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판 ‘얼장’ 매월 개최…“건강한 먹거리 공급 자부심”

입력 : 2019-06-05 00:00 수정 : 2019-06-06 23:39
경기 용인으로 귀농해 꿈에 도전하는 청년농부단체 알바트로스 회원들이 ‘얼장’을 열기 전 한자리에 모였다. 앞줄 가운데가 장은비 회장.

<연중기획> 사람이 힘이다 (1)경기 용인 청년농부단체 ‘알바트로스’

표고버섯 재배농가 장은비씨 서울 직거래장터 경험 바탕 인근 젊은 귀농인들과 조직

6800세대 아파트단지에서 월 1회 농산물·가공품 판매 입주민 등 3000여명 찾아

전국 청년농부 30팀도 참여 “로컬이 전국 품은 첫 사례”
 


흔히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사람’에 달려 있다고 한다. 농업·농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지금의 농촌만 보고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을 하지만 이 우려는 ‘사람’이 해결해줄 것이다. 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 또한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전국 농촌 곳곳에서는 이미 개인 또는 여럿의 힘 덕분에 지역농업·지역농촌·지역사회가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농민신문>은 ‘사람이 힘이다’란 주제로 현장에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사람들을 발굴해 연중 게재한다. 농업·농촌에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되길 기대한다.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성공한 농민이 돼 농업은 힘들고 어렵고 돈이 안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습니다.”

여기 그들만의 방식으로 농업의 가치와 희망을 써가는 청년농부들이 있다.

경기 용인에 귀농해 표고버섯·딸기·과채류·전통장류·쌈채류·흑염소 등 각자 분야에서 기술을 갈고닦던 15명이 ‘알바트로스’란 이름으로 지난해 5월 뭉쳤다. 직거래장터를 열어 직접 생산한 농산물·가공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3m가 넘는 알바트로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오래 날 수 있는 새다. 젊은 패기와 열정을 담아 꿈을 향해 더 멀리 더 높이 날아보자는 의미에서 알바트로스로 이름을 지었다. 표고버섯농장을 운영하는 장은비 회장(34)은 “알바트로스는 최근 환경다큐영화를 통해 폐플라스틱 탓에 고통받는 새로도 알려졌다”면서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친환경농법과 지속가능한 농사를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알바트로스를 만들기 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직거래 농부장터 ‘얼장(얼굴 있는 농부시장)’에 3년 동안 참여했다. 그는 지역에서도 ‘얼장’을 한번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인근에 귀농해 농사짓는 젊은 농부를 알음알음 찾아 연락했다. 2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했고 모두 귀농 전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었다. 미술학·경영학 석사, 잘나가던 디자이너, 일본 유학파…. 그만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농업에 접목시킬 여지가 많았다.

‘알바트로스’의 첫 무대는 6800세대가 입주한 경기 용인 한숲시티단지였다. 지난해 7월부터 매월 넷째주 일요일에 ‘얼장’을 열었다. 싱싱하고 안전한 농산물과 각종 가공식품을 젊은 농부들이 친절한 설명과 함께 판매하는 모습에 주민들은 금방 마음을 열었다. 상품을 구입했던 고객들은 이제 단골이 됐다. 올 3월 재개장 이후 매월 열리는 ‘얼장’엔 입주민과 인근 지역주민까지 3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호응이 크다.

용인 ‘얼장’엔 전국 청년농부 30개 팀도 함께 참여한다. 장 회장은 “농산물 판매에 애를 먹는 청년농부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면서 “로컬이 전국을 품은 첫 사례로, 청년농부를 키워내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얼장’은 단순한 농산물 판매장을 넘어 고객과 소통하고 도시민들에게 농업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딸기농장을 운영하는 박아름 대표(34)는 “소비자들이 의외로 농산물이 어떻게 생산되고 판매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딸기 판매는 기본이고 국산 농산물과 우리 농업의 소중함을 직접 알리고 있다”고 했다.

알바트로스는 더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다. 올해부터 용인 한숲시티단지와 인접한 농지에 330㎡(100평) 규모의 텃밭을 운영하기로 했다. 입주민과 협업해 농사를 짓기 위해서다. 텃밭에는 토종작물을 재배한다. 우선 목화 모종 200개를 구해 심었고 품목은 더 늘릴 예정이다.

각자 생산하는 농산물을 한상자에 묶은 패키지 상품도 구상 중이다. 흑염소농장을 운영하는 정진욱 대표(35)는 “힘들지만 농업이 차츰 재밌어진다”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공급한다는 사명감과 농업의 가치를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유건연 기자 sower@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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