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농민 행복하도록 농산물 판매와 수취값 제고 주력해달라”

입력 : 2019-03-15 00:00 수정 : 2019-03-17 00:05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투표가 13일 전국 1823개 투표소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가운데 긴줄로 늘어선 농·축협, 산림조합 조합원들이 경기 이천시 마장면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동시선거 2기 조합장시대’ 개막 (1)조합장 당선인에 바란다

각종 농자재값 지원확대와 영농기술컨설팅 내실화 필요 지역별 유통전문가 양성을

다양한 소득작목 개발과 작물 지도사업 강화 시급

청년농 육성에 매진하고 도농교류 활성화 노력도

고령층 등 복지증진 당부 결혼이민여성 위한 영농기술 전수에 힘써야
 


‘동시선거 2기 조합장시대’를 앞두고 지역사회와 조합원들이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급변하는 농업환경과 농촌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못지않게 지역에 뿌리를 둔 농·축협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로 선출된 조합장들에 대한 바람과 요구를 들어봤다.



◆농가소득 증대=조합원들은 농협이 농산물 판매와 유통에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런 만큼 농·축협을 이끄는 조합장들이 이런 부분에 우선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영인씨(44·경북 김천)는 “호두가 지역특산물이지만 안정적인 판로가 없어 소득을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농민이) 농산물을 생산만 해놓으면 (농협이) 판매해주겠다는 공약을 잘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정용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남일딸기작목반장(45)은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품질에 걸맞게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하면 소득향상에 어려움이 크다”면서 “이번에 당선된 조합장들은 기존 거래처를 비롯해 다양한 판로를 확보, 농산물 수취값을 높이는 데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곽길성 전남겨울대파출하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지역 농·축협 차원에서 유통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들이 농촌현장 전역을 누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농민들이 채소수급안정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모습도 보여달라”고 했다. 그는 “최근 로컬푸드직매장에 고객이 몰리는 것은 소비자들이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먹거리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지역특성에 맞는 작목을 선택하고 조합원이 경쟁력 있는 생산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직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재값에 대한 부담완화와 영농기술교육 강화로 소득기반을 튼튼히 해달라는 목소리 또한 컸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여파로 생산비가 덩달아 오르는 등 경영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박윤진 충북 진천군 덕산면 덕산수박작목회장(63)은 “농협이 멀칭용 필름을 비롯한 각종 농자재값을 일정 부분 책임지고 저렴하게 공급해줬으면 좋겠다”며 “농산물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영농기술컨설팅과 같은 교육도 내실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도사업 강화=농·축협의 핵심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사업에 대한 요구도 다양하게 표출됐다. 강성형 전북 완주군 고산면 상삼마을 영농회장(68)은 “인삼 등 목돈 마련에 유리한 작목으로 전환하고 싶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다”며 “농협에서 작물정보와 재배기술에 대한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원식 강원 동춘천농협 이사는 “우리 지역은 복숭아가 유명하지만 색다른 교육으로 추가적인 소득작목 개발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농·축협이 농촌의 변화와 청년농 육성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합장은 독창적인 사고와 뚜렷한 소신으로 무장해달라”고 주문했다.

신윤석 전북 무주군 적상면 삼유리 영농회장(58)은 “젊은이들이 농촌에 많이 유입돼 농촌에 활력이 생겼으면 한다”며 “조합장은 취임과 동시에 4년 동안 청년농 육성과 스터디그룹 활성화에 매진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농협이 주도적으로 펼쳤던 ‘1사1촌 자매결연’과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이 뜸해진 것 같아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농교류 활성화에 조합장들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란 뜻이다. 강병옥 경기팜스테이협의회장(가평 초롱이둥지마을 대표)은 “농촌체험마을마다 도시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방문객이 줄어 힘든 상황”이라며 “농촌관광 활성화와 농외소득 증대를 위해 조합장이 도시의 기업 및 각급 단체와 농촌마을을 연결해주는 데 힘을 쏟길 바란다”고 요망했다. 신연수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영농회장(64)은 “농협이 도농교류활동을 활발히 펼쳐 더 많은 도시민이 농촌마을을 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지역사회 기여=지역과 상생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농협을 만들어달라는 주문 역시 빠지지 않았다. 공공기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부재필 제주 YMCA 정책기획국장은 “농·축협이 서민금융기관이라지만 시중은행보다 대출이자가 낮지 않고 신용사업에 치중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부 국장은 그러면서 “농·축협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은 대개 고령층과 영세민의 거주 비율이 높은 만큼 그들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을 활발히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권순옥 고향주부모임 경남도지회장은 “새 조합장들은 농·축협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며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한 한국의 문화·언어 교육과 영농기술 전수 등에 비중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태식 제주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대표는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산으로 과한 공약을 내세운 조합장들도 있는데, 농·축협의 수익구조가 뻔한 상황에서 개인의 영달이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공약을 무리하게 추진해선 안된다”며 “지역경제에 농·축협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비리가 개입될 수 없도록 투명경영에도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국종합·홍경진, 사진=이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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