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염분 많은 묵은지로 유인”…2년간 80여마리 잡아

입력 : 2019-02-13 00:00 수정 : 2019-02-13 23:53
멧돼지 포획틀을 직접 고안하고 염분이 많은 미끼를 활용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이종본씨가 포획틀에 갇힌 멧돼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 양평 농민 이종본씨 피해 시달리다 포획틀 개발

효과 기대 이상…입소문 자자 지역농협, 농가 보급하기도
 


지난 1월 한달 새 경기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뒷산에서 10마리의 멧돼지가 포획됐다. 먹이를 찾아 마을까지 내려오던 멧돼지들이 2~5마리 무리로 한개의 포획틀에 갇힌 것이다.

포획틀을 설치한 사람은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농민 이종본씨(56).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며 벼와 들깨 농사를 짓는 이씨는 멧돼지들의 횡포(?)에 시달리다 직접 포획틀을 고안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이씨가 멧돼지 잡기에 나선 것은 2015년부터다. 고로쇠수액 채취 호스를 마구 뽑아버리는 멧돼지들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멧돼지 습성을 연구한 끝에 얻은 결론은 바로 ‘염분’이었다. 이씨는 “개체수가 늘면서 먹이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지만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한 멧돼지들이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 마을 주변까지 내려와 농작물을 망쳐놓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바로 포획틀 개발에 나섰다. 바닥까지 있는 철제 틀을 만들고, 멧돼지가 미끼를 먹기 위해 주둥이로 문과 연결된 끈을 건들면 입구의 문이 자동으로 닫히도록 설계했다.

포획틀을 설치하기 전에 땅바닥에 상당량의 소금을 묻었다. 염분을 찾는 멧돼지를 유인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다 포획틀 안에 놓는 미끼도 염분이 많은 묵은 김치를 사용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씨가 최근 2년간 마을 주변에 3개의 포획틀을 설치해 잡은 멧돼지만 80여마리에 달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몇몇 지역농협은 농가에 포획틀을 보급하기도 했다.

이씨는 “포획틀을 설치한 농가들이 미끼로 김치 등 발효식품을 적극 활용하면 더 많은 멧돼지를 포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평=김은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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