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생산적 일손봉사사업’ 성과…농민 “농번기 천군만마”

입력 : 2019-06-28 00:00
충북도의 ‘생산적 일손봉사사업’에 참여한 충주시 새마을지도자주덕읍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이재만씨의 복숭아농장에서 봉지 씌우기 작업을 하고 있다.

속수무책 인력난에 멍드는 농심 (하)일손 해결 우수사례

도내 11개 시·군과 함께 2016년 전국 최초 시행

농가·중기에 인력 연결 지자체가 비용 모두 부담

지난해까지 24만명 지원 올해도 13만명 연결 계획



고질적인 농촌의 일손부족문제는 농가나 농업·농촌 관련 단체, 유관기관들만 고민해서는 결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정부와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및 사회단체, 농협과 농민 등 모든 주체가 지혜를 모아야 가능하다. 실제 민관이나 지역 내 사회단체 등이 힘을 모아 농촌의 일손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우수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현장과 우수사례들을 찾아봤다.



무더위가 본격 시작된 21일 오전 7시, 충북 충주시 주덕읍 신양리 산기슭에 있는 이재만씨(39)의 복숭아 과수원에 반가운 손님이 하나둘씩 찾아왔다. 충주시 새마을지도자주덕읍협의회의 이용배 회장을 비롯한 회원 20여명이 열매 봉지 씌우기 작업을 돕고자 이씨의 과수원을 찾은 것이다.

봉지 씌우기는 복숭아를 일일이 봉지로 감싸 병해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중요한 작업이다. 시기가 정해진 일이어서 7920㎡(2400여평) 규모의 이씨 복숭아밭 전체에 봉지를 씌우려면 숙련된 인부 4~5명이 일주일가량 작업을 해야 한다. 이씨 부부 외에도 매일 2~3명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당연히 새마을지도자주덕읍협의회 회원들의 방문은 이씨로선 ‘천군만마’처럼 반가운 지원군일 수밖에 없다.

회원들은 봉지를 가득 담은 봉투를 허리춤에 매단 뒤 봉지 씌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나이 많은 회원은 낮은 나뭇가지에 달린 복숭아를 맡고, 젊은 회원들은 사다리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높은 가지에 달린 열매에 봉지를 씌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일부 회원들은 전문가 못지않은 능숙한 솜씨를 보였다. 이 회장은 “농사짓는 회원들도 많다”며 “이들은 봉사도 하면서 품앗이처럼 서로 일손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작업 도중 손수 준비해온 절편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주인인 이씨도 “고생 많다”며 수박·참외를 내왔다.

새참이 끝나자마자 회원들은 11시까지 나머지 봉지 씌우기 작업을 모두 끝냈다.

이씨는 “본격적인 농번기로 접어들면서 돈 주고도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주덕읍사무소가 (제가) 요청한 날에 새마을지도자주덕읍협의회 회원들을 연결해준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봉지 씌우기 작업은 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이 함께 추진하는 ‘생산적 일손봉사사업’으로 이뤄진 것이다.

도는 2016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11개 시·군과 함께 이 사업을 시작했다. 생산적 일손봉사사업은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일손이 부족한 농촌과 기업에 최우선으로 연결해주는 게 핵심이다. 75세 이하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에게는 하루 4시간 봉사 기준으로 2만원의 실비가 지급된다. 농민이나 기업이 이 비용을 대는 게 아니라 도와 시·군이 모두 부담한다.

사업의 성과는 매우 크다. 올해로 4년째 접어들면서 일손부족 농가와 기업에 없어서는 안되는 효자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시행 첫해인 2016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8687곳에 24만3762명이 참여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중소기업을 도왔다. 도는 올해 3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3만명의 일손을 농촌과 중소기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도는 현재 이 사업을 범도민 참여운동으로 확대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1사 1마을 일손봉사 협약’을 체결한 기관·단체만 해도 64개나 된다.

이렇듯 농촌일손부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른 이 사업은 2017년 행정안전부 주최 지자체 열린혁신평가에서 ‘국민평가 우수과제 5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이 사업은 용돈을 벌고 건강도 챙기고 봉사·나눔의 기쁨을 누리며, 농장·기업을 유지시켜 고용률을 높이는 1석4조의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이 사업을 한층 활성화해 인력난 없는 충북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사업에 참여를 원하는 주민이나 일손이 필요한 농가·중소기업은 해당 시·군의 경제 관련 부서 또는 자원봉사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충주·청주=김태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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