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융자로 고리채 뿌리 뽑아…농민들, 부농의 꿈 일구다

입력 : 2019-06-03 00:00

[농협상호금융 100년을 향해] 2부 성장동력 - (2) 대출

당시 역금리체계 도입해 호응 영세농 많이 이용하도록 제도개선

외환위기로 농가경제 위기 닥치자 자립예탁금대출도 적극 활성화

2000년대엔 서민·청년 상품 선봬 조합원 위한 영농우대대출도 출시

리스크관리 잘해 연체율 1%대 유지
 


2016년 농협 상호금융의 대출금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50년간 상호금융은 다양한 대출상품을 통해 농가에 영농자금과 생활자금을 공급하며 농촌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1969년 3억원에서 시작한 상호금융 대출금이 2019년 4월 기준 248조원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50년 역사를 알아본다.



◆농촌 고리사채를 몰아내다=1960년대까지 농촌은 고리채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당시 농촌지역에는 금융기관이 없어 농민들이 제도권 금융 이용은 엄두도 못냈다. 대신 농민들은 농촌대금업자 또는 이웃으로부터 필요한 돈을 고리로 빌렸다. 농협이 농가사채 금리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62년에 사채를 이용한 농민 가운데 월 3%(연 36%) 이상의 금리를 부담한 비율은 61.3%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1969년 출범한 농협 상호금융의 대출상품은 농촌 고리채를 뿌리 뽑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상호금융은 예금금리를 연 40%, 대출금리를 연 28%로 하는 역금리체계를 도입해 농민들의 상호금융 이용 동기를 높였다. 이에 따라 1969년 3억원에 불과했던 상호금융 총대출금은 1976년 677억원까지 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자 우체국이 신용사업을 시작하는 등 시장환경이 급변했다. 이에 따라 농협 상호금융도 대출상품을 새롭게 개발하고 상품내용을 개선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눈길을 돌렸다. 그 결과 1988년 기준 농협 상호금융의 대출상품은 일반대출·적금관계대출·자립예탁금대출·농어가목돈마련저축대출·상호금융중기대출·상호급부금·상호금융단기농사대출 등 7가지에 달했다.

한편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대출 신장세가 둔화되는 등 상호금융자금의 효율적인 운용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농협은 1986년 상호금융자금 운용과 농민조합원의 대출금 이용실태 파악에 나섰고, 조사 결과를 반영한 ‘상호금융 자금운용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신용보증료 면제와 1인당 대출한도 인상 등으로 영세농민이 대출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사채가 상호금융자금으로 대체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1986년 농협의 조사 결과 그해 약 1175억원의 사채가 상호금융대출금으로 대체됐다. 

◆농민·서민 실익증대 상품 출시=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농가경제에도 한파가 닥쳤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은 1998년 농가경제가 급속히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고 농업인우선대출제도를 시행했다. 특히 농민실익을 높이고자 자립예탁금대출(마이너스대출)을 적극 활성화했다. 이 상품은 대출한도와 대출기간 범위에서 수시로 돈을 빌리고 갚을 수 있고, 전국 농협에서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어 영농·생활자금이 급하게 필요한 농민에게 유용한 상품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농민뿐 아니라 서민들을 위한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저신용·저소득 농민과 자영업자들이 받을 수 있는 , 중신용자를 위한 <사잇돌중금리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청년농업희망종합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정부에서 선발한 청년창업농을 위한 상품으로 ‘단기유동자금관리’와 ‘영농자금대출’ 서비스를 하나의 통장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출을 받으면 최대 2%포인트의 금리 우대혜택이 있다.

올해는 3월에 조합원을 지원하기 위한 <영농우대특별저리대출>상품도 출시했다. 농협중앙회가 해당 대출상품을 취급한 지역 농·축협에 이차보전을 해줘, 조합원들은 최저 2%대 금리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조합원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연체율 1%대 유지…리스크관리 철저=2000년대 들어 상호금융의 총대출금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건전성 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건전성의 핵심지표는 연체율이다. 상호금융은 2015년 9월 연체율을 1.99%로 낮추며 최초로 1%대에 진입했다. 지난해말 기준 농협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1.06%로, 신협(2.13%)이나 수협(2.05%)보다 약 1%포인트 낮다.

이같은 성과는 상호금융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처에 기인했다. 상호금융은 ‘Challenge 1017운동’ ‘드림! 1·8·9운동’ 등 매년 이름을 바꿔가며 연체감축 운동을 펼쳐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또 특별승진 등 직원들에게 성과보수를 부여해 연체율 감축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4년에 농·축협 통합·신용·시장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새로운 리스크관리시스템은 지역 농·축협 특성을 반영한 신용리스크를 산출해 지원한다. 고객의 채무상환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2002년 도입한 신용평가모형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2014년에는 농업회사법인 등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기업신용평가모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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