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감장 ‘공익형 직불제’ 놓고 난상토론 예고

입력 : 2019-09-06 00:00 수정 : 2019-09-06 23:17

‘2019 국정감사’ 쟁점 (1) 직불제 개편

공익형 중심으로 틀 전환, 양정·농지·환경·예산 등 한번에 건드리는 대형 공사

내년 도입 추진 핵심정책치곤 아직까지 불확실한 요인 많아

예산 증액·관련법 개정도 시급



국회는 2019년 국정감사를 9월30일부터 10월19일까지 20일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데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치르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란 점에서 여야와 정부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신문>은 국회가 국민과 농민을 대표해 꼭 짚어봐야 할 농업분야의 국감쟁점 8가지를 제시한다.



올해 국감장을 달굴 이슈로는 단연 공익형 직불제가 꼽힌다. 김현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공익형 직불제 개편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쌀에 편중된 현행 보조금 체계를 전환해 다양한 품목간 균형을 유도하고 농가 소득안정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농정공약으로 제시한 공익형 직불제 도입시기를 2020년으로 잡고 있다.

공익형 직불제는 현행 쌀 목표가격제를 폐지하고 쌀 직불금, 밭 직불금 등 주요 농업직불금을 통합·개편하는 형태로 설계된다. 단순히 직불제의 명칭을 바꾸는 게 아니라 양정·농지·환경·예산·행정조직 등 농정의 굵직한 줄기를 한꺼번에 건드려야 하는 대형 공사다. 그렇지만 내년 도입을 전제로 추진하는 핵심정책치고는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쌀농가 입장에선 당장 쌀 목표가격과 변동직불제가 폐지되는 데 따른 대책이 궁금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쌀값 안정을 위해 쌀 자동시장격리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뿐이다.

공익형 직불제를 도입할 경우 농민들이 손에 쥐게 될 직불금이 얼마인지도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밭농가도 쌀농가 수준의 직불금을 받게 되고, 소농에게는 종전보다 넉넉한 직불금을 지급한다는 원칙 정도만 확인된 상태다. 농업계는 공익형 직불제 도입을 위해선 3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3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재정규모를 2조1995억원으로 제시해 진통이 예상된다. ‘공익형 직불제 관철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정은 2조1995억원이라는 동의할 수 없는 예산안만 발표한 채 공익형 직불제의 지급기준·시행방안 등 현장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아울러 목표가격제도를 일부 대신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쌀 자동시장격리제 도입을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 논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일선 현장에선 ‘공익형 직불제’란 표현을 아예 들어보지 못했다고 반응하는 농민들도 많다. 최정호씨(77·경북 영덕군 병곡면)는 “공익형 직불제가 무슨 제도인지, 왜 그걸 하려는지 들어보지 못했다”면서도 “밭농사를 짓고 있는데 직불금을 쌀농가와 같은 수준으로 준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관계자는 “농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임에도 현장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내용과 취지를 정리해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익형 직불제를 통해 실현하려는 ‘공익’의 의미라든지 농가에게 부여할 상호준수의무 같은 문제도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 농민이 환경보전 등의 의무를 실제 이행했는지 점검·평가할 기준과 주체가 애매해 이름만 ‘공익형’일 뿐 실제 농업·농촌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제도로 작용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생태환경을 보전하는 영농활동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보상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며 “그런 활동이 확대돼야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증진되고 국민에게 지지받는 농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불제 예산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농업예산 중 직불금 비중을 얼마까지 확대할 것인지도 짚어야 할 문제다. 농업계는 농지 불법임대차 등으로 농지 없는 농민이 많은 현실에서 직불제 대상인 ‘농업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김호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직불제 예산을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수립·확보할 것인지 분명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상호준수의무와 관련해선 고령농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 농민이 실제 이행 가능하면서 기대효과가 높은 메뉴 발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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