와 우리 식탁에 오른다.

부산에서 ‘우섭스토리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윤우섭 대표는 “우리밀이 몸에 좋다는 점은 경험칙으로 확신한다”면서 “일반 빵을 먹고 소화가 어려운 분들이나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이 우리밀 빵을 먹고 특히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우리밀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성형이나 발효 등 빵을 만들고 맛을 내는 데 수입 밀과 다를 게 없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다. 우리밀 빵집 ‘밀한줌’ 김민실 대표는 “우리밀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조금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우리밀 제빵은 크게 어렵지 않다”며 “<조경> 밀로 바게트를 만들면서 프랑스 유기농밀로 만든 바게트 모양을 흉내내려고 애쓰기보다 <조경> 밀만의 특색 있는 바게트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김해대·오은정 기자 hdae@nongmin.com

사진제공=‘우리밀빵꿈터 건강담은’ ‘더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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