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법률 맞물려 농가 해결 어려워…정부·국회, 지원 총력

입력 : 2019-01-21 00:00
축산 관련 생산자단체장과 축협 조합장들이 2018년 1월 중순 국회 정론관에서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 연장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19년 농정 어젠다 Q&A (5)·끝 무허가축사 적법화

정부, 이행기간 1년 더 줬지만 건축법·지자체 규제 얽혀 농가서 해결 어려운 점 많아

입지제한구역 내 축사 구제 등 업계, 적법화 위한 지원 요구

국회, 관련 개정안 잇따라 발의 정부도 최대한 지원할 예정
 


올해도 축산업계의 가장 큰 현안은 ‘무허가축사(미허가축사) 적법화’다. 지난해 9월27일까지 이행계획서를 낸 4만2000여농가 가운데 3만5000여농가는 최대 1년간 이행기간을 부여받았다. 그렇지만 상당수 농가는 여전히 이행기간 내 적법화를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법적인 제약이 많은 탓이다. 이대로 가면 축산업 생산기반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축산농가들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그래서다. 무허가축사 적법화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 무허가축사 적법화란.

▶무허가축사 적법화는 말 그대로 무허가축사를 법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다. 무허가축사 문제는 환경부가 2012년 5월 ‘가축분뇨 관리 선진화대책(무허가축사 개선방안)’을 내놓으면서 발단이 됐다. 이 대책은 수질오염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가축분뇨를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관련 행정처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허가·미신고 축사에 대해 강제 폐쇄 등의 처분을 하겠다는 것이다.

- 진행 상황은.

▶정부는 지난해 3월 적법화 의지가 있는 농가에 한해 적법화 기회를 재차 부여했다. 그럼에도 당시 축산농가 대부분은 적법화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 때문에 가축분뇨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27일까지 이행계획서를 낸 4만2000여농가 가운데 3만5000여농가가 최대 1년간의 이행기간을 추가로 부여받은 뒤 적법화를 진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5일 기준 전체의 45%가량인 1만5900여농가가 적법화를 완료했거나 인허가 접수 등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나머지는 측량 중(1만1700여농가)이거나 미진행(6900여농가) 상태여서 이행기간 내 적법화가 어려울 것으로 축산업계는 보고 있다. 또 축산현장을 떠난 농가도 330여가구에 달했다.

- 적법화 왜 어렵나.

▶무허가 내용이 제각각인 데다 가축분뇨법 외에도 건축법 등 여러가지 법률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농가 입장에서 한꺼번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특히 상수원보호구역과 같은 입지제한구역은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규제도 걸림돌이다. 가축분뇨법에 따라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는 ‘가축사육 제한거리’가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환경부 권고안의 20배가 넘는 긴 가축사육 제한거리를 지정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일부 지자체에선 전체 면적 중 90% 이상에서 가축을 사육할 수 없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

- 축산업계의 요구사항은.

▶정부가 지난해 7월말 축산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적법화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았지만, 축산농가들은 적법화를 가로막는 핵심 사안은 제외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건축법상 개방형 소 축사의 가설건축물에 대한 인정범위가 대표적인 예다. 사방이 트여 기둥과 지붕만 있는 개방형 축사라도 지붕의 절반 이상이 합성수지나 비닐이 아니면 가설건축물로 인정해주지 않는데, 이를 개선할 경우 전체 축산농가의 80%를 차지하는 소 사육농가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입지제한구역의 구제방안도 해결과제다. 입지제한구역을 지정하기 이전에 설치돼 있던 무허가축사에 대해선 별도의 적법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또 법으로 지자체의 과도한 가축사육 제한거리 지정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개발제한구역·군사보호구역·공원자연환경지구 내 축사면적 상향 조정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학교·축사간 거리제한 완화 등의 요구도 있다.

- 헌법소원은.

▶260여명의 축산농민이 지난해 5월25일 가축분뇨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 현재 본안심판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가축분뇨법 제8조와 제11조의 위헌성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판단해달라는 게 핵심이다. 8조는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가축사육 제한거리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11조는 가축분뇨 배출시설의 인허가 의무를 신규농가뿐만 아니라 기존 축산농가에까지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정부와 국회 움직임은.

▶정부는 앞으로도 이행기간을 부여받은 농가가 적법화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도 적극적이다. 황주홍(민주평화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김현권(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정인화(민평당, 전남 광양·곡성·구례) 의원은 지난해 무허가축사 적법화와 관련한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또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 경기 광명을)은 올해 입지제한구역 지정과 관련한 가축분뇨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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