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초등학교 절반이 ‘60명 이하’ 소규모…273곳은 ‘입학생 0’

입력 : 2019-07-03 00:00

숫자로 보는 농촌 삶의 질 (1)아동·청소년

학령기 아동인구 감소 영향

농촌주민 교육 만족도 낮아 방과후프로그램 활성화해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도시·농촌 어느 곳에 살든 인간다운 적정 수준의 삶의 질을 누려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중교통카드 한장으로 어디든 갈 수 있는 도시와 달리 버스가 하루에 몇번 들어오지 않는 농촌지역에서는 학교 한번 가는 것도 큰일이다. 도시에서는 고개만 돌려도 발견할 수 있는 영어·태권도·피아노 학원도 농촌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일상과 맞닿아 있는 많은 영역에서 도시에서는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농촌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삶의질정책연구센터 자료를 토대로 아동·청소년, 청년, 여성, 노인, 다문화가정, 귀농·귀촌인 등 농촌을 구성하는 다양한 인구집단이 마주한 현실을 시리즈로 알아본다.



◆없어서는 안될 농촌학교=1970년대만 해도 도시보다 농촌에 사는 아이들이 많았다. 1975년 농촌의 학령기 아동(8~13세)은 311만8000명으로 도시(219만7000명)보다 훨씬 많았다. 그렇지만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농촌의 학령기 아동인구는 1985년 191만7000명, 1995년 82만1000명으로 뚝뚝 떨어졌다. 최근 들어 감소추세가 다소 완화됐지만, 2017년 학령기 아동은 1975년의 14%에 불과한 44만6000명까지 줄었다.

농촌지역의 학령기 아동인구 감소는 농촌 초등학교의 소규모화로 이어졌다.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 초등학교는 죄다 농촌에 몰려 있다. 2018년 기준 도시(동지역) 학교는 93곳에 불과하지만, 농촌(읍·면지역) 학교는 1312곳에 이른다. 전체 농촌 초등학교가 2647곳임을 고려하면 농촌 초등학교의 절반이 전교생수 60명 이하인 셈이다. 또 입학생이 한명도 없는 농촌 초등학교도 273곳이나 된다.

교육부는 1982년부터 학생수가 감소해 운영이 어려운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그간 수많은 농촌학교가 문을 닫았다. 현재 초등학교가 없는 면지역이 31개, 중학교가 없는 면지역은 427개나 된다.

◆농촌 교육의 질 높여야=농촌주민의 교육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도시주민보다 훨씬 낮다. 농경연의 ‘2017년 농어촌 주민 정주 만족도’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좋은 수준의 학교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항목에 대한 도시주민 만족도(이하 10점 만점)는 6.8점에 달했다. 반면 읍지역 주민은 5.9점, 면지역 주민은 5.5점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학교 정규과정 외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항목에 대한 만족도 역시 도시주민은 6.8점을 기록했지만 읍지역 주민은 5.9점, 면지역 주민은 5.2점에 그쳤다. 실제로 농촌에서는 도시보다 다양한 방과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방과후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해도 강사 섭외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 한학교당 방과후프로그램수는 도시지역이 평균 36.7개였지만 읍지역은 21.5개, 면지역은 13.7개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농촌에서도 다양한 방과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학교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교생이 10여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놓였던 충남 청양 수정초등학교는 다양한 방과후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학생이 늘어 현재는 전교생이 70여명에 이른다.

농경연 관계자는 “학교는 지역 교육여건뿐 아니라 농촌지역의 활성화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학교가 지역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지역사회 활동이 위축되고, 자녀를 둔 도시지역의 30~40대 부부가 초등학교가 없는 지역으로 귀농·귀촌을 결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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