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e금융’ 슬로건 만들어 농촌에 인터넷뱅킹 활성화

입력 : 2019-06-24 00:00

[상호금융 50년 산증인을 찾아] 김완기 전 농협 상호금융소비자보호부장

2007년 유효고객수 300만명 돌파 스마트뱅킹 1000만명 달성 쾌거

전자금융거래배상책임보험도 도입 2016년엔 ‘콕뱅크’ 탄생시켜

“상호금융이 나갈 방향은 생활금융”
 


지역 밀착 금융기관인 농·축협은 고객과의 대면거래가 최대 강점이다. 그렇다보니 농·축협에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비대면거래를 확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농·축협의 주고객인 농촌 주민들이 도시민들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었다. e금융팀장·e금융단장·수신부장 등을 맡아 상호금융 디지털금융(e금융)의 성장과 함께해온 김완기 전 농협 상호금융소비자보호부장(57)은 e금융 확대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농·축협에 교육과 강의를 수도 없이 다녔어요.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영업점에서 인터넷뱅킹 시연을 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도 e금융에 관심 없는 조합이나 농민들에게 e금융이 미래의 먹거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힘들었습니다.”

지난해말 퇴직한 김 전 부장이 상호금융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 상호금융기획실 e금융팀장으로 발령을 받으면서였다. 당시는 텔레뱅킹이 주를 이뤄 인터넷뱅킹은 그리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였다. 팀장을 맡은 그의 고민은 인터넷뱅킹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당시 인기를 끌던 <친절한 금자씨>라는 영화 제목을 본떠 ‘친절한 e금융’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e금융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농협 상호금융의 e금융 유효고객수는 2007년 300만명을 돌파했다.

2015년 e금융단장을 맡았을 때는 상호금융권 최초로 스마트폰뱅킹(NH스마트뱅킹) 회원 1000만명 달성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그는 “2015년초 470만명이던 회원을 1년여 만인 2016년 3월 1000만명으로 확대했다”며 “새벽부터 밤까지 주말도 없이 뛰어다녔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e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인천의 한 농협에서 고객이 인터넷뱅킹을 하던 중 개인정보가 유출돼 억대 손실을 입는 사고가 터진 것이다. 다행히 신속하게 지급정지 요청을 해 피해를 막았지만, 이 사건은 전자금융거래배상책임보험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그때 금융감독원에 e금융 관련 보험의 필요성을 얘기했고, 2007년부터 금융기관들이 의무적으로 전자금융거래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게 됐어요. 특히 농·축협의 경우 조합별 가입이 아니라 전체 조합이 1건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요구해 보험료를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콕뱅크의 개발과정도 그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2015년초 핀테크가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상호금융은 스마트뱅킹과는 다른, 별도의 모바일뱅킹을 구상하고 있었다. 최대한 많은 기능을 담으려고 하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상호금융은 ‘Easy&Simple(쉽고 간편한)’이라는 독자적인 방향을 정했다. 이는 농·축협의 주고객인 농민과 고령층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독자적인 앱 개발에 대한 내부의 반대부터 전문인력 부족과 제도적인 문제까지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그래서 1년반 동안 IT·예산 담당 부서를 설득하고 핀테크 관련 학회를 쫓아다니며 연구하는 등 동분서주한 끝에 2016년 콕뱅크를 탄생시켰다.

다행히 간편한 기능만을 담은 콕뱅크의 전략은 주효했다. 콕뱅크가 나온 이후 다른 은행들도 속속 간편뱅킹을 선보이는 등 트렌드가 바뀐 것이다. 특히 콕푸드와 콕팜은 상호금융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

“콕푸드에서 농산물을 사다보면 자연스럽게 예금에도 가입하고 대출도 받지 않겠어요?”

그는 콕뱅크 같은 ‘라이프금융(생활금융)’이야말로 상호금융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농·축협의 장점인 대면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 국민의 생활과 연계한 ‘감성적인’ 디지털금융으로 고객을 붙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봉아, 사진=김병진 기자 bo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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