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고기는 OK 운동은 NO 건강마저 ‘부익부 빈익빈’

입력 : 2019-10-30 00:00 수정 : 2019-10-31 15:10

국민건강영양조사 20년

쌀·채소·과일 섭취량은 줄고 육류 섭취량 20년 새 2배 늘어

국민 10명 중 3명 아침 결식 하루 한번 이상 외식하는 중

신체활동 관련 지표는 악화 자연스레 비만 인구 증가세

빈부에 따른 건강 불평등 20년 전보다 더욱 나빠져

소득 5분위 중 최상·최하간 남녀 흡연율 격차 2~3%P↑ 소득 적을수록 건강에도 불리

비만·고혈압 유병률 격차 뚜렷
 


언젠가부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인은 밥심’이란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대신 식탁에 고기반찬이 늘고 있다.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는 이런 사실들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1998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다. 조사를 시작하고서 20년 동안 국민의 건강과 영양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지표들을 살펴봤다.



◆고기 더 먹고, 운동 덜하고…‘비만 인구’ 증가=하얀 쌀밥이 식탁에 올라와야만 제대로 식사를 했다고 여기던 시절은 갔다. 지난해 한국인의 1일 곡류 섭취량은 288g으로 1998년의 337g

과 견줘 크게 감소했다. 곡류와 함께 채소류 섭취량은 288g에서 248g으로, 과일류 섭취량은 197g에서 129g으로 줄었다. 쌀과 채소·과일이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은 고기다. 지난해 1일 육류 섭취량은 130g으로 1998년 68g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지방 섭취량은 1998년 40.1g에서 지난해 49.5g으로 뛰었다. 전체 에너지 섭취량은 1998년 1934㎉에서 지난해 1988㎉로 다소 증가했다.

식습관도 나빠졌다. 지난해 아침식사 결식률은 28.9%였다. 아침밥을 권장하는 캠페인과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결식률은 쭉 내리막길만 타고 있다. 1998년 결식률은 11.1%였다. 또 하루 1회 이상 외식을 하는 비율도 35.3%로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24.2%) 이래 쭉 상승세다. 국민 10명 중 3명은 아침밥을 거르고, 하루 한번 이상 외식을 하는 셈이다.

먹는 양은 늘었지만 신체활동은 줄었다. 지난해 걷기 실천율(1주일에 5일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실천한 분율)은 40.2%로 2005년 60.7%에서 눈에 띄게 줄었다. 유산소신체활동실천율(1주일에 신체활동을 중강도로 2시간30분 이상 하거나 고강도로 1시간15분 이상 실천한 분율)도 2014년 58.3%에서 47.6%로 줄었으며, 유산소신체활동과 주 2회 이상 근력운동을 병행한 사람은 15.4%로 10명 중 1명을 조금 넘었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비만 인구’가 늘고 있다. 지난해 비만 유병률(19세 이상)은 34.7%로 1998년 26%와 견줘 크게 올랐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30세 이상)도 2005년 8%에서 지난해 21.4%로 급상승했다.

 


◆‘건강 불평등’ 갈수록 심화=지난해 흡연율(19세 이상)은 22.4%로 1998년 35.1%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남성 흡연율이 66.3%에서 36.7%로 확 낮아졌다. 하지만 변화는커녕 상황이 나빠진 게 있다. 소득수준간 흡연율 격차다. 지난해 소득수준 ‘상’에 해당하는 남성의 흡연율은 31%였는데, ‘하’에 해당하는 남성의 흡연율은 40.1%였다.

여성은 ‘상’이 3.2%, ‘하’가 10.7%였다. 1998년과 견줘 소득수준 ‘상’과 ‘하’ 사이의 흡연율 격차는 남성이 6.3%포인트에서 9.1%포인트로, 여성은 5.3%포인트에서 7.5%포인트로 확대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월가구균등화소득(월가구소득 / 가구원수의 제곱근)을 5분위(상·중상·중·중하·하)로 나눠 소득수준을 구분한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소득수준 ‘하’에 해당하는 여성의 비만 유병률은 31.4%로, ‘상’ 여성 15.8%의 두배에 달했다. 1998년 두 소득수준간 비만 유병률 격차는 1.9%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밖에 고혈압 유병률, 당뇨 유병률,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소득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건강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그 배경을 두고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질 좋은 식단과 신체관리·의료서비스에 접근하기가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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